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일이라면 걱정 또 걱정인 부모

조회 2437 | 2014-07-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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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질까, 다칠까, 잘 자랄까”
부모가 아이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걱정과 주의도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행여 넘어져 다칠까, 다른 아이보다 성장이 뒤처지지 않을까, 공부를 잘할까 등 온갖 걱정을 한가득 짊어지고 살아가는 불행한 부모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걱정은 부모 자신에게도 불행이지만 아이의 행복을 앗아가는 보이지 않는 도둑이 될 수도 있다.

한국심리교육연구소 이세용 소장은 “사람들의 모든 행동은 배움의 결과라고 합니다. 자녀 교육에 불안감과 조급함을 보이는 것은 사회적․환경적 요인도 있지만 직접적으로는 바로 부모로부터 배운 성향이며 사회 환경과 학교의 학습 경쟁 환경에서 배운 건강하지 못한 성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에게 간섭받고 잔소리를 많이 듣고 자란 자녀가 부모가 되면 자녀 교육에 과민증을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요. 그러므로 잔소리를 많이 하는 부모는 과민증을 가지고 있는 부모이며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자녀를 안정적으로 잘 지도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부모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라고 지적한다.

무엇이 부모를 걱정하게 하는가?
외부의 모든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내 아이를 지킨다
매스컴을 통해 부모는 아이들에 관한 많은 위험 요소와 사건들을 접한다. 이는 부모들의 걱정과 불안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 뉴스 속 이야기를 어느 순간 자신의 아이에게도 일어날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아이가 혼자 밖에 나가기라도 하면 나쁜 사람들이 아이에게 접근하진 않을까, 아이를 데려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하진 않을까 하는 걷잡을 수 없는 생각들이 밀려든다. 이는 아이를 언제나 부모의 눈앞에 두게 만들고 아이로 하여금 조금의 이탈도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또 부모와 함께 놀이터에 갔을 때도 아이가 다칠까 염려해 어떠한 기구에도 선뜻 아이를 허용하지 못하고 손에 흙을 묻혀 세균에 오염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에 아이가 가까이 다가가진 않을까 걱정스러워 잠시도 아이의 손을 놓지 않는 부모도 있다. 이런 부모와 함께 다니는 아이에게 주위의 모든 광경은 그저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그림일 뿐 직접 겪어보고 참여해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연히 친구를 사귀는 것 또한 제한이 가해져 아이는 오로지 부모의 테두리 안에서 작은 세상만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받는 교육, 내 아이만 안 할 순 없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 교육에 확고한 자신의 신념을 갖지 못하고 상대적인 평가와 비교를 한다. 누구는 뭘 배운다던데, 누구는 어디를 다닌다던데 등 주위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로 부모는 상대적으로 자신의 아이와 다른 아이를 비교하고 걱정하는 것이다. ‘남들보다 먼저 접하면 그만큼 내 아이가 앞서갈 것이다’라는 부모의 조급한 생각은 아이를 조기교육의 대열에 서게 만들고 좋은 교육적 환경을 만드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아이가 영특하고 기억력이 좋아 영재성까지 보이기라도 하면 부모는 더 많은 관심과 노력으로 아이에게 교육적 자극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곧잘 받아들이는 아이에게 부모는 어릴 때부터 더 많은 것을 가르치며 학습 태도가 몸에 배게 해주려고 한다. 이는 부모의 처지에서는 아낌없는 노력과 관심이지만 아이에게는 통제가 될 수 있다.
이세용 소장은 “부모가 자녀 교육에 조급함을 보이거나 불안 반응 또는 과민증을 보인다는 것은 지금 부모의 마음과 정서 상태가 자녀 교육을 건강하게 할 수 없음을 알리는 위험 경고 신호로 봐야 합니다. 부모의 과민한 마음으로는 자녀 교육을 잘할 수 있기는커녕 오히려 크게 그르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죠. 마치 자동차 운전을 할 때는 마음 안정이 중요하며 불안한 마음으로 운전을 한다면 사고의 위험이 아주 높은 것과 같습니다”라고 위험함을 경고한다.
내 아이에겐 최고의 것을 먹여 최고의 체력을 만들어줄 것이다
아이가 성장하는 데 먹을거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모든 부모가 인식하고 있다. 최고의 좋은 재료로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아이에게 먹이는 것은 부모의 큰 행복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가 잘 먹지 않고 성장 속도가 평균보다 느리면 부모의 걱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성장에 문제가 있어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체격이 약하지는 않은지 등의 지나친 걱정은 아이의 먹을거리에 더욱 신경을 쓰게 만들고 이는 ‘유기농 아니면 안 된다’ ‘해가 될 수 있는 시중의 음식들을 아이에게 절대 먹일 수 없다’ 식의 음식에 대한 과한 견제를 하게 만들어 오히려 면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보약과 영양제를 너무 일찍부터 과하게 먹여 아이의 자연스러운 성장 패턴에 방해를 주거나 정상적이지 못한 체중 과다를 유도할 수도 있는 것이다.

