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1.04 13:55 | 수정 : 2012.01.04 15:10
이보다 4일 전인 11월4일 이 학교는 ‘학교폭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김군 등 일진회 멤버들은 설문조사를 별로 개의치 않아 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 오후 가출 여학생 2명(13)에게 술을 먹인 뒤 자신들의 집과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돌아가며 성폭행하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했다. 김군 등의 죄의식 없는 행위는 이후로도 계속됐고,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4일 경기 여주경찰서는 후배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돈을 뺏는가 하면, 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자위행위를 시키는 등 성추행까지 한 김군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군(15)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동안 같은 학교 1~2학년 학생 43명(1학년 22명·2학년 19명)으로부터 61차례에 걸쳐 총 260여만원 상당의 돈을 빼앗고 학교 인근 야산 등에서 주먹을 휘둘렀다. 머리박기를 시키거나 온갖 도구를 이용한 무차별 구타는 기본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후배들에게 단순 폭력 이상의 모욕을 줬다. 자신들 앞에서 “자위행위를 하라”고 시켰고, 후배들은 3차례에 걸쳐 굴욕적인 자위행위를 해야만 했다. 여주 일대를 떠돌던 가출 여중생 2명에게도 억지로 술을 먹이고 집단 성폭행한 뒤 동영상까지 찍었다.
이들의 ‘폭정’은 지난해 11월4일 학교 측에서 학교 폭력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하면서 드러났다. 일부 피해 학생의 부모가 학교 측에 일진의 행각을 알렸고, 학교는 1·2학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상상할 수도 없는 피해사례가 쏟아졌고, 결국 학교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군 등은 학교와 경찰조사에서도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는 기색이 없었다고 한다. 학교 측이 폭력 피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을 비웃듯 불과 4일 뒤 후배들을 불러 자위행위를 시켰다. 경찰관계자는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려 수사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에 또 한 번 놀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후배들의 군기를 잡고 겁을 주고 싶어 그런 행동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