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하고 늦된 아이, 사일런트 베이비

조회 3268 | 2013-10-2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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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는 사일런트 베이비인가요?
사일런트 베이비의 첫 번째 특성은 잘 울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의 울음은 말을 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이 단계를 제대로 경험하지 않으면 말이 늦고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늦된 아이’가 될 수 있다. 아이는 울 때 주변 어른의 반응을 보며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고, 스스로 존재를 인식하며 발달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치를 얻는데, 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연세정신과의원 손석한 원장은 “타고난 기질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주 양육자인 엄마가 산후우울증을 심하게 겪거나 아이를 돌볼 수 없을 만큼 무기력한 상태라면 후천적 사일런트 베이비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후천적 사일런트 베이비는 부모에게 반복적으로 거부당하면서 감정 표현을 스스로 절제해버린 아이다. 울거나 보채도 아무도 안아주거나 달래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더 이상 울음으로 자신의 요구 사항을 표현하는 걸 포기한 것. 겉으로 보기에는 순하고 착한 아이라서 엄마에게 주목받지 못하고, 이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자극받지 못해 지적 능력은 물론 신체 발달도 또래보다 늦을 수 있다.
정서 발달 또한 지연될 수 있다. 상호 반응을 익히지 못한 아이는 사회성 발달도 늦되고, 감정 조절 능력도 미숙하다. 좀처럼 울지 않기에 울음을 터뜨렸다가 멈추는 과정에서 배우는 감정 조절법을 제때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일런트 베이비는 자폐나 ADHD, 정신지체 같은 심각한 질환은 아니다. 감정을 느끼기는 하지만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감정 배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상태일 뿐, 엄마가 아이의 작은 사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절한 자극을 주면 무리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아이로 변할 수 있다. 선천적 사일런트 베이비라도 엄마가 최대한 빨리 알아채고 양육 방식을 바꾼다면, 얼마든지 소통하고 표현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

 

우는 아이가 건강하다
갓 태어난 아이는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지는 못해도 표현은 할 수 있다. 아이는 모든 표현을 울음으로 대신한다. 일본의 심리학자 아베 히데오는 저서 <내 아이가 우는 이유>(예문)에서 “아이가 우는 데는 일곱 가지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고통, 불편함, 배고픔, 외로움, 지나친 자극, 부족한 자극, 좌절이 바로 그것. 부모는 처음에는 아이가 왜 우는지 알지 못하다가 경험을 통해 점차 그 이유를 구별하게 된다.
가톨릭대학교 정윤경 교수는 “아이의 울음은 스스로에게 부족한 감정 조절 능력에 도움을 받기 위해 양육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 말한다. 만약 엄마가 울음에 담긴 아이의 속뜻을 바로 알아차리고 아이가 필요한 지원, 즉 달래주거나 불편함을 해소해주면 아이는 ‘내가 필요한 것을 다른 사람을 통해 얻을 수 있구나’ 하는 믿음이 생긴다. 반대로 부모가 우는 아이를 오래 방치하면 아이는 혼란을 겪는다. 결국 울음을 잘 달래느냐가 제대로 된 감정 조절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엄마가 아이의 울음에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반응해주지 못한 경우 두 가지 패턴을 보이는데, 굉장히 많이 우는 아이가 되거나 거의 울지 않는 아이가 되는 것. 사일런트 베이비는 두 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어떻게 보면 매우 극단적 선택으로 아이가 울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아이는 생각보다 훨씬 영리하다. 아이가 조용할 때는 옆에 있다가 조금이라도 칭얼거리면 자리를 피하는 엄마의 경우, 아이는 엄마를 더 오래 곁에 두기 위해 울지 않는다. 아이는 자신의 유일한 문제 해결 전략인 울음을 통해 원하는 것을 해결하고 타인과의 관계도 원활히 이루려고 하는데, 받아줄 사람이 없으니 이를 억압하며 조용한 아이가 되는 것이다. 울기를 포기한 아이를 지속적으로 방치하면 정서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억지로 꾹꾹 누르고 막혀 있던 감정이 전혀 다른 곳에서 터져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 아이에게 자폐 성향이 있는 것은 아닐까?
ㅁ몸통과 팔다리가 출생 직후부터 눈에 띄게 축 처져 있으며, 좀 더 자란 후에는 경직되어 있다.
ㅁ입으로 빠는 것을 잘 못하고 젖을 잘 못 먹는다.
ㅁ생후 3개월인데도 소리 나는 쪽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ㅁ눈을 맞추지 못한다.
ㅁ생후 10주가 되었는데도 웃지 않고 사람들에게 흥미를 못 느낀다.
ㅁ생후 8개월이 지났는데도 혼자 혹은 다른 사람에게 옹알거리지 않는다.
ㅁ생후 10개월째에도 구르거나 기지 못한다.
ㅁ몸의 한쪽에 힘을 주어 움직이지 못하고, 비대칭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ㅁ생후 6개월인데도 손을 내밀어 물건을 잡지 못한다.
ㅁ생후 6개월이 넘었는데도 유난히 소란을 피우며 가만히 있지 못한다.

# 위 항목 중 한 가지 이상이 발견되면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다.

 

엄마가 알아야 할 0~2세 아이의 사회성 반응
[3개월]
-사람 목소리에 반응한다.
-사회적 미소를 짓는다.

[4개월]
-안아주기를 바란다.
-낯을 가린다.
-어른의 보살핌에 반응하며 웃는다.

[5~6개월]
-미소와 꾸짖음에 다르게 반응한다.
-낯익은 사람을 보면 웃고, 낯선 사람을 보면 무서워한다.

[7~9개월]
-까꿍 놀이를 모방한다.
-어른을 따라 손뼉을 치며 짝짜꿍 놀이를 하거나 빠이빠이를 하면서 손을 흔든다.

[12개월]
-“안 돼”라고 말하면 손을 움츠리고 행동을 멈춘다.
-어른에게 장난감이나 물건을 건넨다.
-친숙한 사람을 껴안고 톡톡 치고 입을 맞춘다.
-어른 옆에서 15~20분 동안은 혼자 놀 수 있다.

[24개월]
-어른에게 점점 더 관심을 가지고 행동을 모방하려는 강한 욕구를 보인다.
-목욕하거나 옷을 입는 등의 활동은 어른의 도움을 받으면 할 수 있다.
-어떤 행동이나 물건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사람을 끌어당긴다.
-관심을 끌 행동을 반복한다.
-어른에게 읽어달라고 책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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