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떼기․기저귀 떼기, 적절한 시기는?

조회 8419 | 2014-05-18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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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잘 살펴보면 정답이 보인다

어떤 부모든 주위 사람들의 조언과 경험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특히 첫아이를 키우는 초보맘은 아기가 무언가 떼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면 주위 사람들의 말에 귀를 닫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내 아이의 정서 발달을 위해서라면 “언제쯤 떼는 것이 좋다더라” 등의 조언에 귀를 닫자. 아이의 발달 시기는 엄마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떼기를 너무 빠르거나 다급하게 해서 심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생활하는 경우를 봅니다. 예를 들어 기저귀를 너무 강압적으로 뗀 아이는 자신감이 없거나 결벽증이 생기기도 하고, 대소변을 지리거나 변비를 보이기도 합니다. 또 잘못된 떼기 훈련은 아이에게 ‘거부당했다는 감정’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떼기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발달 상황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엄마와 눈을 맞추려고 하면 충분히 반응해주고, 기어 다닐 때 충분히 기어 다니게 하고, 만지고 싶어 할 때(장난감보다 실물) 기회를 주고, 걸을 때 충분히 밖에서 돌아다니게 하는 것, 이런 것들이 잘 이루어지면 아이의 떼기도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떼기 훈련이 자연스럽게 되면 아이는 커다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아동상담센터 김성은 부소장은 아이의 떼기 훈련에 대해 이렇게 말하면서 부모들에게 조급증을 갖지 말라고 충고한다.
아기의 성장 과정 중에 많은 부모들이 자연스러움을 가장한 강압적인 떼기를 시도하고 있다. 사실 떼기 훈련은 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시기가 지나면 가능한 시기가 오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이 시기가 언제인지 빨리 파악하는 것.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는 무조건 적당한 월령이 되면 떼기를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육아에 있어서 부모는 항상 아이의 발달 흐름을 읽고서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젖 떼기는 밥 먹을 준비가 됐을 때
많은 부모들이 돌 무렵에 젖이나 젖병 떼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젖 떼는 시기는 아이마다 각기 다르다. 특히 부모가 정해놓은 시점은 아이의 발달 상황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선조들은 4세까지 젖을 먹였다고 한다. 또 WHO에서도 두 돌 이후까지 젖을 먹이도록 권장한다. 이런 것들은 모두 너무 일찍 젖을 떼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미다.
아이가 젖을 먹는 것은 영양의 의미뿐 아니라 구강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돌 무렵 아이는 구강 욕구를 더 강하게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부모들은 이때 젖이나 젖병을 떼려고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젖병을 뗄 수 있는 시기는 젖 대신 밥을 먹을 수 있어야 할 때다. 하지만 아기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서로 힘들게 젖을 뗄 필요는 없다. 돌부터 두 돌까지 여유를 두고 아기가 준비됐는지 살펴보면서 적당한 시기를 찾는 것이 좋다. 어느 순간 아기가 젖이나 우유보다 밥을 더 좋아한다면 자연스럽게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젖(병) 떼기, 이렇게 해보자
먹일 때는 충분히, 놀 때는 즐겁게_ 아기가 돌이 지나면 먹는 것보다 노는 것에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러므로 배가 고파 젖을 찾을 때는 충분히 먹이고, 낮 시간에는 재미있게 놀아준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이가 젖을 찾는 시간이 줄어들어 젖 떼기가 수월해진다.
컵과 수저로 훈련하라_ 젖 떼기 준비 단계에서부터 아이에게 컵으로 우유를 마시는 연습을 시킨다. 젖을 뗀 후 젖병으로 우유를 먹이면 다시 젖병을 끊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바로 컵이나 빨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젖꼭지와 비슷하게 생긴 스파우트 컵, 굵은 빨대 모양, 빨대 순으로 단계별로 컵을 이용하는 연습을 시킨다. 또한 이때쯤 숟가락을 사용하도록 연습시키는 것도 좋다.
아이에게 젖병을 주지 않는다_ 아이가 팔에 힘이 생기면 젖병을 들고 먹을 수 있게 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이에게 직접 젖병을 들고 먹도록 놔두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젖병을 들고 먹게 되면 아이는 더욱 젖병에 대한 애착이 생겨 젖병 떼기가 힘들어진다.
밤중 수유를 줄인다_ 젖을 뗄 계획이라면 6개월 전부터 밤중 수유를 줄이는 것이 좋다. 만약 여러 번 먹던 아이라도 한 번은 젖을 주지 않고 달래서 재워본다. 또 잠들기 전에 우유를 충분히 먹여 새벽까지 푹 잘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이유식 횟수를 늘린다_ 아이가 배가 고파 모유를 먹일 때도 먼저 우유를 조금 먹인 뒤 젖을 물린다. 그리고 점차 우유의 양을 늘리고 젖양을 줄인다. 이유식의 양도 점차적으로 늘려 아이가 배가 고프지 않도록 해주면 좀 더 빨리 젖을 뗄 수 있다.

