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부르는 ‘착한 엄마 콤플렉스’

조회 2264 | 2014-07-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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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엄마가 아닌 좋은 엄마가 해답!
당신은 무조건 인내하는 것이 여성의 미덕이라 여기는 착한 엄마인가? 그래서 자신의 욕구나 불만은 억누른 채 가족을 위해 희생만 하고 있진 않은가? 진정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엄마라면 착한 엄마가 아닌 지혜로운 엄마가 되어야 한다. 아이의 행복은 물론 자신의 행복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챙기는 엄마가 진정 좋은 엄마다.

어린 시절 우리는 엄마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언제 ‘착하다’는 말을 들었던가? 부모의 말을 잘 따르면 “우리 딸, 착하네”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행동이 반드시 옳기 때문이 아니라 부모가 원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렇게 ‘착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라다 보면 다른 이들에게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방식으로 살아가게 된다. ‘착하다’의 기준을 만들어두고 감정의 표현이나 선택의 폭, 자신이 원하는 바나 가치관까지 스스로 제한하고 감시한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은 “보통 착한 엄마라 하면 맹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의 요구에 거절을 못하고 많은 것을 헌신할수록 더 착한 엄마가 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결과는 착하지 않죠. 무능력하고 제멋대로인 아이를 길러내고, 억눌린 감정으로 본인도 우울해집니다. 그렇다면 어떤 엄마가 돼야 할까요? 자신의 인생도 챙기고 아이가 스스로 살아가는 힘도 길러주는 지혜로운 엄마가 진짜 좋은 엄마입니다"라고 말한다.

착한 엄마는 아이를 허용과 무능력으로 길들인다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인내의 미덕을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인내라는 가치는 언제 빛을 발할까? 인내로 인해 더욱 좋은 결과와 발전을 가져올 때다. 김미영 소장은 “나쁜 것까지 허용하는 지나친 인내는 상대를 허용으로 길들입니다. 아이는 적절한 절제력을 길러야 하는데, 착한 엄마에 길들여진 아이는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금지된 것을 절제하지 못하죠. 엄마가 무조건 참는 것은 착한 아이가 아닌 무능한 아이로 키웁니다”라고 말한다.
결혼 2년 차 이은희(32세) 씨는 친정어머니에 대한 불만이 크다. 어렸을 때부터 “시집가면 어차피 다 해야 하니까, 그전까지는 엄마가 해줄게”라며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설거지는커녕 쌀 한번 제 손으로 씻어본 적이 없는 그녀는 결혼 후 할 줄 아는 게 없어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남편은 “웬만한 건 내가 더 잘한다”며 불만 섞인 타박을 하기도 한다.
착한 엄마는 아이에게 힘들고 궂은일을 시키지 않으려 한다. 또 아이가 조금만 실수할 가능성이 있거나 두려워해도 무조건 도와주려고 한다. 자기 입장에서는 이런 행동이 착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에게는 결과적으로는 나쁘다. 이것은 귀하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자율성과 절제력, 인내, 극복이라는 능력을 배우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김미영 소장은 “이런 경우 ‘난 착한 엄마야’라는 엄마의 자기만족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잘해줬으니까 아이가 잘 자랄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죠. 무조건 착한 엄마가 되려하기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한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다 해주며 키우는 아이는 그냥 엄마만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자라면서 엄마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도 고려해봐야 하는데,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가 다해주는 동안 그냥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다른 방식을 생각해내는 능력이 길러지지 못한 탓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운전하는 방법과 길을 찾아가는 것을 직접 익혀야 하지만, 옆자리에 있으면 아무것도 알지 못해도 저절로 움직인다. 이처럼 엄마가 아이의 인생을 계속 운전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운전해야 할지 모른다. 이런 경우 어른이 된 후에 “엄마가 지금까지 나를 끌고 다녔잖아” “나 혼자 다니는 방법도 안 가르쳐줬잖아. 그러니 엄마가 책임져”라는 반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아이가 독립할 수 있도록 키우고 있는가?
어미 새는 높은 곳에서 새끼를 떨어뜨린다. 새끼 새가 떨어지다가 잘못해서 죽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떨어뜨린다.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생존 기술을 익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간은 그냥 놔두면 고통을 피하고 자극과 쾌락을 좇는다. 아이는 부모가 무조건 잘해주면 자기 통제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통제와 지지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 심리적 만족을 채우기 위한 50%는 부모에게 받아도 나머지 50%는 스스로 자기가 도전하고 성취해서 채워 넣어야 한다. 인간은 나이가 어리든 많든 독립된 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좌절과 희망, 실패와 성공의 순간을 직접 느끼고 싶은 본능을 가지고 있다. 또 그런 것을 겪어보는 것이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엄마가 무조건 다 해주면 아이는 모든 사람이 자기에게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리적으로 너무 많이 채워져서 비만이 되어버린 것이다. 심리적인 비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또 그만큼 채워 넣어야 한다. 하지만 엄마가 다 채워주면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채우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엄마가 나중에 채워주지 못하면 힘들어한다. 아무리 부모일지라도 모든 걸 다 해주며 자식이 당연히 겪어야 할 사는 이유를 없애면 분노가 치밀게 된다. 그래서 나중에는 부모를 업신여기며 자기 마음대로 하거나 무기력한 삶을 살기도 한다.
김미영 소장은 “착한 엄마는 나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나의 행동이 아이의 의존성을 깊어지게 하는지, 아이를 독립적인 존재로 만들어 가는지 더 달라붙게 만드는지, 아이가 스스로 살아갈 생존 기술을 배우도록 하고 있는지, 엄마가 아이의 생존 기술을 모두 책임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독립하지 못하게 하는 행동이라면 아이에게 엄청나게 나쁜 양육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좋은 엄마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사람은 여러 곳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착한 엄마의 경우 아이에게 모든 에너지를 쏟기 때문에 에너지를 돌려받는 곳이 적다. 그리고 아이에게서 만족감을 얻기 위해 더 얽매여 아이는 큰 부담감을 느낀다.
엄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사랑하는 것이 많으면 결코 무조건 희생하는 착한 엄마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자신도 행복하고 아이에게도 적절한 사랑을 주는 좋은 엄마는 될 수 있다. 또 좋은 엄마는 에너지를 여러 대상에서 받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받은 에너지를 아이에게 주기도 한다.
자식의 완벽한 뒷바라지를 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자식의 한마디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것. 뒷바라지는 못해도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것이 아이를 위해 더욱 좋다. 아이에게는 보고 배우는 것이 가장 강력하기 때문이다. 또 엄마의 꿈을 자식에게 투영해 대리 만족하려다 보면 아이의 잠재력을 제한하기 쉽다. 돈도 분산투자가 좋듯 자식을 위한 정신적인 투자도 분산이 필요하다. 자식에게 쏟을 교육비와 뒷바라지 비용을 조금만 떼어 엄마 자신에게 쓰면 아이에게도 자유를 주고 엄마도 보람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 엄마 노릇은 부족해도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한다는 것만 알게 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세상을 해결해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심리학자 베텔하임은 “완벽하기를 원하는 부모를 가지는 것보다 좋은 부모를 가지는 것이 훨씬 나은 미래가 보장된다”고 말했다. 또 학자들은 “여섯 살 이전에 자기 관리 습관을 길러주고, 그 이후로는 의도적 방치를 통해 그 어떤 위기도 스스로 헤쳐갈 수 있는 자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엄마는 아이에게 인간관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가르치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도록 도와주어 그 일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정말로 현명한 엄마는 자식 앞에서 몸소 독서를 생활화하고, 사물 하나를 보아도 책에서 본 것과 연결 지어 사고할 수 있는 자세를 보여주며 자식이 공부를 부담이 아닌 기쁨으로 여기도록 해준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사랑하자
착한 엄마는 무조건 받아주고 희생하느라 감정을 억압한다. 그래서 아이가 성장한 후에는 우울증이나 빈둥지증후군이 나타나기 쉽다. 자신의 인생을 살지 않고,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다른 사람을 위해 무조건 희생하기만 하면 마음속에는 어느 순간 분노가 켜켜이 쌓인다. 그리고 그것이 정도를 넘어서면 심각한 우울증이 되기도 한다. 내 욕구나 감정을 방치하는 것은 내 자신을 무시하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행복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자기 사랑이 핵심이다. 어떤 경우에도 자기의 감정과 욕구를 소외시키면 안 된다. 우울의 근원적인 감정은 슬픔이 아닌 ‘분노’다. 그러니 자신에게 “뭐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났니?”라고 물어봐야 한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하나씩 해줘야 한다.
사람은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행복으로 갈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면 남들이 착하다는 기준에 자신을 맞추지 않고도 행복해질 수 있으며, 그들의 기준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고서도 다른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사랑할 수 있다. 그러니 엄마들이여, 자기를 위한 투자 약간의 사치에 너무 큰 죄책감을 가지지 말자.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아는 엄마 아래서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가 자라남을 명심하자.

