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몽의 진실~

조회 3167 | 2010-06-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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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임신을 하면 으레 태몽을 꾼 경험들을 이야기하고 그 내용을 통해 아이의 미래를 예견하는 풍습이 있다. 물론 태몽의 내용을 그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영웅 탄생의 기대감을 갖거나 혹시 모를 액운을 걱정한다. 문제는 태몽이 때때로 ‘낙태’와 같은 끔찍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는 점. 과연 태몽의 예지력은 신뢰할 만한 것일까?

과연 인간의 ‘꿈’에는 예지력이 있을까?

꿈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부정하는 것은 꿈의 ‘예지적 기능’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꿈의 내용은 개인이 끊임없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대상이나 아직 충족되지 않은 강한 욕구, 불안 등의 심리 상태, 신체적인 건강 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잠자는 동안 잠자리에서 오는 물리적인 외부 자극들도 부수적으로 꿈의 생성에 참가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낮잠 자는 동안 TV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천둥소리는 꿈속에서 전쟁의 한복판으로 인도하고, 가족들의 출입으로 인해 생긴 문소리는 강도가 침입하는 꿈을 꾸게 될 수 있다. 또한 몸이 아프면 학대받거나 몸에 상처를 입는 꿈을 꾸기도 하고, 비스듬히 자다가 발이 침대 밖으로 나가면 무서운 절벽 끝에 선 꿈이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기도 한다.

따라서 이들은 꿈을 해석할 때에는 자신이 처한 외부적 환경과 성장 배경, 심리 상태, 갈등 요소 등 다면적 요소들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일 만하임정신연구소 미카엘 쉬레들 소장도 오랜 임상연구를 통해 “꿈을 꾸는 개개인이 그 어떤 전문가보다 자신의 꿈을 잘 해석할 수 있는 해몽가”라고 단언했다. 현실 경험을 가장 잘 아는 자신만이 꿈의 진정한 의미와 메시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임신 중에는 엄마 아빠를 비롯한 가족들의 모든 관심이 태아에게 집중돼 있고, 또한 아기의 외모, 건강, 미래 등에 대한 어떤 소망을 갖게 되기 때문에 이것이 특별히 태몽으로 인식되어 나타나기 쉽다. 가령 색이 아주 곱고 잘 익은 큰 복숭아를 손에 들고 있는 꿈을 꿨다면 이는 건강하고 소망스런 태아를 갖고자 하는 소망의 상징이고, 인기 연예인이 등장했다면 연예인처럼 인기나 영향력을 가지게 될 아기가 태어났으면 하는 강렬한 소망이 구현된 것이다.

태몽의 진정한 예지력은 ‘태교’에 있다

태몽의 예지력이 근거가 없다거나 비과학적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도 그다지 바람직한 태도는 아닌 것 같다. 사실 태몽이 비과학적이라고 단언해도 오랫동안 하나의 ‘문화’로 전승되어 온 믿음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리도 없다. 다만 ‘신의 영역’으로 간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는 가급적 좋은 의미를 부여했던 그간의 풍습에 비춰볼 때, 태몽은 태교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사실 우리의 조상들조차 태몽을 무조건 신봉했던 것은 아니다. 불길한 태몽을 꾸면 아이를 더욱 정성스럽게 키우고, 길한 태몽을 꾸면 아이가 가진 재능을 최대한 살려주려고 노력했다. 다소 미신적인 요소가 있었다고 해도 대개는 일상생활에서 삼가고 준비하는 의례로 삼아 지혜롭게 처신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태몽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비하게 해주는 요소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즉 태몽을 통해 아기의 존재나 미래에 대한 의미를 분석하기에 앞서 자신이 엄마로서 준비되어 있는지 자성하는 계기로 삼으라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처한 환경 가운데 외적인 요인, 즉 직장이나 부부 문제, 시부모님과의 불화 등으로 인해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다면 갈등의 고리를 푸는 게 중요하다. 이렇듯 태몽을 엄마와 가족 문제의 갈등을 해결하는 사인으로 인식함으로써 태교에 활용할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좋은 태교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태몽은 엄마와 태아의 건강과 심리 상태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아기에 대한 자신의 소망과 욕구를 잘 드러내주는 지표로 받아들일 때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떤 꿈을 꾸었든 태몽을 통해 엄마와 태아 그리고 주변 환경을 돌아봄으로써 보다 좋은 내용의 태교와 양육을 할 수 있다면 태몽은 그야말로 행복한 미래를 보장하는 ‘예지자’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출처 - 앙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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