젖(병) 떼기, 억지로 하면 안 돼요!
억지로 떼지 마라_ 옛날에는 젖에 빨간 약을 바르거나 쓴 약을 발라서 아이를 못 먹게 하거나 아예 매정하게 울리는 방법을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젖을 뗀들 아이에게는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이렇게 매정하게 젖을 떼면 아기는 커서 부모에게 짜증 내거나 치대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또한 이유식을 강압적으로 시작하면 아이가 이유를 하는 단계에서 음식에 대한 거부를 보일 수 있다.
충분한 사랑을 표현하라_ 젖 떼기는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하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아이는 이 과정에서 큰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을 표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아이의 환경에 변화가 있어 긴장하고 있을 때는 젖 떼기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저귀 떼기 전 아이 기질 파악이 먼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기저귀 빨리 떼기 1위라는 통계가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부모들은 뭐든 빨리 하면 아이 발달이 빠른 것으로 착각한다. 기저귀 떼기 역시 마찬가지. 기저귀를 뗀다는 것은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때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선 아이가 기저귀를 차고 낮잠을 잘 때(두 돌 전후~세 돌) 기저귀를 적시지 않는 것이 일주일에서 2주일 정도 유지가 된다면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때가 배변 훈련의 적기다.
아이가 준비되지 않았는데도 너무 빨리 시도하면 아이와 부모가 실랑이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야단맞을 상황이 잦아져서 아이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아이가 고집이 센 기질을 가지고 있다면 더 늦어질 수 있으므로 아이의 기질이 어떤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꼭 일정한 시기를 정해놓고 아이에게 배변 훈련을 하는 것은 최악의 방법임을 잊지 말자. 
 
기저귀 떼기, 이렇게 해보자
놀이처럼 즐겁게 시작한다_ 기저귀를 떼는 무렵은 아이의 고집 시기와 맞물린다. 그렇기 때문에 강제적인 느낌이 들면 아이의 고집과 부딪칠 수 있기 때문에 즐겁게 놀이하듯이 기저귀 떼기를 하는 것이 좋다. 밤보다 낮에 시작하는 것이 우선이며 무조건 변기에 앉히려 하기보다는 놀이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물소리로 소변을 자극한다_ 아이가 소변이 마려운 듯하면 자연스럽게 아이를 유아용 변기나 화장실 변기로 데리고 간다. 아이들은 변기에 앉으면 불편해하면서 제대로 소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발을 샤워기 물로 씻어주는 시늉을 하면서 물을 틀어놓는 것도 소변을 자극하는 한 방법이다.
좋아하는 변기를 구입한다_ 아직 변기를 사용해본 적이 없는 아이라면 유아용 변기부터 사용하자. 거실 한쪽에 변기를 두고 장난감처럼 친숙해지게 한다. 변기를 구입할 때는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나 만화 그림이 들어 있는 것으로 구입해 아이의 흥미를 자극한다.
일정 간격으로 변기에 앉힌다_ 2~3시간에 한 번씩 놀이처럼 변기에 앉는 연습을 하면 변기와 친해지면서 가끔 소변을 보기도 한다. 한두 번 소변을 보면 자연스럽게 소변이 마려울 때 변기를 찾게 된다. 또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친구가 변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직접 또는 비디오로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칭찬을 많이 해준다_ 애정 어린 칭찬과 격려는 아이의 기저귀 떼기에 가장 효과적이다. 아이가 대소변이 마렵다고 말한 경우나 우연히 성공을 했든 노력을 해서 성공을 했든 간에 아이가 용변을 가리는 데 성공을 했다면 그때마다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해준다. 또한 아이가 실수를 했더라도 배변을 봤다는 의사 표현을 하면 충분히 칭찬을 해준다.

공갈 젖꼭지 떼기
아기가 3~4개월이 되면 입에 뭐든지 넣으려고 한다. 공갈 젖꼭지는 구강 욕구를 충족시키는 대안이다. 이것저것 입에 넣는 것보다는 물리는 것이 좋다. 때로는 잠을 청할 때 공갈 젖꼭지가 없으면 못 자는 아기도 있다. 습관이 되거나 심하게 물면 구강 발달이나 치아 발달에 좋지 않으므로 두 돌 전에 끊도록 해보자.
공갈 젖꼭지를 떼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아이와 많이 놀아주고 흥미 있는 다른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 아이를 혼내거나 지나친 걱정을 보이는 것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빨기에 더 집착할 수 있다. 만 4세가 지나도 빨기가 지속되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왜 빨면 안 되는지를 설명해주고 심각한 경우엔 손가락이나 집착하는 공갈 젖꼭지에 약을 바르거나 장치를 붙이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Tip 만 3~4세 이후엔 낮잠 줄이기
낮잠은 떼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줄인다는 표현이 맞다. 돌이 지나면 여전히 낮잠은 자도 밤잠은 약간 줄어든다. 낮잠은 신체의 긴장을 풀어주고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낮잠을 잘 잔 아이는 오히려 밤에 울거나 보채지 않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낮에 잠을 자지 않으면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하루를 휴식 없이 보내기 때문에 밤에 쉽게 잠들기 어렵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만 3~4세 이전에는 낮잠을 거르면 오히려 저녁에 잠을 잘 수가 없지만 그 이후의 아이는 낮에 자지 않아야 밤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지 않는다. 또한 만 3~4세 이후의 아이는 3시 이전에 낮잠을 재워야 하며 과한 낮잠은 오히려 좋지 않다. 아이에게 낮에 충분히 햇볕을 쬐어주면 밤에 많은 양의 멜라토닌이 분비되어 쉽게 잠이 오고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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