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아이, 어떻게 바로 잡을까?

조회 5210 | 2014-06-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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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을 치우라면 더 어지르고, 밥을 깨끗이 먹으라고 하면 일부러 바닥에 흘리면서 먹는 청개구리 아이. 야단을 치면 칠수록 청개구리 행동은 더 심해질 뿐 나아지지 않는데…. 천성이 아닌 반항심에서 나오는 아이의 청개구리 행동에는 부모의 사랑이 특효약이다.

우리가 보통 “청개구리 같다”고 말할 때의 청개구리는 엄마의 모든 말을 거꾸로 행동하는 동화책 속 청개구리의 이야기를 빗댄 것이다. 방을 치우라고 하는데 치우지 않거나 밥을 먹으라고 하는데 먹지 않는, 말 안 듣는 행동과는 달리 시키는 모든 것을 거꾸로 하는 행동을 말한다. 부모의 말에 이렇게 반대로 행동하는 아이, 왜 그런 걸까?
한국아동상담센터 김성은 부소장은 “청개구리 행동에는 ‘시키는 사람’ 또는 ‘규칙’이 있고 이것을 ‘어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행동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지시, 규칙에 대한 반응, 태도를 나타냅니다. 즉 아이들의 청개구리 행동은 마음속에 상대방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나타납니다. 결국은 아이와 맺어진 사람과의 관계가 어떠하냐에 따라 청개구리 행동의 정도가 정해지는 것이죠”라며 “아이의 행동을 만들고 형성해나가는 것에는 부모와의 관계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적절치 못하면 청개구리 행동이 나옵니다. 물론 어떤 아이들은 직접적인 반항을 하기도 하고, 위축된 행동을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청개구리 행동, 왜 할까?

부모의 행동이 지나치게 권위적일 때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행동을 바로 잡는다는 명목하에 지나치게 권위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때 무조건 어른의 말을 따라야 하고, 만약 그렇지 않으면 나쁜 아이가 되는 것처럼 야단을 치거나 벌을 주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 지속될 경우 아이들은 처음엔 무서워서 위축이 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반항심이나 분노가 싹튼다. 이것이 지나치면 부모뿐 아니라 다른 어른들의 말도 ‘기분 나쁜’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성향(기질)이 강한 아이는 무섭게 할 때만 말을 듣는 척하다가 그렇지 않을 때는 무조건 반대로 행동해 자신을 드러내 보이려고 한다. 즉 청개구리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보이려는 것이다. ‘나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아이의 표현인 것이다. 아이는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는 태도에 직접적으로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행동이 나타난다.

이렇게 해주세요_
부모의 뜻에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권위적인 태도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에게 그 권위를 인정받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생각이나 의견을 물어보고 헤아려줘야 한다.
권위적이고 무섭게 하는 부모에게서 크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환경(무섭지 않은)에서 청개구리 같은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무서운 사람 앞에서는 가만히 있고 그렇지 않으면 행동 통제가 안 된다. 이럴 경우는 부모가 무섭게 통제하는 태도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아이의 행동은 고쳐지지 않는다. 무섭지 않게, 대신 아이와 재미있게 놀아주는 기회를 많이 만들면 아이는 부모의 말을 잘 듣게 된다.

부모의 행동이 우유부단할 때
일관성 없는 부모의 행동 또한 아이의 청개구리 행동을 부른다. 대표적으로 아이가 떼를 쓰면 요구를 들어주고 그렇지 않으면 넘어가는 식으로 아이의 반응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또 부모 중에 아이를 사랑하긴 하지만 가끔씩 친구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 친구처럼 아이를 놀리기도 하고, 재미로 약을 올려서 괴롭히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은 처음엔 재미있는 놀이처럼 시작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는 기분 나빠하고 울게 된다. 부모 또한 장난으로 시작했다가 기분을 상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러한 행동이 자꾸 반복되면 아이가 부모를 우습게 여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후에는 부모를 함부로 대하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모를 약 올리기 위해 일부러 청개구리 행동을 하기도 한다. 정작 부모의 권위가 필요할 때는 아이에게 전혀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해주세요_ 부모는 친구처럼 친밀할 때도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부모가 친구가 될 수는 없다. 지나치게 아이에게 격의 없이 대하는 것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다. 그리고 아이의 떼쓰는 수준에 따라 혹은 부모의 필요에 따라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아이는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게 된다. 그러다보면 함부로 하는 태도를 보이고 지시에 대해 청개구리 행동을 하는 것이다. 들어줄 수 있는 것은 즉각적으로 기꺼이 들어주고, 들어줄 수 없는 것은 아이가 떼를 쓰고 울더라도 절대 들어주지 않는 일관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아이의 욕구를 충분히 채우지 못할 때
아이가 청개구리 행동을 하는 원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아이가 성장하다보면 각 발달 단계마다 충족되어야 할 욕구가 있다.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아이의 성향에 따라 청개구리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 충분히 먹어야 할 때 그렇지 못했다면 먹는 것과 관련되어 청개구리 행동이 나올 수 있고, 먹고 싶지 않은데도 부모가 억지로 먹이려 했다면 아이는 음식에 대한 거부감과 동시에 청개구리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바깥 활동을 많이 해서 아이의 스트레스를 풀어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아이가 짜증이 많아질 수 있다. 그러다보면 부모와 지속적으로 부딪치고 결국 아이는 부모가 하라는 모든 것을 반대로 행동한다.

