결혼하고서 생활에 색이 입혀졌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모든 것에 색상이 생긴,
그것은 아주 즐거운 일이면서
동시에 다소는 불안한 일이기도 했다.
깊은 밤 욕조에 들어앉아 책을 읽다가
갑자기 공포에 짓눌려 몸을 움츠리곤 한다.
그런 때, 목욕탕 문과 세면실 문을 모두 활짝 열어젖히면,
복도 건너 침실에서 남편의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그 순간 안도이 한숨을 내쉬면서 혼자가 아님이 기뻐진다.
색깔이 있는 생활이란 예를 들면 그런 것.
-에쿠니 가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