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아이, 숨겨진 마음 읽기

조회 4601 | 2014-05-0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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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아이 마음, 진심은? 
“내 말 들어주세요!”

아이들의 감정은 마치 날씨처럼 변화무쌍하다. 기분이 좋아 보이다가도 돌연 번개 치듯 화를 쏟아낸다. 이유 없이 화내는 아이를 보면 엄마 기분도 덩달아 저기압이 되기 일쑤. 하지만 지금 아이가 내는 ‘화’는 “내 말 좀 들어주세요!”의 또 다른 표현이다. 엄마가 아이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 순둥이로 불리던 우리 아이, 요즘 부쩍 달라졌어요. 제 마음에 안 들면 짜증과 화부터 내요. 최근엔 가지고 놀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더니 바닥에 뒹굴면서 울부짖고 난리도 아니었죠. 우리 아이 왜 이렇게 화가 난 걸까요? 아이가 화났을 때는 이유를 확인하고 공감해줘야 한다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네요.

화내고 짜증 내는 아이의 진짜 속마음
‘화’라는 것은 누구나 갖고 있는 기본적인 정서 표현이다. 아이가 화를 내기 시작하는 시기는 생후 4~6개월. 자신의 생물학적 욕구가 방해되거나 충족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데, 이를 발달학적으로 ‘일차 정서’라고 한다. 2세 무렵에 이르러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이 무렵 아이는 움직임이 커지는 반면, 위험한 것을 구분해내지 못해 사고의 위험성도 커진다. 이를 조심시키려는 엄마의 반응을 자신의 행동을 막으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마음속에서 화가 생겨난다. 또 하고 싶은데, 자기 능력으로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좌절도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4세 이전 아이는 자기중심적이며 독점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배려나 양보의 개념이 자리 잡혀 있지 않다. 따라서 부모가 무관심하거나 편애를 할 경우, 한참 재밌게 놀고 있는데 누군가 방해하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져갔을 경우, 몸이 아프거나 불편할 경우, 또래와의 문제가 생겼을 경우 화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화내는 아이로 만드는 엄마의 잘못된 양육 태도
본래 화란 자신의 욕구나 기준, 외부 환경의 자극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생기는 것으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아이가 화를 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욕구불만이 해소되고, 스트레스가 줄면서 정서적으로도 안정된다. 따라서 화내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화내는 방법에 있다. 화가 날 때면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고, 발로 차는 등 폭력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가 있다. 물론 아이마다 기질적인 차이는 있지만, 화를 낼 때는 자기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의 화를 다스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화내지 않는 아이로 만드는 일이다.
한국아동심리코칭센터 이정화 대표는 화는 부모의 양육 태도에서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모든 정서는 학습적인 요소가 강해요. 생후 7개월밖에 안 된 어린아이도 부모를 통해 수많은 정서 표현을 배웁니다. 부모가 긍정적인 정서의 모델이 되지 않으면 아이 역시 화나 짜증으로 자기 욕구를 표현하죠. 우울하고 무기력하거나 아이를 민감하게 돌보지 않으며, 아이에게 하는 지시를 자주 화로 표현하는 등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 부모, 어떤 때는 혼내고 어떤 때는 놔두는 등 일관성 없는 부모 등이 화 잘 내는 아이로 만들 수 있어요. 물론 기질적으로 화를 잘 내는 아이가 있긴 하지만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가 그 기질적인 요소를 부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의 화를 풀어주는 현명한 대처법
아이가 화를 내면 엄마 역시 감정적으로 대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엄마의 분노는 아이를 불안하고 당혹스럽게 만드는데, 이로 인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다시 화를 내도록 한다. 일단 아이가 화가 났다면 아이의 마음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화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다음 아이가 화를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그러한 방법으로 조금씩 자기 자신을 조절해가는 아이를 격려하고 칭찬해 자기 통제감을 충분히 느끼도록 해준다.
짜증 낼 때 | 화는 대상이나 사건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고, 짜증은 상황은 이해되지만 자신이 그것을 수행하기에 힘이 들어 내부적으로 갈등하거나 혼란스러울 때 생기는 감정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 떼를 쓰는 경우는 짜증이 날 때다. 최대한 아이를 마음을 안정시키고 아이가 불편하고 힘들어하는 부분을 민감하게 알아주고 격려한다. 이때 아이의 행동을 지적하거나 계속 같은 지시를 반복하면서 아이를 다그치면 짜증은 화로 바뀔 수 있다.
화낼 때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좌절됐을 때나 동생이나 친구에게 놀림이나 공격을 받았을 때는 좌절이나 불안을 동반하는 ‘화’라는 감정으로 표출된다. 이때는 분노의 감정을 가라앉히는 것이 우선인데, 아이를 강하게 껴안아 발버둥치거나 파괴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 “네가 얼마나 화났는지 알아”라는 말로 아이 마음에 충분히 공감해준다. 그런 다음 “그렇지만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잘못된 거란다”라며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해서 선을 확실히 긋는다.
화낸 후 | 화를 낸 후 아이가 죄책감을 느끼거나 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도록 한다. 화를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말해주고, 화를 내는 과정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해준다. 그런 다음 적절하게 화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본다. 아이가 기분 좋은 상태에서 이를 연습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아이가 완전히 화를 가라앉혔다면 “동생이 네 장난감을 빼앗아서 속상했구나. 그래도 동생을 때리면 안 돼. 엄마는 네가 속상하다고 말해주면 네 마음을 훨씬 더 빨리 알 수 있단다.” 이렇게 화나 과격한 행동보다 말로 표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소통 방법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화내는 아이를 위한 연령별 대처 방법
생후 0~18개월 무렵 | 아이가 생후 24개월이 되기 전까진 감정 조절이 어렵다. 이때는 정서적으로 민감하게 살펴서 아이의 분노가 높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아 화가 났다면 원인이 된 물건이나 행동을 다시 시도하게 한다. 위험한 행동을 막아 화가 났다면 관심 있어 하는 다른 상황을 만들어 시선을 돌려준다. 이 무렵 아이는 화냈다가도 다른 흥밋거리가 생기면 금방 잊어버린다.
생후 24개월 무렵 | 이 시기 아이는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감정 조절을 못해 화가 난다. 해도 되는 행동인지, 안 되는 행동인지 상황 판단을 할 수 있으므로 차분히 설명해준다. 말이 서툰 아이를 위해 엄마가 대신 “이거 하기 싫었구나” 하면서 마음을 대변해주도록 한다. 화 대신 “아니야, 싫어” 등 감정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을 가르쳐주는 것도 좋다.
3세 이후 | 말귀를 알아듣는 나이라면 가장 먼저 아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살펴본다. 이유 없이 화내는 아이는 없기 때문이다. 아이를 달래도 화를 멈추지 않으면 아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때까지 기다린다. 평상 시 엄마가 화가 났을 때 어떻게 가라앉히는지 본보기기를 보여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심호흡을 하고 차분한 말로 자신의 감정을 말한다거나 화가 나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거나 하는 등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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