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다. 따라서 아이가 짜증을 내거나 떼를 쓰는 일은 매우 흔하며, 달래거나 야단을 쳐서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화가 극에 달해 사람을 때리고 물건을 부수고, 심하면 정신을 놓는 정도의 분노발작을 자주 하는 아이라면 그에 맞는 보살핌과 가르침이 필요하다.
가족과 함께 놀이공원에 간 김연지(35세) 씨는 네 살 난 딸의 행동에 화가 났다. 발단은 아이가 곰 인형을 사달고 졸랐는데 “안 돼” 하고 딱 잘라 거절했던 것. 이에 아이는 그 자리에 누워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찌나 화가 나던지 연지 씨는 아이를 호되게 야단쳤지만 오히려 아이가 매장 안에 있는 물건들을 던지면서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결국 아이의 품에 곰 인형을 안겨줄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 잠이 오지 않아 밤새도록 고민했다는 연지 씨. 예전에는 엄마 말이라면 고분고분 잘 듣던 사랑스러운 아이가 최근에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아 이런 일이 종종 있던 터였다. 아무리 미운 네 살이라고 하지만 이런 행동이 계속될까봐 아이와 함께 외출하는 것이 걱정이다.
분노발작은 두뇌 발달 과정 중 겪는 성장통
아이 대부분은 방법은 다르지만 종종 떼를 쓴다. 하지만 단순히 떼를 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지르거나, 사람을 때리고, 발길질을 하고, 물건을 부수고, 억지로 숨을 참는 격한 모습 등의 심한 행동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 부모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한다. 이러한 분노발작은 보통 6개월에서 3세 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심할 경우 기절이나 경련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거나, 얼굴이 붉어지면서 땀을 흘리고, 누워서 뒹굴거나, 숨을 몰아쉬면서 자신을 때리는 자학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분노발작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분노발작은 일종의 자기주장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와 좌절 상태에서 나타난다. 무엇보다 언어 능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의 의사소통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분노로 방출하는 현상이다.
영아기의 아이가 피곤하고 배고플 때 본능에 따라 화를 내는 것도 분노발작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서도 나타난다. 떼를 쓰면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하거나 당황하는 것을 경험한 아이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말 한마디, 눈길 등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정신과 홍현주 교수는 “분노발작은 아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좌절의 경험으로 인해 화가 나는 것을 말합니다. 아이들은 이러한 감정을 통제하고 다스리는 능력이 미성숙하고 문제 해결 방식 또한 충분히 습득되지 않아 화난 감정을 폭발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가 스스로 화난 감정을 표출할 만큼 성장했다는 의미인 동시에 이를 통제할 만한 능력은 되지 못한 미성숙한 상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분노발작은 아이의 두뇌 발달 과정 중에 겪는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라고 말한다.
달래고 야단치는 것은 발작이 멈춘 후에
분노발작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부모 역시 화가 난다. 이럴 때 부모가 아이에게 오히려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면서 야단을 치면 아이의 행동이 가라앉기보다 분노가 더욱 자극되어 그 강도가 세어진다. 물론 아이의 그러한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고 고쳐야 한다는 것을 교육하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역할이지만 아이가 화가 나 있는 동안에는 아이를 설득하거나 타이르지 않도록 한다.
따라서 아이가 진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힘으로 아이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굳게 먹고 아이의 행동이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런 과정을 계속하다보면 아이는 떼를 써봐야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감정 조절을 한다.
홍현주 교수는 “아이가 분노발작을 할 때는 아이의 감정을 가라앉히는 것이 우선입니다. 훈계나 말로 상황을 이해시키려고 애쓰기보다는 부모가 차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거친 행동을 한다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아이가 다치지 않게 꼭 안아주거나 다독거리면서 다칠 수 있는 주변의 물건들을 정리해주세요. 주변 상황이 위험하지 않다면 차분하게 지켜보거나 자리를 피하거나 무관심이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감정이 진정이 되면 타임아웃 같은 방법을 쓰면서 행동에 대한 훈육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한다.