사랑받기 위해 감정을 억압하는 ‘착한 아내 콤플렉스’
남편이 요구하는 것을 거절하지 못하는 착한 아내 콤플렉스. 이들은 기본적으로 ‘내가 착해야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 착한 아내 콤플렉스를 가진 경우 의존적이거나 자신의 감정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자신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주면 남편은 아내가 화내고 슬프고 짜증 나는 감정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감정을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아내의 무조건적인 허용을 이용한다. ‘내가 착하지 않으면 날 싫어하겠지’라는 생각에 남편의 요구를 저지하거나 거부하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억압을 하다 보면 나중에는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도 감지하기 힘들고 억압된 감정에 빠져 점점 생기를 잃어간다. 그리고 남편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며 도왔는데, 정작 남편은 그 고마움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때 아내는 ‘내가 얼마나 참고 헌신했는데 남편은 전혀 그것을 알아주기 않는다’라는 피해 의식 때문에 우울증이 오기 쉽다.
김미영 소장은 “나의 착한 행동에 대해 남편이 그것을 고마워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되돌려주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아내의 헌신적인 행동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는 남편은 아내에게 어떻게 행동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한 행동을 남편이 고마워하지 않는다면 그것에 대해 남편에게 솔직하게 말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착한 아내는 남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도 꼬집어 말하기 힘들어한다. 그런데 아내가 남편의 잘못된 행동을 계속 쉽게 용서하는 것은 남편이 잘못을 반복하게 만든다. 잘못을 지적당하거나 질책당해야 그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편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 행동을 그만둬야 한다는 것을 단호하게 말해 남편 스스로 ‘이건 안 되겠네’라고 행동을 절제하도록 한다. 그래야 부부 사이가 더 나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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