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

조회 1602 | 2013-09-1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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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주요한 이슈 중 하나가 ‘우리 아이를 영재로 키우자’가 아닐까 싶다. 어릴 때 학습 자극을 많이 줄수록 잠재력이 개발되어 영재가 된다는 논리다. 도대체 영재란 무엇이기에 이렇게 호들갑을 떨까? 과연 영재가 되면 아이가 행복하고 유능한 사람으로 자랄까? 영재 신드롬이 걱정되는 이유는 최근 그 부작용으로 병원에 찾아오는 어린아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심각한 정신적 부작용을 보인다.

어린 시절, 특히 만 5세 미만은 일생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여 세상을 자신들만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시기다. 이런 인지적 특징을 지닌 시기의 아이들에게 성인 수준의 논리적 사고력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이렇게 발달 단계를 앞질러 나갔을 때 아이가 똑똑해지기는커녕 소화되지 않은 지식을 그대로 암기해버리는 습관이 생겨 사고력이 약한 아이로 자라게 된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과연 알고 있을까? 인위적인 방법으로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은 더 이상 잠재력이 아니다. 잠재력은 말 그대로 숨겨진 능력, 그래서 언제 발현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능력이다.

잠재력은 늦게 발현될 수도 있다. 아인슈타인은 초등학생 시절 열등생 중의 열등생으로 선생님이 가르치기를 포기했다고 한다. 가정교사를 수없이 바꾸며 공부가 싫어 도망을 다닌 영국의 처칠 수상, 엉뚱한 생각 때문에 정규 학업을 포기한 에디슨 등, 천재성이 뒤늦게 꽃핀 영재들은 수없이 많다. 천재들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도 초등학교 시절 장난이 심하고 공부와는 아예 담을 쌓고 지내다 중고등학교에 가서 갑자기 의젓해지며 우수한 성적을 내는 친구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경우가 바로 ‘late bloomer’라고 부르는 소위 ‘늦되는 아이들’이다. 분명히 잠재력은 있는데 어린 시절에는 발현되지 않다가 뒤늦게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아이들이 이에 해당한다.

아동들의 뇌 발달 특징은 마치 우리의 얼굴 모습이 제각각 다르듯이 다양하다. 따라서 뇌 성장이 완성되는 사춘기 이전에는 획일적인 잣대로 모든 아이들의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비과학적인 것이다. 우리가 영재 신드롬에 빠질수록 많은 잠재력을 지닌 late bloomer들이 입을 피해는 더욱 심각할 것이다. 만약 아인슈타인이 21세기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과연 자신의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을까?

영재 신드롬이 더 번지기 전에, 대다수의 late bloomer들을 위해 그리고 그들을 기르는 우리 부모들을 위해 영재의 허상에서 벗어나자. 영재는 없다. 다만 잠재력이 풍부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내 아이가 있을 뿐이다. 아이가 뒤처지지 않을까 두려울 때, 뭔가를 가르쳐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이 들 때, 꼭 기억하자. 내 아이가 바로 late bloomer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아이들은 평균 이상의 능력을 지니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영재 신드롬은 부모로 하여금 자신의 아이가 영재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끼도록 조장하고 있다. 자극을 주지 않고 가만히 두는 것이 아이를 망칠 수 있다고 은근히 위협하면서 말이다. 이로 인해 죄 없는 아이 또한 스스로 남과 비교해서 위축감을 느끼게 되며 그러다 보면 잠재성이 발현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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