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 months 아기 울음 보고서

조회 3366 | 2012-11-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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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months 아기 울음 보고서
 
도대체 아기는 왜 우는 걸까? 아기의 마음을 알 길 없는 초보 엄마도 답답하지만 말 못하는 아기 입장도 마찬가지. 중요한 것은 0~12개월 아기의 울음이 뇌 발달과 심리 상태를 반영할 뿐 아니라 엄마를 믿을 만한 존재인지 확인하는 도구라는 것이다.
 
엄마, 내가 왜 우는지 아세요
세상에 나온 지 3개월.
그야말로 '초보 지구인'인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넌 왜 시도 때도 없이 우니?"
라는 거예요. 하지만 전 결코 이유 없는 눈물 따위는 흘리지 않는답니다.
 
나는 겁쟁이에요
사실을 고백하자면 나는 겁이 많아요. 엄마 뱃속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너무 복잡하고 모르는 일투성이니까요. 어른들도 낯선 곳에 가거나 누구를 처음 만나면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나한테는 하루하루, 모든 것이 그래요. 배가 고플 때는 ‘아무도 먹을 걸 안 주면 어쩌지?’ 덜컥 겁이 나요. 방 안이 춥거나 더울 때도 그렇고, 목욕시키려고 엄마가 내 옷을 모두 벗길 때도 그래요. 도대체 내 앞날에 어떤 일이 닥칠지 아무것도 모른다고요. 이건 어른들은 상상도 못할 고통과 공포 그 자체랍니다. 그러니 이런 위험이 감지되면 일단 우는 수밖에요. 아직 ‘무서워요’, ‘도와주세요’, ‘싫어요’ 같은 말을 할 수 없잖아요.
가끔 내 버릇을 잡겠다며 엄마가 나를 내버려둘 때도 있어요. 그렇게 울다 지쳐 잠들면 안정될까요? 말도 안 되는 엄마의 착각이에요. 나는 아직 스스로를 진정시킬 능력이 없다고요.
그러니 울고 있는 나를 외면하지 마세요. 꼭 안아주지 않아도 돼요.
엄마의 기척만 느껴도 곧바로 안심 모드가 되니까요.
내 손을 잡고 “엄마가 왔으니 괜찮아”라고 말해주면 그것으로 족해요.
 
엄마, 아직 나는 말을 못하잖아요
내가 울면 등을 토닥여주는 엄마도 “우유도 먹고 기저귀도 갈아줬잖아. 그런데 뭐가 더 필요한 거야? 왜 우는지 말해봐, 응?” 하며 거의 짜증을 내기 직전이 되곤 해요.
할 수 있다면 번역기라도 돌려 ‘대체 왜 우는 건지’ 알려주고 싶을 정도예요. 물론 답답한 엄마 마음은 알지만 어디 저만 할까요. 늠름하게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두 살 된 옆집 형아도 ‘엄마’, ‘아빠’ ‘맘마’라는 말밖에 못하는데, 하루 종일 누워 버둥거리는 저한테 ‘말을 해봐’라니요.
내가 더 답답한 점은 엄마는 항상 ‘우유와 기저귀’만으로 상황을 해결하려고 한다는 거예요.
물론 그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심심할 때나 졸리고 피곤할 때, 아플 때도 우는 수밖에 없답니다.
나를 낳고 처음 ‘엄마’가 된 거니까 조그만 갓난아기의 울음에 안절부절못하는 건 이해하지만,
나도 엄마에게 힌트를 주려고 상황별로 조금씩 다르게 울려 노력한다고요.
그러니 엄마, 조금만 더 귀를 쫑긋 기울여주세요.
 
엄마가 몰랐던 울음 속 비밀
 
울음은 '애착 형성'도구다
언어를 습득하지 못한 아기에게 ‘울음’은 유일한 의사표현 수단이다. 신생아들은 모든 의사소통을 우는 것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기의 첫 의사표현인 ‘울음’에 엄마가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아기가 울음을 터뜨렸을 때 아무도 달려오지 않으면 아기는 좀더 큰 소리로 울어댈 것이다.
그런데도 아무 반응이 없다면? 자연히 울음소리가 작아지고 마침내 아기는 우는 것을 포기한다. 이런 경험은 아기를 무력감에 쌓이게 한다. 반면에 엄마가 달려와서 바로 불편한 점을 해소한다면 아기는 자기가 의사표시를 하면 누군가 도와준다는 안도감과 자신감으로 의사 표시를 더 자주 하고, 웃음이나 옹알이 같은 다른 의사소통 수단도 시도해볼 것이다.
결국 아기의 울음은 주위 사람들이나 사물이 믿을 만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판단 기준’인 셈.일관된 반응을 보이는 엄마에게 아기들이 더 잘 반응하는 이유는 반복적인 경험이 ‘기억’되기 때문이다.
아기는 자신의 욕구가 바로 충족될 것이 라 기억하고 주위 환경에 대한 탐색을 시작한다.
하지만 양육에 일관성이 없으면 아기는 자신에게 벌어질 일을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해하고 자신감도 가질 수 없다. 특히 방치된 경험은 ‘공포’의 기억으로 남는다. 미국 브라운 대학교의 연구에 의하면 출생 초기에 아기의 감성적·신체적 욕구에 즉각 대응하여 잘 돌봐주는 것이 미래에 발달되는 지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한다.
부모가 잘 돌봐준 아기는 그렇지 못한 아기보다 25% 정도 지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아기가 어릴수록 울음에 즉각 대응해줘야 한다.
 
아기의 울음엔 '메시지'가 있다
아기들의 울음에는 제각각 다양한 의미가 숨어 있다. 배고픔을 호소하는 울음소리는 처음에는 낮다가 문득 생각난 듯 크게 울어대는데, 간헐적으로 울다가 내버려두면 연속적으로 울고 소리도 점점 커진다.
안 그래도 배가 고픈데 우느라 갈수록 더 배가 고파지기 때문이다.
기저귀가 젖었을 때는 처음에는 깜짝 놀란 듯 날카로운 소리로 울다가 나중에는 낮은 소리로 훌쩍훌쩍 울고, 몸을 움직이며 팔다리를 버둥거리기도 한다.
신체 일부가 아플 때는 찌르는 듯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띄엄띄엄 우는 경향이 있다.
급기야 목소리가 갈라질 때까지 날카로운 소리로 울어대며 이따금 신음 소리도 섞인다.
 
엄마는 '본능적'으로 아기를 잘 달랜다
감정이나 행동을 조절하는 ‘이마엽’이 덜 발달된 0~12개월 아기는 긴급한 상황이 아니어도 약간만 불편함을 느끼면 바로 울음을 터트린다. 재미있는 것은 아빠는 아기의 울음이 무슨 뜻인지 잘 알지 못하는 반면, 엄마의 뇌는 그 부분에 훨씬 민감하다는 사실.
아기의 울음소리를 상황별로 분석해보면 소리의 주파수나 톤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리의 변화를 감지하는 기능은 우뇌가 맡고 있다. 우뇌의 이마앞엽이 이를 포착하면 좌뇌의 이마앞엽에서 방금 감지된 소리가 무슨 의미인지 판단한다.
엄마의 뇌를 살펴보면 우뇌와 좌뇌를 잇는 뇌량이라는 신경섬유가 아빠보다 두껍다. 이는 아빠에 비해 우뇌와 좌뇌의 정보 교환이 활발하다는 의미. 우뇌는 음성을 인지하는 작용 외에 표정, 지시어 등 감각적인 정보를 감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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