단호하고 일관성 있는 양육 태도 필요해
분노발작의 원인은 아이로부터 시작되지만 그 결과는 부모의 몫이다.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분노발작이 지속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부모는 아이에게 단호하게 행동하되 신경질적이어서는 안 되며 일관성을 지키되 아이가 항상 예측할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특정 행동을 넘어서려고 할 때는 확실한 선을 그어주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부모가 육아 원칙의 단호함을 보여야 아이는 부모를 의지할 수 있다.
반면 부모가 나약하고 아이의 상황에 좌지우지되면 아이는 오히려 불안정한 마음을 갖는다. 물론 단호함 속에는 아이에 대한 애정을 지키면서 ‘이런 식으로 계속 행동하면 너의 요구에 반응하지 않겠다’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에 더 이상 관심을 보여주지 않으면 대부분의 상황은 누그러진다. 간혹 대응하지 않는 부모를 계속 쫓아다니며 떼를 쓰기도 하지만 부모는 아이와 거리를 두고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한편 부모 모두 일관된 태도를 갖고 아이를 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엄마는 아이에게 단호하게 행동하는데 아빠는 이를 무시하고 항상 아이를 받아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어떤 행동을 해도 아빠가 다 들어준다는 것을 알고 아이는 아빠에게만 떼를 쓰게 되기 때문이다. 또 아이의 분노를 빨리 가라앉히려는 마음으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물질로 보상해주는 행동도 금해야 한다. 분노가 보상으로 이어지면 아이는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마다 분노를 표출해 그 행동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양육자의 일관된 행동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아이의 분노가 타당할 때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아이가 분노를 표출할 때 무조건 부모의 말에 복종하라는 식의 행동은 피해야 한다. 아이가 왜 화가 났는지 그 상황을 고려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특히 화를 내는 이유가 타당하다면 굳이 아이의 욕구를 꺾을 필요가 없다. 아이가 화를 낼 때는 대부분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부모는 이유 없이 고집을 부린다고 생각한다. 또 단번에 아이의 고집을 꺾지 못하면 계속 아이에게 끌려갈 것 같아 모든 행동과 의견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모든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더욱더 화를 내기 마련이고 ‘엄마가 너무 밉다’는 증오만 남길 수 있다. 따라서 타당한 이유가 있는 분노라면 시간을 끌지 말고 들어주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반면 아이가 심하게 짜증을 내거나 떼를 쓰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부모들이 있다. 특히 어떤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아이가 떼를 쓰면서 방해를 하거나 버티고 있으면 아이에게 격한 감정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 후 죄책감 때문에 ‘내가 아이에게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했을까’ 후회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부모가 자제심을 잃고 아이에게 폭언이나 위협을 가하면 분노발작의 빈도와 강도만 높아진다. 이 경우 아이에게 부모의 상황을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어려서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부모의 절망과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대화법이야말로 마음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부모의 제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떼쓰기가 위험한 행동으로 이어질 때는 아이가 그러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제압은 때리거나 체벌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더 이상 행동할 수 없도록 아이를 꼭 껴안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단, 말투는 차분해야 한다. 아이의 눈을 보고 차분한 말로 타이르면 아이 스스로 ‘떼를 써도 엄마를 당할 수 없구나’ 하는 마음을 갖고 분노발작을 멈춘다.
3세 이후에도 계속되면 치료가 필요해
분노발작은 아이의 기질이나 부모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기보다는 뇌 발달이 미숙한 아이가 내면의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상태로 보는 것이 옳다. 결국 분노발작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스스로를 다스리는 능력이 발달하는 자연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직 어린 아이의 분노발작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으므로 적절한 대처로 그 빈도와 정도를 조금씩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3세 이후에도 분노발작이 계속된다면 그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홍현주 교수는 “뇌 발달 속도가 느리거나 기질적으로 감정 조절이 잘되지 않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런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분노발작이 오랫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분노발작이 단순한 성장통이 아니라 다른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분노발작이 지나쳐 아이의 충동적인 성향이 강해지거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에 입학해서도 자신의 욕구 충족을 떼쓰기로 관철하려 한다면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봐야 한다.
또 아이의 분노발작이 하루 3~4회 이상 일어나고, 한 번에 15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분노발작과 함께 폭력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경우, 스스로 자해하는 일이 잦고 혼자 있고 싶어 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을 받도록 한다.