부모의 지나친 걱정이 아이를 힘들게 한다
부모가 자녀 교육에서 조급함과 과민증을 보일 때 아이에게 흔히 보이는 태도는 지나친 간섭과 끊임없는 잔소리다. 잔소리가 반복되어도 아이의 태도가 고쳐지지 않을 때는 화를 내거나 혼내기도 하고 매를 들기도 한다. 부모의 간섭과 잔소리 폭력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특성 몇 가지를 든다면 다음과 같다.
아이가 정신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고 산만하고 불안을 쉽게 느낀다. 아이들의 특성인 밝은 마음도 점차 사라져 마음이 어둡고 부정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소심함을 보인다. 부모 눈치를 잘 보며 밖에 나가서는 주변 사람들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의식하는 과민성을 보인다. 부모의 잔소리에 반응하다보면 어느덧 자기 주도적인 능력이 손상되어 작은 일이나 공부도 스스로 하지 못하고 부모의 잔소리에 반응할 뿐이다. 아이는 좀 커가면서 부모의 잔소리를 무반응으로 대하기도 하고, 정도가 심한 아이는 일찍이 학습 무기력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렸을 때 부모 말을 잘 듣고 공부도 잘했던 아이가 성장하면서 학습 무기력증에 빠지거나 게임 중독 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부모의 간섭과 잔소리에 잘 적응한 모범적인 아이가 커서 자신의 우수성을 발휘하지 못해 부모보다 못한 사람이 되거나 부모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소위 마마보이가 되기도 한다. 또 각종 신경성 장애나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찍이 ADHD 성향을 보이거나 틱 증상, 말을 더듬는 증상, 사회성 부족, 대인 불안, 소심, 긴장, 우울 등 심리․정서적 심약함을 보이기 쉽다. 부모의 간섭과 잔소리에 강요된 지친 아이들은 성장하며 느껴야 할 배움의 기쁨과 삶의 행복을 모르는 안타까운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과하게 챙길 줄 아는 부모가 되자
집을 튼튼히 지으려면 기초공사를 잘해야 하듯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서도 우수한 사람으로 잘 자라게 하려면 먼저 자녀의 정서적 기초가 튼튼하도록 키워야 한다. 연구에 의하면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원인은 모두 그들의 우수한 정서가 기반이 된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내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면 아이의 성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심리적으로 우수한 정서를 키우는 데 더 큰 관심과 힘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우수한 사람이란 공부를 해내는 머리 지능(IQ)만 높아서 되는 것이 아니라 뜻한 대로, 마음먹은 대로 스스로 실천하고 행동하는 마음 지능(Mind Q)이 높아야 한다. 마음 지능이란 머리 지능을 뒷받침하는 자율적인 생활 태도와 우수한 정서적 기반이 필요하다. 
이처럼 아이의 우수성을 잘 키워주려면 부모의 심리․정서적 안정이 필수적이다. 부모의 성격이 아이의 양육의 기준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에 대한 지나친 걱정과 불안감이 있는 부모 대부분은 강박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를 둘러싼 상황의 대부분이 미덥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이 앞서는 것이다. 이러한 부모의 성향이 한순간에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자각하고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부모로서 마음을 바꾸는 노력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미리 걱정하고 불안해하기보다는 현재 아이가 진심으로 원하고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이를 통해 느끼고 깨치며 생각하고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현재 발달 사항과 관심사, 필요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부모는 호흡을 맞춰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변화가 쉽지 않은 부모의 과민증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심리 치료를 통해 해결해보는 것도 아이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 될 것이다.

과민증에서 벗어나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Step By Step
내가 정말 아이에 대한 지나친 걱정을 하고 있나_ 먼저 부모 자신을 돌아보자. 객관적 판단이 어렵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물어봐도 좋다. 내 자신에 대한 빠른 이해가 아이에 대한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막는 준비가 될 것이다. 
부모의 지나친 걱정과 불안감이 아이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들 수 있을까_ 부모는 과민한 걱정과 불안감으로 아이에게 철저한 테두리를 그어놓고 아이가 조금이라도 그 선을 넘을까 조마조마해하며 지켜볼 것이다. 이는 부모와 아이 모두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 이것을 부모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개선해야 하는 필요성을 부모 자신이 절실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이제는 혼자서도 가능한가_ 분명 일정 시기가 되면 아이는 ‘이제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라는 신호를 보낼 것이다. 이를 외면하지 말자. 걱정은 하되 아이가 의연하고 대범한 모습으로 세상에 맞설 수 있는 튼튼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며 한발 물러서 지켜보자.
아이의 시야를 넓혀주자_ 안전한 범위 내에서 아이에게 혼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혼자 접해보고 느껴보며 무서움과 두려움, 신기함과 즐거움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주자. 이러한 색다른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립심과 독립심을 기를 수 있다. 부모 또한 스스로 해내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과민한 생각들이 잘못되었던 것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부모 자신도 아이만큼이나 중요하다_ 과민한 생각들은 아이에 대한 부모의 과한 집착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자식에 대한 과한 사랑이 지나친 걱정과 불안감까지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자식에 대한 사랑을 조금 분배할 필요가 있다. 부모 자신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봄으로써 나 자신이 행복하고 안정돼야 아이에게도 올바른 사랑을 전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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