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넘어선 집착, 이기적인 모성이 화를 부른다

조회 2972 | 2014-07-0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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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잘되길 바라는 것은 모든 엄마의 마음이다. 그러나 모성애도 과유불급의 원칙이 적용된다. 모든 것을 아이에게 쏟으며 집착하는 지나친 모성은 도리어 아이를 망치기도 한다는 것. 엄마의 집착적인 사랑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모성애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엄마와 아이 모두 행복하기 위한 적절한 모성애의 모습을 점검해보자.

많은 엄마들이 아이에게 최상의 것, 완벽한 환경을 주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진정 아이를 위하는 것일까? 나이와 상황에 맞춰 아이를 돌봐주고 독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는 가끔은 실망하고 실패도 하며 타협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세상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
해맑은 봄 심리발달센터 박민기 미술치료사는 “아이에게 가장 좋은 부모의 역할은 건강한 관계를 경험시키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무조건 잘해주거나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한다면 결코 둘 다 행복해질 수 없죠. 엄마는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아이와 자신에 대해 객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욕구와 엄마의 생각 사이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타협하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최선의 모성애를 발휘하는 것입니다”라고 조언한다.

엄마의 지나친 사랑은 아이 마음을 병들게 한다
아이에게 집착하는 엄마는 대체적으로 의존적이거나 자기중심적 성향을 지닌 경우가 많다. 이런 엄마들은 아이를 과잉 통제하고 지배하거나 무조건 희생하거나 아이가 원하는 대로 모두 해주는 3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드러나는 행동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아이에게 과도한 사랑을 쏟으며 집착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는 것.
아이를 통제하는 엄마는 열등감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좌절된 마음을 아이를 통해 채우려는 것이다. 아이에게 무조건 희생하는 의존성이 높은 엄마는 아이에게 희생하는 것으로 만족감을 얻는다. 또 아이가 원하는 대로 무조건 다해주는 것 또한 ‘나는 아이가 원하는 대로 다해주는 엄마’라는 자기만족을 위한 양육이다.
이러한 과도한 모성은 아이의 마음을 병들게 할 수 있다. 엄마의 과잉 통제로 아이는 자율성과 독립심이 떨어지며 자신의 욕구에 대해서도 알 수가 없다. 이런 억눌린 마음은 분노가 내재된 우울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 아이를 위해 무조건 희생하는 엄마 아래에서 자란 아이는 의존적인 성향을 지니거나 이기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다. 뭐든지 원하는 대로 해주는 육아법으로 인해 아이는 세상에서 부딪히는 일에 대해 쉽게 좌절하거나 규칙을 지키고 다른 사람과 타협하는 방법을 익히기 어렵다. 이렇듯 집착적인 사랑은 어떤 육아 형태로 나타난다 하더라도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아이로 자라나게 한다.

이런 엄마, 집착적인 모성애를 가지기 쉽다
과거 부모에게 받은 양육의 형태대로 아이를 키우는 경우_ 자신의 어머니가 돌본 방법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있다. 무의식중에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박민기 미술치료사는 “과거와 현재라는 시대가 다르며 엄마의 어린 시절의 모습과 아이의 모습이 다릅니다. 이는 아이를 있는 모습 그대로 보는 것을 어렵게 하며 자칫 어린 시절의 상처를 다시 대물림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열등감이 많거나 자신의 부족함을 아이를 통해 채우고 싶어 하는 경우_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있지 못한 경우 만족감을 아이에게서 얻고 싶어 한다. 남편과의 관계에서 또는 대인 관계에서 애정의 욕구 또는 사회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아이를 통해 채우고 싶어 하는 것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집착하도록 하는 남편_ 아이의 건강이나 학업의 정도로 아내를 평가하거나 아내의 책임을 묻는 남편, 부부 관계에서 만족스러운 관계가 되지 못할 때 아이가 그 자리를 채우도록 하는 경우에 엄마가 아이에게 집착할 수 있다. 가정과 아이에 소홀해 엄마에게 과중한 책임을 주어 심리적․물리적으로 여유를 주지 못하는 남편도 마찬가지다.

질문해보자! 나의 모성애는?
-아이를 한 인격체로 인식하고 있는가?
아이를 객관적으로 알고 있는지, 내가 원하는 것을 아이도 원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 않는지, 아이와 엄마의 결정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만 반영되어 있지 않는지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어보자.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이나 자신과 한 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지나친 모성일 수 있다.
-아이 이외의 자신의 삶에 충실한가?
아이를 키우는 일 외에 즐거움이 없거나 아이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엄마는 아이가 엄마의 삶까지 대신하는 결과가 되어버린다. 이런 엄마는 아이의 상황에 따라 자신의 삶에 큰 타격을 받아, 아이가 힘들 때 문제에 대처해 보호할 힘이 부족하여 심지어 아이가 엄마를 위로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로 인해 아이는 심적으로 큰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엄마는 아이를 키우는 일 외에 자신만의 즐거움, 삶의 의미를 찾고 개발해야 한다.

