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본래 ‘양성’이었다?

조회 1981 | 2014-06-0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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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이래 인간의 관심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한 것은 바로 성(性)에 관한 것이다. 남성 아니면 여성으로 대변되는 게 인간일진데 이와 같은 호기심은 멈추지 않는 것일까? 아마도 하나의 성에 속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난 인간으로서 이성에 대한 끊임없는 흠모와 동경의 마음 때문이리라.

남?여 생식기의 분화 과정은 이렇다
맨 처음 생겨날 무렵 태아는 남성도 여성도 아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태아는 발생 초기에 남녀의 모든 생식기를 한 몸에 가지고 있다. 여성 생식기의 원시 형태인 뮐러관과 남성 생식기의 원시 형태인 볼프관이 임신 초기의 태아에게 함께 나타나는데, 이 두 생식기는 임신 9주째에 어느 한쪽이 발달하고, 다른 한쪽은 퇴화하는 방식으로 변화한다.
따라서 16주경이면 여아에게 뮐러관(Mullerian duct)이라는 관 모양의 조직이 생기기 시작해서 여성의 생식기로 발달되어 가며 이 변화는 난소의 생성으로 완성된다. 남아의 경우 Y 염색체가 고환의 발달을 촉진하는 호르몬의 생성을 활성화한다. 즉, 한쪽의 생식기를 발달시키는 유전자가 바로 정자의 Y정자 또는 X정자 속에 각각 따로 들어 있는 셈이다. Y정자의 유전자가 유전적 신호에 응답하면 정자를 생산하는 정소가 만들어지고 정소에서 남성호르몬을 내보내 부정소, 세정관, 저정낭, 음경과 같은 남성 생식기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게 된다. 여성 또한 X정자 속의 유전적 신호로 난자를 생성하는 난소가 만들어지고 이곳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나오게 된다. 에스트로겐에 의해 뮐러관이 자궁, 수한관, 질과 같은 여성 생식기로 분화된다. 이것이 이른바 제1차 성징으로 갓 태어난 아기도 가지고 있는 생식기에 의해 남녀의 구별이 뚜렷하다는 게 특징이다. 1차 성징과 달리 2차 성징은 성호르몬의 분비에 의해 이뤄지는데 남자는 더욱 남자다워지고 여자는 더욱 여성스러워지는 변화를 겪게 된다. 대개 청소년기(12세~17세)에 나타나며,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생식기의 발육이 뚜렷해지고 그 기능도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남성은 근육과 뼈가 힘차 보이고, 수염이나 가슴 털 등 전신의 발모가 풍부해지고, 목소리도 변성되어 남자답게 되며 사정 등의 신체 변화를 겪는다. 이와는 달리 여성은 일반적으로 뼈는 가늘지만 골반은 커지고, 피하지방이 풍부해져 몸의 곡선이 부드러워지며, 유방이 커지고, 털은 많지 않으며, 월경을 시작하게 된다.

남성과 여성의 뇌는 다르다
최근까지도 신경과 전문의들은 대부분의 신체 기관과 마찬가지로 뇌 구조는 남성과 여성이 동일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관찰을 거듭할수록 성별에 따라 인체 기관에는 실질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뇌 역시 예외가 아니다. 남성과 여성은 뇌의 모양과 크기, 세포 수와 뇌가 상호 연결된 범위에 있어서 다른 양상을 보인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해부학적 차이를 성적 이형(性的 異形)이라고 한다.
동물과 인간 모두 뇌의 크기와 모양에 있어서 성적 이형을 보인다. 남성의 뇌는 일반적으로 여성의 뇌보다 15~20% 가량 더 크다. 그러나 여성이 대뇌 피질의 특별한 부분, 즉 눈 바로 뒤에 있는 부분에 11% 가량 더 많은 뉴런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은 언어 및 음악의 음조를 구별하는 능력과 관계가 있다. 또한 여성의 뇌는 뉴런간의 연결, 뇌의 양쪽 부분 간의 연결이 더욱 정밀하게 이루어져 있다. 공간의 삼차원적 대상의 특성을 이해하는 뇌의 오른쪽 반구는 남성이 좀 더 크다. 뇌의 왼쪽 반구는 언어를 관장한다. 뇌의 다른 부분은 성별에 따라 반구에서 반구로 거울상 대칭을 이루는 차이를 보인다. 하두정소엽은 남성의 경우 왼쪽이 더 크고 여성의 경우 오른쪽이 더 크다. 뇌의 이 부분은 시각과 촉각으로부터 받아들이는 정보를 처리한다. 시상 하부(호르몬 농도를 조절하는 뇌의 부분)에는 성 이형 핵이라는 세포집단이 있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그 세포수가 거의 2배나 많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호르몬 분비에 따른 뇌의 발달이다. 태아가 3개월에 접어들 때 생기는 난소와 2개월 무렵에 생기는 고환은 일단 만들어지면 성 차이를 나타내는 호르몬의 생산을 개시한다. 이 성 호르몬이 결정적 시기에 생성되는 뇌 조직에 영향을 미쳐서 여성의 뇌와 남성의 뇌 사이에 차이를 형성한다. 이 결정적 시기를 뇌가 호르몬의 영향에 반응하는 시기로 일컫는데 발달 단계상 매우 짧은 시간이다.
성별에 따른 발달상의 차이는 사춘기를 거쳐 일생 동안 계속 된다. 남녀 간의 뇌의 차이는 노년기에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뇌는 난소나 고환처럼 성 차이를 나타내는 기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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