분노발작은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어 아이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스스로 터득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분노발작이 시작될 때마다 아이를 닦달하거나 짜증 내지 말고 무엇 때문에 그런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솔직히 표현하게 해서 일방적인 소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아이를 억압하거나 과잉보호하는 부모의 양육 태도는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족과 함께 놀이공원에 간 김연지(35세) 씨는 네 살 난 딸의 행동에 화가 났다. 발단은 아이가 곰 인형을 사달고 졸랐는데 “안 돼” 하고 딱 잘라 거절했던 것. 이에 아이는 그 자리에 누워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찌나 화가 나던지 연지 씨는 아이를 호되게 야단쳤지만 오히려 아이가 매장 안에 있는 물건들을 던지면서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결국 아이의 품에 곰 인형을 안겨줄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 잠이 오지 않아 밤새도록 고민했다는 연지 씨. 예전에는 엄마 말이라면 고분고분 잘 듣던 사랑스러운 아이가 최근에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아 이런 일이 종종 있던 터였다. 아무리 미운 네 살이라고 하지만 이런 행동이 계속될까봐 아이와 함께 외출하는 것이 걱정이다.
분노발작은 두뇌 발달 과정 중 겪는 성장통
아이 대부분은 방법은 다르지만 종종 떼를 쓴다. 하지만 단순히 떼를 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지르거나, 사람을 때리고, 발길질을 하고, 물건을 부수고, 억지로 숨을 참는 격한 모습 등의 심한 행동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 부모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한다. 이러한 분노발작은 보통 6개월에서 3세 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심할 경우 기절이나 경련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거나, 얼굴이 붉어지면서 땀을 흘리고, 누워서 뒹굴거나, 숨을 몰아쉬면서 자신을 때리는 자학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분노발작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분노발작은 일종의 자기주장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와 좌절 상태에서 나타난다. 무엇보다 언어 능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의 의사소통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분노로 방출하는 현상이다.
영아기의 아이가 피곤하고 배고플 때 본능에 따라 화를 내는 것도 분노발작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서도 나타난다. 떼를 쓰면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하거나 당황하는 것을 경험한 아이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말 한마디, 눈길 등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정신과 홍현주 교수는 “분노발작은 아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좌절의 경험으로 인해 화가 나는 것을 말합니다. 아이들은 이러한 감정을 통제하고 다스리는 능력이 미성숙하고 문제 해결 방식 또한 충분히 습득되지 않아 화난 감정을 폭발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가 스스로 화난 감정을 표출할 만큼 성장했다는 의미인 동시에 이를 통제할 만한 능력은 되지 못한 미성숙한 상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분노발작은 아이의 두뇌 발달 과정 중에 겪는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라고 말한다.
달래고 야단치는 것은 발작이 멈춘 후에
분노발작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부모 역시 화가 난다. 이럴 때 부모가 아이에게 오히려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면서 야단을 치면 아이의 행동이 가라앉기보다 분노가 더욱 자극되어 그 강도가 세어진다. 물론 아이의 그러한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고 고쳐야 한다는 것을 교육하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역할이지만 아이가 화가 나 있는 동안에는 아이를 설득하거나 타이르지 않도록 한다.
따라서 아이가 진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힘으로 아이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굳게 먹고 아이의 행동이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런 과정을 계속하다보면 아이는 떼를 써봐야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감정 조절을 한다.
홍현주 교수는 “아이가 분노발작을 할 때는 아이의 감정을 가라앉히는 것이 우선입니다. 훈계나 말로 상황을 이해시키려고 애쓰기보다는 부모가 차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거친 행동을 한다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아이가 다치지 않게 꼭 안아주거나 다독거리면서 다칠 수 있는 주변의 물건들을 정리해주세요. 주변 상황이 위험하지 않다면 차분하게 지켜보거나 자리를 피하거나 무관심이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감정이 진정이 되면 타임아웃 같은 방법을 쓰면서 행동에 대한 훈육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한다.
단호하고 일관성 있는 양육 태도 필요해
분노발작의 원인은 아이로부터 시작되지만 그 결과는 부모의 몫이다.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분노발작이 지속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부모는 아이에게 단호하게 행동하되 신경질적이어서는 안 되며 일관성을 지키되 아이가 항상 예측할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특정 행동을 넘어서려고 할 때는 확실한 선을 그어주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부모가 육아 원칙의 단호함을 보여야 아이는 부모를 의지할 수 있다.
