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과 함께 행복한 한주를

조회 1924 | 2018-01-0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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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아침)
 박파랑

쪽지

간밤에, 빛나는 별조각 하나
하늘을 타고 꿈속으로 날아와
건네준 당신의 쪽지.
아버지가 장님이 되셨다는
눈물 젖은 쪽지.
어머니가 당신 소복 기우실 때
바늘구멍 넘지 못한 손 다독이며
웅덩이 같은 눈 지그시 감고
가볍게 훔쳐주시던
당신의 눈.
눈 안에서 살아가는 내가
하늘 안에서 바라본 내게
잘못 가르친 죄 하늘만큼 높아
당신 스스로 눈멀게 하셨다는 쪽지.
불효의 무게가 명치끝을 짓누르니
아버지 뵐 때 무거운 짐
어찌 다 비울까
찢지 못할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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