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면 존댓말하는 독일·프랑스인들 지혜 (123의 법칙)

조회 3192 | 2010-09-0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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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남에게 친절하지 않은자에게는 친절을 베풀지 않는다. -아리비아 속담-

 
며칠이 멀다 하고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폭행 사건을 대할 때면 암울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다.

각종 형태의 볼썽사나운 막말과 욕설, 비아냥, 폭행을 병원 응급실에서, 경찰 지구대에서 보고 있노라면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지는 행태가 이보다 더한데,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무리 잘 먹고 잘 살아도 품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다면 국가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일도 사상누각(沙上樓閣)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폭언 후에는 대부분 난폭한 행위가 뒤따른다.

폭언과 폭행의 관계는 서로 억제하기보다 서로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소한 말싸움이 폭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말싸움을 보면 서로 대화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당신이(또는 네가) 뭔데 나한테 반말이야!" 하면서 살벌한 분위기로 돌변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결국 이 '반말'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높임말 쓰기'를 장려하여 친구끼리도 이름 뒤에 반드시 '님' 자를 붙여 부르고,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높임말을 쓰도록 했다고 한다.

이렇게 높임말 쓰기를 3년간 시행한 결과, 놀라운 일이 나타났다.

친구들끼리 자주 하던 말다툼도 줄었고, 설령 말다툼을 하더라도 그 상황이 큰 싸움으로까지 번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어와 달리 프랑스어나 독일어에는 '당신'을 뜻하는 'Vous'와 'Sie'가 있고, '너'를 뜻하는 'Tu'와 'Du'가 있어 우리처럼 존칭어가 있다.

그런데 주목할 사실은 "너"니 "나"니 하며 Tu나 Du로 편히 대화를 나누다가도, 상대방을 탓하거나 감정이 격해지면 으레 말을 격상시켜 경어를 쓰면서 이름 뒤에도 '님' 자를 붙여 대화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과격해지는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다. 이는 철저한 사회 언어 교육의 결과라고 본다.

 

군부대 내에서 발생하는 병사들의 자살 사건이 계속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군에서는 생활환경의 개선을 들고 나왔다. 참으로 하드웨어적, 전시 행정적 발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적지 않은 경우 병사들의 자살 사건이 상관의 언어폭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일찍이 이런 문제를 예견하고 군대 내 언어 관행을 바꿨다.

독일과 프랑스 군대에서는 반말이 사라진 지 오래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어떤 경우든 장교가 하급 병사에게 지시하는 명령이나 전달 사항을 반말로 할 수 없도록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혹 고향 친구 사이인 장교와 병사가 만난 자리일지라도 제3자가 있을 때에는 반말로 서로 인사말을 나누는 것조차 금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품격을 격상시킬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를 높임말 쓰기의 확대에서 찾아봤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면 우리도 GDP 수준에 걸맞은 국민 예의 수준, 행복 수준에 이르리라고 본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실시한 높임말 쓰기는 아주 소중한 사회 실험 결과물이다.

그냥 하나의 일화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인성 교육의 훌륭한 본보기로 삼아 사회 폭력을 정화하고 사회 품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전국적으로 시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조선일보 2010. 8. 8. [이성낙 가천의과학대학교 명예총장]
 
이런 것도 아세요? 123의 법칙

123법칙은 1분간 내가 이야기했다면 2분간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시간 동안 세 번 이상 눈을 맞춘다는 것이다.
 
소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나의 공감을 선물해주는 것이지요..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워가는 과정이 진정한 소통을 위한 바른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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