아이에게 집착하는 엄마의 마음 다스리기
아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긍정적인 면을 찾아보고 칭찬해준다_ 아이에 대한 엄마의 욕심은 아이를 바로 보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 아이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다 자신의 욕심이나 바라는 정도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좀 더 잘하길 바란다 하더라도 ‘조금 더 아이를 기다리자’ ‘아직은 아닌 것 같아’를 속으로 외쳐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이가 느리게 변화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면을 보면서 충분히 칭찬해주자. 박민기 미술치료사는 “자꾸 조바심이 나고 불안하다면 엄마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합니다. 산책하기, 장보기, 차 마시기, 드라마 보기 등을 구체적으로 찾아보고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실천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인지, 자신이 원하는 것인지 생각해본다_ 어떤 결정에 대해 혹시 엄마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아이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인지 생각해본다. 또 아이를 어떻게든 설득해 엄마 자신이 원하는 결정을 내리고 있는데 이를 타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타협은 서로 절충해 서로의 의견이 들어가거나 동의가 있는 것이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위험하지 않은 일에 한해 억지로 금지하지 않도록 한다.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_ 아이에게 모범을 보이려 하거나 아이에게 최고의 것을 주려고 하는 엄마는 자신의 작은 실수나 잘못에도 아이에게 죄책감을 가진다. 하지만 엄마 또한 완벽하지 않은 인간임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박민기 미술치료사는 “아이는 실수하고 극복하는 엄마를 보며 자신이 실수했을 때 위안이나 극복하는 힘을 얻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엄마는 완벽한 엄마가 아닌, 자신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며 아이를 존중하는 인간적인 엄마입니다”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삶을 찾는다_ 아이 이외에 삶에 가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엄마의 아이는 두 사람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이에게 굉장한 부담이다. 엄마는 서서히 아이 외의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성애,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아이를 키우면서 어느 정도의 희생은 필요하다. 하지만 엄마 자신을 돌보지 못하면서 이루어지는 아이에 대한 희생은 건강하지 못하고 오래 유지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적당한 모성애라는 것은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가? 박민기 미술치료사는 “엄마가 아이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타협을 통해 아이도 어머니도 즐거운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죠. 무엇보다 ‘엄마가 자신의 삶을 인식하고 느끼고 즐기는가?’ ‘아이가 자신의 삶을 즐거워하고 만족하고 있는가?’라는 두 질문에 YES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현재 모성의 정도는 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아이는 물론 엄마도 행복해야 한다_ 아이에게 필요한 건 자신을 잘 돌봄과 동시에 자신의 삶에 행복한 엄마다. 엄마가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다고 해서 아이가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다. 직장맘 중에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적게 보내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자신에게 80%의 에너지를 쏟고 아이에게 20%를 줘야만 행복한 엄마라면 스스로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질상의 특징일 뿐 아이를 덜 사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행복한 삶의 모습을 보는 것도 매우 좋은 교육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자신의 성향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네가 미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분명히 알려준다. 대신 아이를 돌볼 사람을 구하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는 1시간이라도 아이에게 충분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박민기 미술치료사는 “전업주부이지만 아이와의 애착 문제로 상담실을 찾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양육은 양보다는 질입니다. 한쪽이 희생하기보다는 엄마와 아기가 함께 행복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완벽하기보다 적당히 좋은 상황을 만들어간다_ 최고의 것을 주고 싶은 것이 모든 엄마의 마음이겠지만 이는 포기하는 것이 좋다. 그보다는 적절한 선택을 통해 아이와 가족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좋다. 모유가 좋다는 이유로 부족한 모유를 힘들게 먹이는 경우 엄마와 아이 둘 다 힘들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모유를 과감히 포기하고 아이에게 편안한 심장 소리를 들려주며 충분한 양의 분유를 주는 것이 아이의 안정감과 면역력을 더 높일 수도 있다. 박민기 미술치료사는 “아이 또한 가족을 위해 어느 정도 손해를 봐야 합니다. 어느 정도의 부족감은 아이가 세상을 살면 느낄 부족감을 견딜 수 있는 기회와 힘을 제공합니다”라고 말한다.
엄마와 아이가 모두 만족할 만한 결정을 한다_ 결정한 것이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타협을 한 것인지, 아니면 엄마가 아이를 설득을 한 것인지 확인해본다. 아이를 무조건 설득하거나 아이에게 지나치게 결정권을 허락하는 것은 아이에게 혼란을 주고 자칫 아이의 능력보다 스스로를 강하거나 크게 인식하도록 한다. 이런 아이는 실패했을 때 불안과 좌절을 크게 경험할 수 있다. 한쪽으로 치우친 결정이 아닌 아이와 엄마의 의견이 적절하게 반영된 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우리 가족만 잘 살면 된다는 ‘가족 이기주의’의 폐해
아이에게 최선의 것을 주고 싶은 마음, 최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 아이가 상처받지 않고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이 과하면 가족 이기주의가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되든 ‘우리 가족만’ 잘 살면 된다는 마음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가족 당사들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특히 가족 몇 사람이 아이의 인간관계를 다 채울 수 없다. 가족 이기주의에 물든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세상의 다양한 것을 누릴 자유를 선택할 기회도 없이 제한당할 수 있다. 아이들은 서로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사회로 독립해가는 것을 준비한다. 아이를 무조건 보호하려고 하기보다는 상황에 대해 인식하고 아이 능력에 맞게 스스로 살아가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세상은 경쟁만 하는 치열한 곳이 아니며 여러 사람이 서로 도와가며 살아간다는 위안을 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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