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사회성이 좋아야 성공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부모들이 아기의 사회성 발달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성의 뿌리는 자아가 싹트기 이전인 만 0~2세 사이에 부모와 맺는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부모와의 애착 형성기(0~3개월)
“엄마 품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태어나서 보살핌을 받는 과정에서 아기는 부모에게 애착 감정을 갖게 되고, 부모는 아기에게 유대감을 느낀다. 이것은 훗날 안정된 탐색 행동과 격리 불안을 느끼게 되는 기초가 된다. 이 시기 아기들의 특징은 주고받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잠에서 깨어나 울 때 주변 사람들이 즉시 안아주면 울음을 그치고, 다양한 소리와 음조의 울음으로 자신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엄마의 웃음에 아기도 같이 웃으며 답변한다.
낯가림이 시작되는 시기(4~9개월)
“곁에 엄마가 없으면 너무 불안해요”
이 시기 아기들의 가장 큰 특징은 낯가림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아기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일단 아기가 낯가림을 한다면 아기와 엄마의 애착이 성공적으로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아기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자신이 엄마 뱃속과는 다른 낯선 세상에 태어나 의지한 유일한 사람이 엄마인데, 혹시 저 사람이 없어지면 ‘나를 누가 먹여주고, 입혀주고, 놀아주나?’ 하는 불안감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기는 엄마와의 애착을 통해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쌓아간다. 아무리 울어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기는 세상이 냉혹하고 매정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회적인 상호 작용기(10~12개월)
“다른 사람에게도 관심이 생겼어요”
10개월경이 되어 기어다니기 시작하면 아기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관심 있는 또래 아기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조심스레 접근한다. 지금까지 ‘나’에게만 관심을 가져왔던 아기가 내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고 만남을 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타인에게 과감하게 접근하지 못한다. 엄마 무릎에 앉아 있을 때만 편안한 마음으로 탐색을 하게 된다. 조금 다가가다가도 엄마가 움직이거나 상대방이 너무 적극적으로 다가오면 금방 엄마에게 되돌아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자신에 대한 이해도 점점 많아져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웃고 좋아하면서 자신의 생김새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다.
자율성과 독립심 형성기(13~24개월)
“아기는 이제 혼자서도 잘 놀아요”
엄마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독립을 시도하게 되는 시기다. 또한 아기들의 자아감이 발달하면서 “나, 나의 것”과 같은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런가 하면 엄마와의 애착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면 부모가 잠시 떨어져도 아기는 그다지 불안해하지 않는다. 그래서 엄마가 한 공간 안에 내 곁에 있다는 것을 알면 혼자서도 잘 논다. 바로 독립의 시작이다.
하지만 완전한 독립은 아니다. 아기는 혼자 놀다가도 엄마가 주변에 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또한 또래 아기에게 관심이 생긴다. 하지만 이때는 다른 아기와 사귄다는 개념보다는 자신과 비슷한 체형과 모습의 아기에게 끌리게 되면서 ‘또래’ 의식이 생기는 정도다. 그래서 친구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다가가지만, 같이 놀이를 한다거나 친구에게 친밀감을 표현하는 것은 많이 서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