이렇게 해주세요_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 무엇이든 억지로 시키기보다 스스로 준비가 됐는지 살피고 서서히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아이는 바깥에서 실컷 놀아야 하는데 공부 때문에 놀지 못하는 경우 학습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그런 행동을 보인다면 과감하게 학습을 미루는 것도 현명하다. 아이의 성적보다 중요한 것이 인성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하고 싶은 욕구가 많을 때
아이는 두 돌이 지나면서 자율성의 욕구를 보인다.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는’ 고집인 자율성은 모든 행동을 부모가 해주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해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흘리면서도 혼자 밥을 먹으려 하거나, 부모가 바빠서 아이를 안고 가고 싶은데 걸어서 자기 마음대로 가려 하거나, 자기가 원하는 옷을 입으려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행동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은 충분히 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아이의 행동을 제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아이는 고집이 세지고 이 고집을 꺾으려고 하다보면 절대로 고집을 굽히지 않는 아이의 행동이 ‘청개구리 행동’으로 보인다.
엄마는 도와주고 싶어서 했는데 아이는 ‘내가 할 건데 엄마가 손댔다’고 심하게 울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을 보고 떼를 쓰거나 운다고 야단을 많이 치면 아이는 억울한 마음이 생긴다. 이 억울한 마음이 많아지면 청개구리 행동이 나타난다.

이렇게 해주세요_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사소한 행동이라도 물어보는 것이다. 도와줘도 되는지 물어보고, 아이가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아이의 행동을 방해한 꼴이 되어서 아이가 운다면 오히려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야 한다. 하지만 엄마들 대부분은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야단친다. 그러나 아이에게 야단을 치거나 윽박지르는 것은 청개구리 행동을 고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명심하자.

형제 관계에서 관심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형제자매들이 있으면 부모의 관심이 자칫 한쪽으로 쏠리기 쉽다. 그러다보면 아이는 상대적으로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아이가 그렇게 느낄 때는 부모가 ‘난 공평하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다. 형제 중에 한 아이가 자꾸 야단맞을 행동을 해서 야단을 치더라도 야단맞는 아이는 ‘나만 미워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이 반복되고 아이는 ‘사랑받고 싶다’는 내면의 강력한 욕구를 청개구리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자신이 말을 듣지 않아 엄마, 아빠에게 야단맞을 때는 부모가 온통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만을 쳐다보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행동이 쌓이다보면 아이는 ‘나는 말을 듣지 않는 것으로 나의 마음(존재감)을 보이겠다’는 엉뚱한 상황을 연출한다.

이렇게 해주세요_ 가장 먼저 할 일은 부모가 편애를 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이유든 편애를 했다면 공평하게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한 아이에게 편애를 하고 있다가 다른 아이가 청개구리 행동을 한다고 해서 편을 드는 것은 금물이다. 이는 두 아이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다. 아이들이 싸울 때는 심하지 않다면 끼어들지 않고 지켜본다. 싸우다 울면서 엄마에게 오는 아이만 달래주고, 차후에 큰아이에게 “누나(형, 오빠) 노릇 하기 힘들지”라며 위로해준다.



청개구리 아이를 위한 부모의 행동

아이의 행동에 화내지 않는다_ 아이가 청개구리 행동을 하더라도 버럭 화를 내거나 다그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청개구리 행동을 하는 아이 대부분은 부모가 화를 내도록 유도할 목적으로, 혹은 화를 낼 것을 뻔히 알면서 이런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테스트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화내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말하거나 필요한 사항을 요구한다.

사랑과 관심을 더 쏟는다_ 아이의 청개구리 행동은 부모의 빈자리가 있다는 증거다. 그러므로 아이의 마음속에 ‘엄마’가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더욱 관심 있게 지켜본다.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하거나 방치했다면 아이의 마음은 ‘엄마 고파’이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고 더욱 사랑으로 안아주고 관심을 쏟아주어야 한다.

아이에게 감동을 준다_ 아이를 감동시키는 행동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안아달라면 안아주고, 놀자고 하면 놀아주는 것도 아이를 감동시키는 것이다. 아이가 원하는 형태로 사랑을 표시하고, 아이에게 엄마가 늘 자신의 편이고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준다.

절대 매를 들지 않는다_ 매는 청개구리 아이를 더 청개구리로 만들 뿐, 전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아이는 엄마가 매를 들고 윽박지를수록 더 말을 듣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매보다 사랑이 필요한 아이임을 인지하고 감싸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준다_ 지나치게 부모 마음대로 결정하지 말고 아이가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인정하고,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서 아이의 결정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원하는 양말을 신고 가겠다는 고집조차도 아이의 의견임을 인정하고 들어줄 수 있는 한 들어준다.

시키기보다 스스로 하도록 유도한다_ 아이의 일이 아닌 경우 무조건 시키기보다 “엄마 좀 도와줄래?” 하고 물어본다. 싫다고 하면 “그래? 마음이 생기면 이야기해”라고 말하고 물러서서 기다린다. 청개구리 같은 아이는 시킨다는 뉘앙스를 풍기면 무조건 ‘반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네가 어떻게 행동해도 엄마는 서운하지 않다’는 여유로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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