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하기, 혼내기, 놀아주기, 밥 먹이기, 교육하기, 배변훈련 등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소소한 육아방식 차이 때문에 금슬 좋던 부부 관계마저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도 한다. 대화로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다지만 자식을 위한다는 마음이 앞서 벌어지는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이주은 부부상담심리센터 이주은 원장과 함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
사랑으로 키우는 데 왜 차이가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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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거리는 손과 발을 볼 때마다 웃음이 넘쳤는데 어느 날부터인지 큰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가끔 후회하는 남편과 아주 가끔 만족하는 아내가 빚어내는 문명적 불만이 결혼”이라고 했다. 매일 같이 있고 싶어서 한 결혼도 살다보니 이렇게 달라지는데 하물며 생명을 키워내는 육아를 하는데 어떻게 같은 마음, 같은 뜻을 가질 수 있을까. “아이를 키우다보면 부부가 소소하게 의견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시기에 따라 원하는 교육이나 해주고 싶은 것들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한쪽은 때가 되면 다 하는 것이니 다소 늦되더라도 기다려보자 하고, 다른 쪽은 조기교육의 장점을 주장하며 미리미리 교육을 시켜야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상반된 부부의 주장이 모두 맞다고도 틀리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건 자식을 사랑하는 근본적인 마음이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주은 원장은 육아 방식에서 나타나는 부부의 차이는 사랑이 부족하거나 욕심이 과해서가 아니라고 조언한다. 육아 방식의 차이로 나타나는 부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육아에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있는 걸까? 혹은 엄마에 비해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육아 방식의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 “부부 사이에 육아 방식에서 현격한 차이가 생겼다면 원인을 육아에서만 찾지 말고 다른 원인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남편이 정말로 바라는 것은 따로 있는데 직접 마주하기가 어려워서 육아 방식이라는 차이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
성장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육아 방식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는 <개 같은 성질 한 방에 보내기>에서 ‘한 사람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을 형성하는 생각.판단.감정 반응의 패턴으로서 같은 스타일로 오랫동안 반복 지속되며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모은 것이 성격’이라고 했다. 육아 방식의 차이로 고민하는 엄마들 가운데 엄하게 자란 남편의 단호한 성격이 아이마저 엄하게만 키우려 하기 때문에 아이가 주눅이 든다며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아이들에게는 엄한 부모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일은 마음 놓고 의논할 수 있는 부모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많다. 몇 십 년도 더 지난 부모 세대의 육아 방식을 고수하는 남편과 아빠를 무서워하며 곁에 가기를 꺼려하는 자녀 사이에서 엄마의 고민이 깊어지기도 한다. “대부분 자녀에게 규율이나 예절 등을 따지며 딱딱하고 바른 행동을 강요하는 부모에게 교육을 받은 이가 자녀에게도 같은 교육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동 폭력을 당했다고 해서 누구나 자녀를 똑같이 때리지는 않지요. 엄하게 자랐어도 내 자녀에게는 자애로운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환경에서 성장했는지에 따라 부부의 육아 방식에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결국 부부의 근본적이고 심층적인 갈등의 원인을 찾아 살펴보고 마주 서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시부모나 친정 부모는 세대가 다르다고 하지만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부부가 육아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고부 갈등이야 세대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니 눈이라도 감는다지만 부부 사이에 육아 방식 차이가 느껴지니 가슴만 답답하다. 부부의 미묘한 육아 방식 차이, 구정물 흐르는 빨래처럼 깨끗하게 빨아서 쨍쨍한 햇볕에 널어 깔끔하게 정리할 수는 없을까? “윗세대와의 육아 방식 차이는 1차 책임을 진 양육자가 누구인지 깨닫는다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자식에게는 부모의 행동이 세상을 살아가는 기준이 됩니다. 자녀에게 바람직한 기준을 세워주기 위해서라도 부부에게 나타나는 육아 방식의 차이를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야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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