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아도 걱정 낮아도 걱정인 혈압, 잘 다스리는 방법은?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약 95%)이 본태성 고혈압에 해당하고 40대 이후 고혈압 환자는 거의 다 이 유형에 속한다. 일반인들이 가장 크게 잘못알고 있는 점은 뒷머리가 뻐근하면 고혈압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고혈압에 있어서 특징적인 증상은 없다고 봐야한다. 예민한 사람의 경우 머리가 무겁고, 어지럽고 손발이 저리고 붓는 현상 등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증상의 개인차가 심해 가벼운 고혈압인데도 증상이 심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혈압이 아주 높은 데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즉, 고혈압에 관한 한 증상이 없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고 따라서 자신의 혈압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보는 수밖에 없다.
◇고혈압, 짠 음식 즐겨먹는 식습관이 원인=고혈압을 악화시키는 대체적인 요인은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짠 음식을 즐겨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은 고혈압 악화의 주범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4900㎎으로 세계보건기구 권장치인 2000㎎보다 2.5배나 높다고 한다.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즐겨먹는 김치나 젓갈류, 각종 찌개류 등이 모두 고혈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식습관을 바꾸기 어렵고 미각이 둔해지는데다 염분을 배설하는 신장기능이 떨어지므로 노인에서 더욱 문제가 된다. 짠 식습관은 고혈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항고혈압 약제의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도 문제다.
술과 담배를 가까이 하는 생활습관 역시 고혈압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다. 일반적으로 하루 30㎖(소주 3잔)이상 알코올을 섭취하면 경증고혈압의 빈도가 3~4배 증가한다. 또 흡연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올릴 수 있다. 과도한 흡연자의 경우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이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지속적인 혈압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그 외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도 고혈압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이다. 체중이 늘어나면 고혈압으로 인한 위험성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합병증도 발생하기 쉽다. 특히 복부비만은 동맥경화의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외에도 고령화되는 사회, 과도한 스트레스, 유전적인 요인 등도 고혈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을 1㎏ 줄이면 1.6~1.3mmHg의 혈압강하 효과 있어= 혈압은 생활습관을 교정하여도 어느 정도 떨어뜨릴 수 있다. 우선은 요리를 할 때는 의식적으로 소금을 덜 넣고, 다 된 요리에 추가로 소금을 넣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즉 식사할 때 염분섭취를 줄이고 칼륨(해조류, 야채)을 많이 섭취하고 음주는 하루 20㎖이내(맥주 1캔, 와인 2잔, 소주 2잔)로 제한하되 여자나 체중이 적은 사람은 그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한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체중을 조절하는 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체중을 1㎏줄이면 1.6~1.3mmHg의 혈압강하 효과가 있다. 신체활동이 적은 사람은 활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보다 고혈압이 생길 확률이 20~50% 정도나 높다.
그렇다고 꼭 과격하고 심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매일 30분에서 45분가량 땀을 낼 정도로 걷기만 해도 체중을 감량시켜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혈압이 아주 높거나 이런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는 혈압이 내려가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요법을 통해 관리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약물 치료 중에도 반드시 생활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고혈압보다 무서운 저혈압, 심하면 쇼크 상태 올 수도= 이런 만병의 근원인 고혈압 못지않게 위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저혈압이다.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무서운 경우는 정상이거나 높던 혈압이 갑자기 떨어질 때다. 이때는 갑자기 기력이 없어지고 어지러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일이 생기면 고혈압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짧은 시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혈압이 떨어진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되면 여러 기관에 혈액을 충분히 보내지 못해 ‘쇼크’ 상태가 올 수도 있고 쇼크는 적절히 처치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는 극히 위험한 상태다. 따라서 갑작스런 저혈압은 응급상태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므로 반드시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가야한다.
또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졌다 곧 정상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는데 원인에 따라 위험할 수도 있다. 누워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저혈압으로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을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한다. 자율신경계 기능이 약화된 노인이나 당뇨 환자에서 흔히 보이고 항고혈압 약제를 복용 중인 환자가 식사를 제대로 못하거나 탈수에 빠졌을 때도 흔히 나타난다.
그 외에도 건강한 사람도 과도한 자율신경 반사에 의해서 기립자세를 취한 후 수 십분이 경과한 후에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외상에 의해 머리를 다친다든지 낙상으로 크게 다치는 경우를 조심하여야 하므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저혈압 부르는 과도한 다이어트, 설사, 출혈 주의해야
저혈압 역시 크게 만성지속성저혈압과 본태성저혈압으로 나뉜다. 만성지속성저혈압 각종의 심질환(심근경색, 대동맥판막증, 승모판막증 등), 내분비질환(애디슨병, 시몬즈병, 점액수종 등)의 원인이 되어 혈압이 낮아지는 경우다.
그밖에도 저혈압의 원인은 다양하다. 고혈압의 치료에 사용되는 이뇨제 등의 남용이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고, 금식이나 과도한 다이어트나 설사로 인한 탈수, 출혈로 인해 저혈압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반면 본태성저혈압은 명확한 원인이 없다. 이 본태성저혈압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저혈압이다. 대개 확장기 혈압이 100mmHg이하면 저혈압이라고 진단한다.
물론 저혈압이면서도 아무런 증세가 없는 사람도 많지만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저혈압이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는 주로 피로감을 일으키는데 실제로는 우리 몸의 정상적인 방어기전이 작동하기 때문에 혈압은 겨우 정상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이와 동시에 맥박이 현저히 상승하는 상태도 저혈압과 유사한 증세를 보인다.
뚜렷한 저혈압이 동반되지 않는 이러한 경우를 기립성 빈맥증후군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피로감과의 차이점은 서있는 시간이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피로감이 심해진다는 점이다.
뚜렷한 저혈압인 경우 현기증, 두통 외에도 사지의 냉감, 무기력,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서맥(맥박이 느린 상태)이나 변비 증세가 따라오기도 한다. 저혈압 증세는 봄부터 여름에 걸쳐서 증세가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맥박이 상승해도 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진 경우에는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저혈압 증세는 주로 20대에서 50대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고 몸이 마르고, 골격과 근육의 발육이 나쁜 무력성 체질의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취침 시 베게를 높게 베고 음식을 약간 짭짤하게 먹는 편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면을 충분히 하고 고칼로리, 고단백 식사를 하며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증세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 혈압을 높이는 약이나 순환 호르몬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도움말: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신진호 교수
Tip. 정상혈압 유지하는 생활습관
1. 음식을 싱겁게 먹는다.
2. 표준 체중을 유지한다.
3. 매일 30분 이상 운동을 한다.
4. 담배를 끊고 술을 삼간다.
5. 하루 동안 마시는 커피량을 줄인다.(저혈압은 하루에 한 잔 정도 마시면 혈액순환에 좋다)
6. 육류를 줄이고 야채를 많이 섭취한다.
7.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편안하게 갖는다.
8. 반신욕은 혈압안정에 도움을 준다.
9. 정기적으로 혈압체크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