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최고의 독서지도자!

조회 2087 | 2014-06-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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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아이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많은 영향에 대해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책도 단계별로 체계를 갖춰 읽어주면 더 효과적인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책을 읽어주기 전에 독서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내 아이에게 맞는 책 고르는 요령, 책 읽어주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 독서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이러한 독서 열풍은 애어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적용되는데, ‘좋은 책은 좋은 친구와 같다’는 격언과 인간은 평생 독서를 통해 완성된다고 주창하는 전문가들의 관점에 비추어볼 때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은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고 생활 습관을 배워나간다. 그림책 속의 그림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등 아이 두뇌발달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림책에 적힌 글자를 인식하면서 한글 공부를 시작할 수도 있고, 엄마와 책 내용에 관해 대화를 나누면서 깊은 애착을 형성할 수도 있어 책읽기는 두루두루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책 읽기에도 무턱대고 읽는 것보다 단계를 거치는 훈련을 통해 바른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아이가 책에 흥미를 갖고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좋아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은 순 엄마의 몫이다.

어린이도서연구회 그림책모둠 임진숙 간사는 “아이의 바른 습관, 즐거운 상상력을 키워주는 독서습관을 바르게 형성하기 위해서는 엄마가 바른 독서 지도가가 되어야 합니다. 좋은 책을 선정해 주고, 바른 독서법으로 아이에게 책읽기의 흥미를 일깨워주는 것은 아이의 특성을 잘 아는 엄마만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엄마의 사랑을 전하면서 똑똑한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바른 독서 지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일정 단계를 거쳐야 책과 가까워져

독서활동은 아이들의 전반적인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0~3세의 영아에게 가장 중요한 발달 과제는 애착 형성이다.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은 사랑에서 우러난 행동이기 때문에 이때의 독서활동은 애착형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책은 부모의 사랑을 아이한테 전달해서 신뢰감, 안정감을 준다. 아이들은 부모 무릎에 앉아서 넉넉한 품에 기대 따스한 체온을 느끼며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목소리를 듣고 종이에 인쇄된 알록달록한 그림을 보게 된다. 이렇게 정서적인 안정감이 충족이 되어야 아이가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에 들어서게 된다.

영아들이 배우는 독서기술은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된다. 먼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엄마 목소리가 달라지고 새로운 그림이 나오고 책장을 다 넘기면 끝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첫번째다. 또 엄마가 간식으로 사과를 줄 때 들은 ‘사과’란 낱말이 책에 나온 그림을 가리킬 때도 똑같이 쓰인다는 것도 차차 알게 된다. 귀로 들은 낱말과 눈으로 보고 만지고 입으로 씹은 사과를 기억했다가 엄마가 그 말을 할 때 떠올릴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영아가 듣고 본 것을 마음속에 떠올릴 수 있게 되는 때는 일반적으로 18~24개월이 되어야 가능해 진다.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발달이 원만히 이루어지고 책을 보는 일이 반복되다가 어느 순간 그 단계가 오는 것이다. 또한 영아들은 책을 볼 때 평소 익숙한 물건이나 상황을 떠올리면서 좋아한다. 그러므로 이때는 간접 경험의 새로운 정보보다 익숙한 것을 반복해서 읽어주는 것이 좋고, 굳이 많은 책을 읽어줄 필요도 없다.

이 단계가 넘어가면 진짜 독서로 들어가게 된다. 앞 단계를 거치면 유아(4-7세)는 이야기를 즐기는 데 필요한 준비를 갖추게 된다. 말을 잘 하게 되어 자기 의사를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고, 차츰 만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알게 되고, 시간 순서를 알고,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고, 사람들의 관계를 이해하고, 규칙도 알게 된다. 유아의 신체가 성장하고 생활하면서 배우는 모든 것이 독서기술로 이어지고, 유아들은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유아는 상상놀이를 좋아하고 놀면서 이야기를 지어내는데, 그런 즐거움을 책을 읽으면서도 경험할 수 있어서 책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내 아이에게 맞는 책 고르는 법

단계·연령에 맞는 책을 선택하라
아이에게 여러 등장인물이 복잡하게 갈등을 겪는 이야기는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나 현실과 상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책은 더욱 좋지 않다. 꿈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5세 무렵이 되어야 책 내용이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알아 엄마와 떨어지거나 위험한 모험을 겪는 스토리들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책을 고를때 연령은 되도록 책에 표기된 것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간혹 아이 연령보다 높은 연령대 책을 읽어주면 두뇌발달에 좋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하는 부모도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는 자신의 수준과 연령에 맞는 책을 읽을 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공인된 책을 골라 주라
책에 쓰인 글, 그림 모두 작가가 공들여 창작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OO연구팀, OO기획실의 이름을 붙여 출판한 책은 작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므로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없다. 독서기술은 작가의 개성이 담긴 작품을 다양하게 볼 때 유아가 거기에 반응하면서 발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슷비슷한 책, 한 작가의 시리즈물을 무더기로 안겨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책을 많이 주는 것보다 훌륭한 책을 적당한 때에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 아이만의 도서목록을 만들어라
책을 고르는 일이 부모가 할 일의 90%라 할 만큼 중요한지만 반면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좋다고 소문난 책이라도 내 아이 입맛에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 입맛에 맞게 식단을 마련하는 것처럼 취향에 맞게 평소 아이가 좋아하는 소재나 내용을 찾아 도서 목록을 만들어보자. 아이 취향이나 소재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목록을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바른 독서습관을 위한 최고의 독서 지도

