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예방접종, 안 맞혀도 될까?

조회 2393 | 2013-10-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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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전국에 난데없는 A형간염 공포가 몰아친 적이 있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 병원에 입원했고, 건강한 젊은이들이 줄줄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필수인 B형간염과 달리 이름도 낯선 A형간염은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던 질환.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 오염 물질에 대한 면역력이 거의 없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많은 청춘이 서둘러 A형간염 접종을 했다. 이처럼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전염성 질병이 많고, 있는 줄도 몰랐던 백신도 많다.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되는 수많은 예방접종 목록 중에도 맞힐까 말까 고민하는 것들이 있다. 특히 ‘선택 예방접종’이라고 불리는 것이 그 대상. 예방접종은 크게 기본 접종과 선택 접종이 있다. 걸리기 쉽고 한번 걸리면 심하게 앓는 병들, 즉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결핵(BCG),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B형간염, MMR(홍역·볼거리·풍진), 수두, 뇌수막염, 일본뇌염 등이 기본 접종이고 폐구균,A형간염, 로타바이러스 등은 필요한 사람만 맞는 선택 접종이다.
기본 접종은 흔히 나타나고 감염으로 인한 피해나 합병증이 크므로 전 국민이 대상이다. 선택 접종은 비교적 드물고, 감염으로 인한 피해나 합병증이 비교적 적으며, 그 질병에 노출될 경우 큰 피해와 합병증이 예견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선택 접종도 꼭 맞으라고 당부한다. A형간염, 로타바이러스 등 생명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일단 접종만 하면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기 때문.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손문 교수는 “선택 접종에 해당하는 백신은 건강한 소아도 적극적으로 맞혀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기본 접종에 포함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기본 접종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국가적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라며 선택 접종을 권했다.
시기를 놓치면 의미가 없는 접종도 있다. 예를 들어 로타바이러스 장염 같은 경우에는 영유아 시기에 많이 걸리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전이나 성인이 되어 접종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그러나 폐구균이나 A형간염은 20~30대 건강한 성인도 많이 걸리고, 성인이 되어도 접종을 할 수 있으므로 잘 체크해보고 빠뜨린 게 있으면 가급적 초등학교 입학 전에 맞히도록 한다.
엄마들이 선택 접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일 것이다. 선택 항목의 백신들은 수요가 적고 국내에서 제조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입 과정에서 이런저런 비용이 덧붙기 때문에 접종 비용이 만만치 않다. 연구 개발비나 재료비 자체가 비싼 것도 이유다. 예를 들어 폐구균 백신의 경우 접종약이 일곱 가지나 들어 있다. 이 일곱 가지의 접종약은 각각 따로 만들어 주사기 하나에 담긴다. 접종 비용이 1회 10만원 상당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꼭 접종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다’이다. 어른은 며칠 앓고 지나갈 수 있는 질환도 면역력과 신체 기능이 약한 아이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 접종 어떤 것이 있을까?
폐렴과 중이염을 예방하는 폐구균 백신 5세 이하 아이가 잘 걸리는 폐렴의 원인균을 예방하는 폐렴구균 백신이다. 폐렴구균은 폐렴, 뇌수막염, 균혈증 등의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며 급성 중이염, 부비동염 같은 호흡기 질환도 유발한다. 특히 폐구균은 항생제의 내성을 초래하는 균이기에 미리 폐구균 접종을 하면 내성이 생기는 병에 걸리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2세 미만 아이는 모두 맞아야 하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데서 단체 생활을 하는 2~5세 아이, 중이염의 재발로 고생하거나 심한 중이염을 앓은 아이도 접종이 필요하다.
접종 횟수 총 4회 접종 방법 만 2개월·4개월·6개월에 3회 접종하고, 12~15개월에 추가로 접종한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을 예방하는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생후 6~24개월에 가장 잘 걸리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맞는 백신이다. 흔히 가성콜레라라고 부르는 질환으로 생활 환경을 청결히 하는 것으로는 예방할 수 없으
며, 다른 장염과 달리 많게는 수십 차례 설사를 하므로 탈수 위험성도 높아 백신을 맞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다. 3회 접종하는 5가 백신인 로타텍과 2회 접종하는 1가 백신인 로타릭스 두 종류가 있다. 이 약들은 서로 호환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므로 접종할 때 수첩에 반드시 이름을 적어두어야 한다.
접종 횟수 로타텍으로 접종할 경우 총 3회, 로타릭스로 접종할 경우 총 2회 접종.
접종 방법 2개월 내에 1차 접종을 시작하고, 생후 4개월 내에 2차 접종, 생후 6개월 내에 3차 접종까지 완료해야 한다.

 

성인이 걸리면 더 무서운 A형간염 백신 A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6세 이하 아이가 걸리는 경우 비교적 가볍게 나타나므로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6세 이상과 성인이 걸리는 경우 심하게 고생할 수 있고 황달이 동반되기도 한다. A형간염의 증상은 고열과 황달, 식욕부진, 구역질 등이며 심하면 구토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발생하기 시작한 간염으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고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 A형간염 항체가 없는 건장한 젊은이가 특히 잘 걸린다. 구강과 분변으로 전염되는데, 바이러스성 질환이라 음식이나 사람 간의 접촉으로 감염된다. 따라서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에 유행한다. 기본 접
종 항목은 아니지만 반드시 맞혀야 할 백신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43세 이하 부모도 항체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접종 횟수 총 2회 접종 방법 12개월 이후에 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check list - 예방접종 전, 확인하고 가세요!
접종 전 주의 사항
□예전에 특정 질환을 앓았거나 예방접종 후 이상 증상을 보이는 등 아이의 건강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보호자가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이 좋다.
□접종하는 날 아침 집에서 체온을 측정한다.
□어린이 건강 수첩을 지참해 접종 기록을 남긴다.
□접종 전날 목욕을 시키고, 청결한 옷을 입혀 데리고 간다.
□여러 환자가 드나드는 병원인 만큼 감염 우려가 있으므로,예방접종을 하지 않을 아이는 동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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