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는 단호하게

조회 1973 | 2014-06-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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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vs 지켜보기, 부모의 선택은?
‘안 돼!’ ‘하지 마!’ 아이를 보면 입버릇처럼 나오는 말들. 주위에 위험한 것투성이이기 때문이다. 잠깐 눈 돌리기 무섭게 일어나는 게 바로 아이의 안전사고다. 그래서 아이가 조금이라도 위험한 행동을 보이면 무작정 ‘안 돼!’라는 말부터 튀어나온다. 하지만 매번 그럴 수도 없는 노릇. 우리 아이에게 꼭 ‘안 돼’라고 말할 것과 그저 지켜보면서 내버려둬도 되는 것은 무엇인지 체크해보자.

아장아장 걷기를 좋아하는 두 살 지연이. 요즘 지연이는 자꾸 주방으로 가서 전기밥솥 스팀 구멍에 손을 갖다 댄다. 한 번은 큰 사고로 이어질 뻔도 했다. 그 순간 엄마가 봤으니 다행이지 자칫 손에 화상을 입을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 때문인지 지연이 엄마는 아이의 행동거지에 여간 민감한 게 아니다. 주방으로 가기만 해도 ‘가지 마!’라는 말부터 나오고, 싱크대 문이라도 열라치면 ‘안 돼!’ 하고 고함부터 지른다. 어쩔 땐 ‘너무 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아이에게 벌어질 사고를 떠올리면 마음을 다잡게 된다.

위험한 행동은 단호한 태도로 ‘안 돼’
아이의 사고는 예정돼 있지 않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게 아이의 사고다. 그렇다고 아이의 충만한 호기심을 매번 제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에 대해 이루다아동발달연구소 현순영 소장은 부모의 양육 방식이 ‘민주적 방임’의 형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안 돼’라고 말하는 것도 문제지만 많은 부모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 중 하나가 바로 ‘방임’이에요.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킨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그저 지켜보기로 일관하는 것이죠. 이는 말 그대로 ‘방임’이에요. 부모의 이러한 양육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는 성장해서도 질서 있는 생활 속에 적응하기 힘들어요. ‘민주적 방임’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틀 안에서의 자유’예요.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어떤 틀을 벗어나면 반드시 ‘안 돼’라고 가르치고 그 틀 안에서 아이의 자유를 허용하며 부모는 그저 지켜보면 되죠.”
현순영 소장은 교육적인 관점에서 한계선을 주고 위험한 것은 없애는 등 주변 환경을 정리한 다음 ‘지켜보기’를 강조했다.
“아이 특성상 9개월부터 ‘안 돼’라는 말을 알아들어요. 위험한 행동은 안 된다는 것을 이때부터 단호한 태도로 알려주고, 이를 반복해서 아이에게 인지시켜야 해요. 이 시기를 놓치면 버릇 길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것은 놓쳐요. 만약 뜨거운 것을 만져 수증기 화상을 입었다 해도 그다음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생각하지 못하죠.”
밥상머리에서 밥은 먹지 않고 물컵으로 물놀이를 하거나 양치할 때 양치컵으로 장난을 친다면 그때도 단호하게 ‘안 돼’라고 말해야 한다. 물놀이는 밥을 다 먹은 후에, 양치컵 장난은 양치를 다 한 후에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
“목적이 있는 행동을 할 땐 그 목적을 다 이룬 다음에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본래의 목적을 충실히 이행해야 하는 특별한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아이도 알 필요가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다른 문제 행동을 일으킵니다.”
그렇다면 반드시 ‘안 돼’라고 말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반드시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할 것
1. 뜨거운 것 근처에 가거나 만지려고 할 때
냄비, 다리미, 주전자, 밥솥, 가스 불 등 우리 집 안에는 위험한 것이 너무 많다. 특히 가스레인지 손잡이가 아이 손에 닿을 정도가 되면 아이는 호기심에 손잡이를 이리저리 돌려본다. 이때 끓고 있는 냄비나 주전자에 손을 갖다 대기라도 하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2. 매운 것, 콩이나 목에 걸릴 수 있는 것을 입에 넣을 때 
아직 어린 아이들은 아무것이나 입으로 먼저 집어넣는 버릇이 있다. 자칫 목구멍에 걸리기라도 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3. 가위나 칼 등 날카로운 것을 잡으려고 할 때
모든 걸 만지고 탐색하고 싶은 시기다. 특히 소근육 운동이 발달하는 시기라 손을 사용해 여러 사물을 만지고 싶어 하는 마음은 당연한 것이다. 부모는 위험한 칼이나 가위는 반드시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치워야 한다.
4. 식탁 위에 발을 올리거나 올라가는 것
아이는 걸을 수 있게 되면 어디든 올라서고 내걷는다. 집 안에서 일어나는 사고 중 하나가 식탁에서 떨어져 뇌진탕에 걸리는 것이다. 식탁 위나 의자 위에 올라가 장난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모가 곁에서 아이를 잡아주지 않는 이상 아이가 식탁 위에 올라가지 않도록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5. 접착제나 모기약, 알약 등을 먹으려고 할 때
접착체나 모기약, 알약 등이 집 안에 굴러다녀선 절대 안 된다. 약 종류는 작고 색깔도 알록달록해 아이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한다. 이 외에도 세제용품, 바둑알, 동전 등은 아이 눈에 절대 띄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6. 위험한 장소에 가지 않도록 한다
버려진 냉장고, 깊은 구멍, 쓰레기 더미, 건축물과 낡은 빌딩 등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7. 교통 규칙과 위험을 가르친다
유아들은 눈높이가 낮기 때문에 지각 범위 내에서의 공간지각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주차된 차 주변에서 놀이를 할 경우 차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 부모는 보호와 함께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위험한 장소와 위치를 알게 하고 안전한 행동을 습관화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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