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잘하면 IQ가 높다, 음악을 잘하면 EQ가 높다고 말한다. 그리고 IQ는 좌뇌, EQ는 우뇌에 속하니까 수학과 음악은 서로 전혀 상관이 없을 것만 같다. 정말 산수 문제를 푸는 것과 피아노를 치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하지만 전문가들은 둘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말한다. 음악이 수학을 잘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2000년 6월 24일자 뉴스위크에는 이에 관한 중요한 연구논문이 소개되었다. 미국의 뉴욕과학아카데미에서 발표한 연구인데, 대상이 된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한 주에 한 번씩 피아노를 배우고 1년 후에 수학 시험을 치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아이들의 50%가 피아노를 전혀 배우지 않은 5학년생들과 같은 성적을 냈다.
아이들은 피아노를 배우는 것만으로 두 학년이나 위의 수학 문제를 척척 풀어낼 수 있었다.
도대체 악기 하나가 수학 능력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음악과 수학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음악은 우뇌가 지배하는 섬세한 감성의 영역에 속하지만 수학을 담당하는 좌뇌 영역의 요소 또한 갖고 있다. 음악의 박자나 음의 높낮이는 대단히 수학적인 규칙에 따라 변한다. 따라서 음악을 공부한다는 것은 감성을 기르는 동시에 좌뇌 영역을 개발하는 활동이 되는 셈이다.
뇌 속을 정밀하게 촬영, 분석해보면 이 점을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7세 이전부터 음악을 해온 거장들의 뇌에는 '뇌량'이라는 부위가 일반인들보다 확대되어 있다. 뇌량은 신경섬유의 끈으로, 둘로 나누어진 좌우의 뇌를 연결해주는 부위.
뇌량의 기능이 약하면 한 쪽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른 편에 효과적으로 전달해주지 못하므로 뇌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뇌량이 확대되면 그만큼 두뇌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음악 학습은 이 뇌량을 발달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음악을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피아노를 하루 2시간씩 1주일에 5일간 훈련하면 뇌량 부위가 확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음악은 단순히 '감정을 자극하는 어떤 소리'로만 여겨서는 곤란하다. 출생 직후의 아기
가 말이나 숫자를 구분할 수는 없지만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주면 좋아하고 불협화음에는 거부반응을 보인다. 음에 대한 감각은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뇌 연구자들은 컴퓨터에 윈도우가 깔려있는 것처럼 뇌에 음악이 깔려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음악 공부는 뇌의 기본 능력을 활성화시키는 활동이 되는 셈이다.
수학 지능을 발달시키는 음악학습법
1. 피아노 치기
수학의 논리적 지능을 지배하는 좌뇌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지배하는 곳이기도 하다. 피아노를 칠 때 손가락을 재빨리 움직이는 것은 좌뇌를 훈련시키는 것과 같다.
2. 음률 상상하기
피아노의 거장 루빈스타인은 항상 머리 속에서 피아노 치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피아노 연습을 마쳤다. 이 같은 상상에 의한 피아노 연습방법은 실제 연습과 거의 비슷한 효과가 있다. 머리 속에서 음과 박자를 떠올리는 것으로도 두뇌를 자극할 수 있다.
3. 7세 이전에 시작해야
음악이야말로 조기교육이 중요한 분야. 전문가들은 음악 감수성이 완성되는 시기를 대개 7세 전후로 잡는다. 이후에는 같은 자극에도 두뇌발달 정도는 적다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