반면 부모가 나약하고 아이의 상황에 좌지우지되면 아이는 오히려 불안정한 마음을 갖는다. 물론 단호함 속에는 아이에 대한 애정을 지키면서 ‘이런 식으로 계속 행동하면 너의 요구에 반응하지 않겠다’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에 더 이상 관심을 보여주지 않으면 대부분의 상황은 누그러진다. 간혹 대응하지 않는 부모를 계속 쫓아다니며 떼를 쓰기도 하지만 부모는 아이와 거리를 두고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한편 부모 모두 일관된 태도를 갖고 아이를 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엄마는 아이에게 단호하게 행동하는데 아빠는 이를 무시하고 항상 아이를 받아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어떤 행동을 해도 아빠가 다 들어준다는 것을 알고 아이는 아빠에게만 떼를 쓰게 되기 때문이다. 또 아이의 분노를 빨리 가라앉히려는 마음으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물질로 보상해주는 행동도 금해야 한다. 분노가 보상으로 이어지면 아이는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마다 분노를 표출해 그 행동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양육자의 일관된 행동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아이의 분노가 타당할 때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아이가 분노를 표출할 때 무조건 부모의 말에 복종하라는 식의 행동은 피해야 한다. 아이가 왜 화가 났는지 그 상황을 고려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특히 화를 내는 이유가 타당하다면 굳이 아이의 욕구를 꺾을 필요가 없다. 아이가 화를 낼 때는 대부분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부모는 이유 없이 고집을 부린다고 생각한다. 또 단번에 아이의 고집을 꺾지 못하면 계속 아이에게 끌려갈 것 같아 모든 행동과 의견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모든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더욱더 화를 내기 마련이고 ‘엄마가 너무 밉다’는 증오만 남길 수 있다. 따라서 타당한 이유가 있는 분노라면 시간을 끌지 말고 들어주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반면 아이가 심하게 짜증을 내거나 떼를 쓰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부모들이 있다. 특히 어떤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아이가 떼를 쓰면서 방해를 하거나 버티고 있으면 아이에게 격한 감정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 후 죄책감 때문에 ‘내가 아이에게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했을까’ 후회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부모가 자제심을 잃고 아이에게 폭언이나 위협을 가하면 분노발작의 빈도와 강도만 높아진다. 이 경우 아이에게 부모의 상황을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어려서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부모의 절망과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대화법이야말로 마음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부모의 제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떼쓰기가 위험한 행동으로 이어질 때는 아이가 그러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제압은 때리거나 체벌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더 이상 행동할 수 없도록 아이를 꼭 껴안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단, 말투는 차분해야 한다. 아이의 눈을 보고 차분한 말로 타이르면 아이 스스로 ‘떼를 써도 엄마를 당할 수 없구나’ 하는 마음을 갖고 분노발작을 멈춘다.
3세 이후에도 계속되면 치료가 필요해
분노발작은 아이의 기질이나 부모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기보다는 뇌 발달이 미숙한 아이가 내면의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상태로 보는 것이 옳다. 결국 분노발작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스스로를 다스리는 능력이 발달하는 자연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직 어린 아이의 분노발작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으므로 적절한 대처로 그 빈도와 정도를 조금씩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3세 이후에도 분노발작이 계속된다면 그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홍현주 교수는 “뇌 발달 속도가 느리거나 기질적으로 감정 조절이 잘되지 않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런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분노발작이 오랫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분노발작이 단순한 성장통이 아니라 다른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분노발작이 지나쳐 아이의 충동적인 성향이 강해지거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에 입학해서도 자신의 욕구 충족을 떼쓰기로 관철하려 한다면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봐야 한다.
또 아이의 분노발작이 하루 3~4회 이상 일어나고, 한 번에 15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분노발작과 함께 폭력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경우, 스스로 자해하는 일이 잦고 혼자 있고 싶어 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을 받도록 한다.
분노발작은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어 아이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스스로 터득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분노발작이 시작될 때마다 아이를 닦달하거나 짜증 내지 말고 무엇 때문에 그런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솔직히 표현하게 해서 일방적인 소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아이를 억압하거나 과잉보호하는 부모의 양육 태도는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