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하고 까다로운 아이 육아 노하우1

조회 3200 | 2014-05-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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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욕구에 초점 맞춘 ‘반응적’ 양육 필요해요
태어나면서부터 순하고 조용한 아이가 있는 반면, 극도로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도 있다. 특히 예민한 성향의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은 아이의 까다로움에 어떻게 할지 몰라 난감할 때가 많다. 민감한 아이에게는 민감한 양육법이 필요하다. 민감한 아이를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법,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은 그 해법을 알아보았다.

아이 옷을 살 때마다 상표를 모조리 잘라낸다는 가윤(4세)이 엄마. 가윤이는 옷의 상표가 몸에 닿는 것을 유난히 불편해한다. 제아무리 브랜드 옷이라도 상표는 여지없이 싹둑. 이뿐 아니다. 평소 소음을 견디지 못하는 가윤이 때문에 TV 볼륨도 크게 해놓지 못한다. 다른 집 애들은 온 집 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켜놓고 떠들어도 별일 없는 양 잘만 노는데, 가윤이는 소리가 조금만 커도 귀를 틀어막는다. 내 아이지만 너무 까다롭다는 가윤이 엄마는 아이의 이러한 예민함 때문에 아이를 대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라고 토로했다.

전체 아이의 15~20%는 예민한 기질
누구나 자신의 아이는 ‘순한 기질’로 태어나길 바란다. 하지만 전체 아이 중 약 15~20% 정도가 까다롭고 ‘예민한 기질’을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음식에서 조금만 이상한 냄새가 나도 먹기 싫다며 머리를 휙 돌리는 아이, 커다란 소음에 깜짝깜짝 놀라고 환한 조명에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숫기 없고 소심해서 낯선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평상시에는 얌전하다가도 불쑥 감정을 폭발시키며 성질을 부리고 예민하게 구는 아이 등. 이러한 아이들은 좀처럼 달래지지 않고 잠도 깊게 자지 않아 신생아 때부터 부모를 괴롭힌다. 성장하면서는 분리불안과 낯가림이 심해져 엄마 이외의 사람에게 잘 가지 않고 입맛도 까다로우며 매사에 쉽게 넘어가는 일이 없다. 따라서 순한 기질을 가진 아이의 엄마보다 민감한 기질을 가진 아이의 엄마가 육아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
타고난 기질적 특성 중 하나가 바로 ‘민감성’이다. 어떤 아이들은 무엇을 먹이든, 방 온도가 어떻든 거의 상관없는 것처럼 보인다. 음악 소리가 너무 크다든지, 방의 조명이 지나치게 밝다든지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민감한 아이들은 다르다. 미묘한 맛의 차이뿐만 아니라 작은 온도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들은 성장하면서 정서적으로도 역시 민감해지는 경향이 있다.
행복드림의원 소아정신과 김한규 원장은 “기본적으로 민감한 아이는 남다른 신경체계를 갖고 있어요. 보통 사람은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미묘한 감각과 감정 정보를 더 많이 느끼죠.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 맞닥뜨리면 행동하기 전에 먼저 심사숙고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자극이 클 경우 민감한 아이들은 이러한 상황을 회피하려 들어 소극적이고 숫기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과도한 자극을 피할 수 없는 경우에는 결국 폭발하고 마는데 이 때문에 쉽게 화를 내고 과민 반응하는 아이로 인식되기도 하는 거죠. 심하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아이라고까지 의심받습니다”라고 말했다.
민감한 아이는 환경 변화에 예민하기 때문에 변화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좋고 싫음이 명확한 경우가 많고, 키우는 데 다소 힘이 든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를 부모의 뜻에 억지로 맞추려 들면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아이가 민감한 기질을 타고났다면 무엇보다 인내심을 갖고 적절한 지도 방법을 찾아 꾸준히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감한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 과연 옳을까? 
민감한 아이들은 어떤 행동을 취하기 전에 오랫동안 심사숙고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은 단순히 관찰하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숫기가 없거나 겁이 많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겉으로 보이는 특징은 신체적․정서적․사회적 민감성과 새로운 것에 대한 민감성으로 나뉜다.

신체적 민감성 | 희미한 냄새를 잘 맡는다.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옷의 상표가 피부에 닿는 것에 불편해한다. 커다란 소음에 괴로워한다. 여러 가지가 섞인 복잡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보다 통증에 더 크게 반응한다.
>>“민감한 아이들은 공연히 까다롭게 군다고 핀잔을 받지만 이는 이들이 실제로 남들보다 더 민감한 신경체계를 갖고 있어서 남들은 잘 감지하지 못하는 것을 더 예민하게 느끼고 반응하는 것일 뿐입니다.”

정서적 민감성 |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눈치챈다. 쉽게 운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크게 괴로워한다.
>>“소심하고 겁이 많다는 오해를 받지만 이는 오히려 다른 아이들에 비해 EQ 즉 감정이입과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는 반증입니다.”

사회적 민감성 |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한데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한다. 얼마 동안 만나지 않은 사람과 다시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수줍음 많고 내성적이고 비사교적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민감한 아이들 중의 30%는 외향적인 성격입니다. 그리고 내향적인 민감한 아이라도 여러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한두 명의 친구를 깊이 사귀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점이 다를 뿐 결코 반사회적이지 않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민감성 | 주위의 작은 변화도 금방 알아챈다. 깜짝 놀라는 일이나 갑작스러운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사처럼 새로운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민감한 사람은 아이와 어른을 막론하고 모두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똑똑하고, 직관적이고, 창의적이고, 배려심이 많고, 양심적인 경향이 강해요. 이들은 잘못된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일을 잘 저지르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수줍음이 많거나 소심하거나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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