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도 불고 있는 웰빙, 웰빙족 바람

조회 2147 | 2014-07-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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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웰빙'이라는 딱지가 붙지 않으면 무엇이든 '구닥다리'처럼 보인다. 반대로 웰빙이라는 말이 뒤따르면 무엇이든 신선해 보이고 믿음이 간다. 웰빙, 웰빙, 웰빙…. 대관절 웰빙이 무엇이길래 누구나 웰빙을 이야기하고 웰빙을 표방하는 것일까? 최근엔 웰빙족임을 자처하는 엄마들도 늘어나고 있다는데, 웰빙이란 무엇인지 그 개념부터 정리해 보자.

웰빙, 웰빙, 웰빙이 뭐길래…
웰빙(Well-being)의 사전적 의미를 짧게 정리하자면 '잘 사는 것'이다. 보다 자세히 기술하면 바쁜 일상과 인스턴트 식품에서 벗어나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나 문화 코드를 말한다. 한때 주목을 받았던 보보스족이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실현하느라 많은 돈이 필요했던 것과 달리 웰빙족은 자신이 가진 능력의 한도 내에서 자연스러우면서도 건강한 삶을 추구한다. 이를테면 보보스족이 보헤미안의 자유정신을 표방하는 부르주아였다면, 웰빙족은 도시 속에서 전원생활을 꿈꾸는 '작은 부르주아'다.
물론 이처럼 '웰빙'이라는 이름의 문화 현상이 일고 있다고 해서 우리 사회에 '웰빙족'이라고 부를 만한 실체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보다 나은 생활을 꿈꾸고 노력하며 살고 있으므로, 넓은 의미에서 보면 누구나 웰빙족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생활 패턴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웰빙족은 도심의 공해와 현대인의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몸의 평화를 추구하기 하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패스트푸드보다는 유기농 야채와 곡식으로 만들어진 신선한 건강식만을 섭취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값비싼 레스토랑의 식사를 하기보다는 가벼운 생식으로 건강을 지키고, 대신 그 돈으로 향긋한 스파 마사지나 발마사지를 즐기며, 퇴근 후에도 헬스클럽이나 요가센터를 찾아 하루의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해소한다.
삶을 어떻게 즐겨야 한다는 구체적인 공식은 웰빙족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웰빙의 삶은 규정된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몸과 정신이 모두 편안해질 수 있는 마음가짐에 있으며, 남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한걸음씩 쉬어가는 것에 진정한 가치를 두고 있다. 그야말로 '김삿갓' 같은 여유로움이다.

자신에게 맞아야 '진짜 웰빙'이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부교수는 "웰빙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어요. 건강을 지키고 싶고 그것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게 바로 웰빙이지요. 문제는 웰빙 문화가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점이에요. 요가나 스파, 유기농, 아로마 등이 곧 웰빙이라는 등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고정된 인식이 웰빙을 저해할 수 있어요"라고 조언한다.
웰빙이란 앞서 정의한 바와 같이 심신의 조화를 얻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만 있다면 일반 농산물에 비해 2배 정도 비싼 유기농 농산물을 먹는 것이 나쁘지 않고, 한 시간 이상씩 헬스클럽에서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것이 고역이 아니라 즐거운 일이라면 그것은 웰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값비싼 헬스 기구를 사기 위해 허리가 휘도록 일하고, 천연 화장품 사느라 빚을 내는 것은 결코 웰빙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웰빙을 이야기할 때 종종 비유되는 이야기가 있다. '몸에 좋은 우유를 배달시켜 먹는 사람과 새벽에 우유를 배달해 주는 사람 중에 누가 더 웰빙을 실천하고 있는가'라고 물으면 그 해답은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우유를 먹는 사람보다 오히려 새벽에 배달하느라 열심히 걷는 배달자가 더 건강할 수도 있다는 가정은 우리에게 웰빙의 진정한 의미를 잘 알려준다. 아기와 함께 보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웰빙족 엄마들도 꼭 기억해 두어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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