아이가 원할 때 읽어준다
아이가 싫어할 때 정해진 시간이라고 억지로 책을 읽어주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책 읽는 중에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질문을 하지 않아야 한다. 엄마가 질문을 하면 아이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아이가 자유롭게 책을 느끼고 상상하는 것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아이 질문에는 꼭 대답해준다
책을 읽는 중간에 아이가 질문을 한다면 읽는 중이라도 꼭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묻는 것은 꼭 대답을 들어야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모른척 지나치면 아이는 다음 내용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책을 더 읽어가면서 스스로 해답을 찾는 수 있으므로 책 읽는 흐름을 방해할 정도라면 아이한테 책을 계속 읽을지 말지 물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많이 궁금해 한다면 책읽기를 중단하더라도 궁금한 내용을 찾아보거나 이야기를 나눠본다.

아이의 생각과 느낌을 존중해준다
아이가 자기 느낌을 말하면 설명해주려 하지 말고, 그랬구나 하고 긍정해 준다. 독서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답을 찾는 문제풀이가 아니므로 아이가 스스로 느낀 것을 존중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의 말을 긍정해 주면 아이는 자기가 느낀 것을 신 나서 말하게 된다. 책을 읽은 직후가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에 그 책 내용을 꺼낼 수도 있다. 아이 쪽에서 관심을 보이기를 기다리고 그때에 적극적으로 반응해 주면 아이의 독서 능력은 향상될 것이다. 간혹 그림책 뒤에 전체적인 느낌이나 풀이가 나온 책이 있는데 이는 너무 한쪽으로 치중하거나 아이의 생각과 다를 수 있으므로 활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되도록 정확한 발음으로 읽어준다
책을 읽어주는 데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되도록 또박또박 정성껏 읽어주는 것이 좋다. 어린 아기들은 말을 배우고 감정 표현을 익혀가는 시기이므로 감정을 실어 풍부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읽어주는 것이 좋으나, 4~5세 정도 되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엄마가 느낀 감정을 아이에게 전달하기보다 내용을 아이 스스로 이해하고 인물의 감정을 상상하게 두는 편이 좋다. 엄마가 표현이 지나치면 아이는 이야기가 아니라 엄마의 표현에 마음이 쏠려 엄마가 느낀 대로, 엄마가 기대하는 대로 반응할 수 있다. 엄마는 눈치채지 못해도 아이는 그 책을 자유로이 감상하는 걸 간섭 당하게 것과 같다.

아이가 잘 듣고 있다면 충분하다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다음에 일어날 일을 상상하는 데 열중한다면 잘 읽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다른 것에 관심이 쏠려 있을 때 책을 읽어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 책은 그렇게 읽어도 된다고 생각해 습관이 될 수 있다. 또 책을 읽기 전에 관심을 유도하거나 책을 읽고 나서 읽은 내용을 확인하는 등 독후활동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재밌게 잘 들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읽어 주는 것이 좋다
한글을 떼면 더 이상 책을 읽어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혹은 그 뒤라도 아이가 원하면 읽어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스스로 읽으면 글자에만 집중하게 되어 책 내용에 몰입하기 힘들고 그림을 보며 상상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책 내용을 완전히 소화할 수 없어 쉬운 책을 찾게 되어 결국 독서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기 쉽다.

 

부모의 욕심이 아이의 독서습관 망친다

부모는 아이의 독서 습관을 좀 더 느긋하고 여유 있게 지켜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높은 교육열 때문에 독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독서는 학습과는 다르다. 임진숙 간사는 “우리나라 학습은 아직까지 주입식 교육이 대세이고, 문제 푸는 연습을 많이 한 아이가 높은 성적을 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독서능력은 주입식이나 반복적인 문제풀이가 아니라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활동이지요. 매번 똑같은 길로 가는 게 아니라, 매번 새로운 길을 내면서 가는 게 독서예요. 이러한 독서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배우는 단계지, 학습하기 위해 독서를 하는 단계가 아닙니다. 이 단계에서 독서를 제대로 배워야, 그 다음에 자기가 필요한 학습에 쓸 수 있습니다. 유아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자녀가 독서를 배우는 단계에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요즘 부모님들이 대부분 학습하기 위한 독서를 생각하는데 이는 유아의 독서를 그르치게 됩니다. 책을 너무 많이 읽히려 하는 것도, 한글을 떼고 혼자 읽는 시기를 앞당기려 하는 것도, 다른 아이보다 더 긴 책을 읽기 바라는 것도 다 위험한 생각입니다. 영유아 대상의 전집이 많은데 그렇게 많은 책은 필요하지 않아요. 오히려 전집 구매가 부모의 과욕과 보상심리를 낳아서 독서를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독서 습관을 기른다는 것은 독서를 좋아하고 잘하게 되는 것이다.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책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건데, 그건 책 읽을 동기, 읽고 싶은 마음, 읽겠다는 의지, 이런 것들이 전제되어야 한다. 아이에게 읽고 싶은 마음과 의지는 억지로 가르칠 수 없다. 아이에게 바른 독서 습관을 길러주고 싶다면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을 고르고, 꾸준히 읽어주고, 아이의 반응을 격려해 주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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