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피카소’로 불리는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그림은 어린 시절 지하철 담벼락에서 시작됐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어디라도 그에겐 도화지가 됐다. 만약 어른들이 어린 그에게 낙서는 잘못된 것이고, 절대 해선 안 된다며 혼을 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천재 화가 바스키아는 탄생하지 못했고, 낙서를 예술로 승화시킨 그의 그림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건 비단 바스키아 같은 화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아이라면 누구라도 낙서하는 것이 좋다. 아이는 그 어떤 것이든 손에 쥘 수 있게 되면서부터 낙서를 시작한다. 어른이 봤을 땐 그저 의미 없는 낙서에 불과하더라도 아이의 상상 속에서는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자 우주다. 하지만 벽, 바닥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 아이의 낙서를 보면서 엄마의 고민도 시작된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림을 그리는 것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아이는 집 안 곳곳에 낙서하기를 좋아하게 돼요. 그러나 낙서한다고 해서 야단치는 것은 좋지 않죠. 아이는 아직 분별력과 조절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자유롭게 낙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죠.” 한국짐보리(주) 짐월드 교육연구소 허영은 연구원의 조언이다. 집 안에 만든 낙서장, 거기선 엄마와 아이가 그림으로 대화할 수 있다. 말하지 않아도 들리는 아이의 마음, 귀 기울여보자. |
즐거운 그리기, 낙서의 힘 협응 능력이 발달한다 | 낙서는 눈과 손의 협응 능력이 어느 정도 있어야 가능하다. 아이는 자신의 의지대로 그려지는 것에 재미를 느끼며 낙서를 계속한다. 이런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아이의 손과 눈, 두뇌의 협응 능력이 발달한다.
정서 발달을 돕는다 |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능력이 미숙한 영유아기 아이는 자유롭게 낙서를 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자신의 욕구나 불만, 생각 등을 표현한다. 이를 통해 정신적 긴장이나 갈등을 정화시킬 수 있다. 또 다양한 색감을 접하고 주변의 사물이나 생각을 표현하면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는다.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는다 | 아이는 불완전한 낙서에서 점차 형태를 갖춘 낙서를 하게 됨으로써 자신이 무언가 완성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또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표현하고, 그 결과물에 대해 칭찬받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다.
신체 발달을 돕는다 | 낙서를 하기 위해서는 어깨와 팔 등의 대근육, 손가락 등의 소근육과 미세 운동 기술을 사용한다. 낙서하는 공간이 넓어지고 동작이 커지면서 아이의 신체 발달도 촉진된다.
표현력을 키운다 |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그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표현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그려내는 첫걸음이 바로 낙서다. 이러한 경험은 의사소통의 기초를 이룬다.
두뇌를 발달시킨다 |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기 위해서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생각과 행동을 형식과 상징으로 조직하고, 이를 낙서로 표현한다.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한다. 이를 통해 세상에 대해 지각하는 민감성과 사고력이 발달하고, 나아가 두뇌 발달로 이어진다. |
그리고, 굴리고, 주물러보고… 재미난 낙서놀이 ☞생후 7~12개월 물로 그리기 | 바닥에 비닐을 깔고 도화지를 준비한다. 볼에 물을 준비해 손에 물을 묻혀 종이 위에 손바닥을 찍거나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본다. 녹차나 커피가루를 물에 섞거나 다양한 색상의 주스를 준비해도 좋다.
두부 놀이 | 물기를 제거한 두부를 준비한다. 손으로 몽글몽글한 두부를 부수고 흔들면서 다양하게 탐색해본다. 물감을 섞어 색깔 두부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생후 13~24개월 자동차 바퀴로 낙서하기 | 바퀴 모양이 각기 다른 자동차 장난감을 여러 개 준비한다. 바퀴에 물감을 묻혀서 종이 위에 굴려본다. 바퀴 모양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선의 모양을 탐색해보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파스타 놀이 | 스파게티, 리가토니, 펜네 등 다양한 크기와 모양, 색깔의 마른 파스타를 준비한다. 딱딱한 파스타를 부딪쳐보기, 손으로 담았다가 떨어뜨리기 등을 해본다. 도화지 위에다 자유롭게 배치하면서 그림을 그려보도록 한다.
밀가루 점토 놀이 | 밀가루에 물을 섞어 반죽해 밀가루 점토를 만든다. 말랑말랑한 밀가루 점토를 손가락으로 누르고 당겨보고 주먹으로 두들겨보면서 소근육과 미세 운동 기술이 발달한다.
☞생후 25~36개월 붓으로 자유롭게 그리기 | 다양한 색깔의 물감을 제공해 도화지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게 한다. 자유로운 탐색 속에서 나타나는 직선, 곡선, 면, 점, 색의 혼합 등의 표현을 격려해준다. 물을 많이 섞어 묽게 만든 물감으로도 자유롭게 표현해본다.
구슬 그림 | 쟁반이나 상자 안에 종이를 깔고 물감을 묻힌 구슬을 굴려본다. 데굴데굴 구슬이 굴러가면서 선과 면이 나타나고 색이 혼합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빠르게 또는 느리게 굴려본다.
프로타주 | 동전, 나뭇잎 등 표면이 울퉁불퉁한 사물 위에 종이를 대고 색연필, 크레파스 등으로 색칠해본다. 종이에 무늬가 그대로 베껴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다양한 색깔의 색칠하기 도구를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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