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휴가
딸아이가 자원 봉사하는 곳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가정의 자폐 아이들을 돕는 일인데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물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이들을 돕고 있었습니다.
특히 직장인으로 봉사에 참여하는 이들의 수고는 제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1년 열두 달의 월차 휴가를 전부 자원봉사를 위해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휴가를 내어 하루 종일 아이들을 돌보고
자신의 봉급을 떼어 후원금까지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곤에 지친 삶 속에서 쉬고 싶고, 놀고 싶은 마음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세상은 이처럼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사람들의 수고로
균형을 이루는 것은 아닐까요?
힘든 직장생활 속에서도 자신을 위해 쉴 수 있는 금싸라기 같은 시간들까지
남을 위해 쓰는 저들이야말로 꽃보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람들이 아니겠습니까?
채근담에는 “오솔길 좁은 곳에서는 한 걸음을 멈추어 남이 먼저 지나가도록 하고,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은 3분의 1을 덜어내어 남이 먹도록 양보하라.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즐거운 방법이 된다.”고 했습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그렇게 오아시스로 사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삶도 아름다운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즐거움을 아는 이들,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휴가를 보내는 이들입니다.
최원현 / 수필가
*** 지하철 사랑의 편지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