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고자질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랍니다
아이들은 말문이 트이고 네 살쯤 되면 고자질을 하기 시작한다. “엄마, 동생이 흙장난해요” “선생님 쟤가 그림책 찢었어요”와 같이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을 이르는 것이다. 아이의 고자질은 주목받고 싶거나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 데서 나타나는 행동이다. 고자질쟁이 아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우리 아이, 왜 고자질을 할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_ 부모나 선생님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고자질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저 아이는 잘못을 하지만 난 그렇지 않아요’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다른 아이는 잘못하는데 비해 자신은 그런 잘못을 하지 않으니 인정하고 칭찬해달라는 심리가 담겨 있는 것.
친구들의 집단 속에서 완전히 어울리기 힘들 때_ 아이들과 놀고 싶은데 노는 방법을 잘 모를 때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고자질한다. 다른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하는 모습을 보며 자기도 같이 놀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이다. 이런 경우 아이는 함께 놀고 싶은 마음을 이르는 행동으로 나타낸다.
친구를 질투할 때_ 친구에 대한 부러움으로 아이가 고자질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고 따르는 아이를 보면 ‘나도 저렇게 다른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가 되고 싶어’라는 질투심에 그 아이의 행동이나 잘못을 선생님이나 부모에게 고자질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아이는 자신이 질투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도 한다. 이때 부모는 아이가 고자질하는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부모의 엄격한 양육 태도_ 옳고 그른 것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하고 단정적인 부모의 양육 태도로 인해 고자질을 하기도 한다. 잔소리나 금지를 많이 받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자유로이 행하는 것을 보고 시기심이 생겨서 고자질을 함으로써 보상을 받으려는 것이다. 해맑은 봄 심리발달센터 박민기 원장은 “실제로 이 아이는 다른 아이처럼 흙장난을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야단맞을까봐 자기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미리 말하는 것이죠.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부정하고 숨기기 위해 고자질을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친구에게 불만을 느끼고 있을 때_ 친구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는 데도 미워하는 것처럼 고자질을 한다면 그 친구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을 수 있다. 친구의 행동이 자기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에 불만을 나타내거나, 관계가 좋지 않은 아이의 행동이 미워 보여서 고자질을 하는 것이다.
부모가 남의 험담을 자주하는 경우_ 부모가 평소 배우자나 주변 사람들에 대한 험담을 많이 하는 경우 아이도 자연스럽게 고자질을 한다. 아이는 비판이나 판단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보는 그대로 배우는 것이다.
고자질, 아이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고자질을 하는 아이는 규칙에 대한 엄격함이 더욱 강화되어 자신에 대해 엄격해질 수 있다. 박민기 원장은 “어떤 일에 대해 좋고 나쁘다는 기준을 세워 판단하다보니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이해와 대처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또 친구들 사이에서 고자질을 자주 하다보면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죠. 그리고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관찰하고 다른 사람에게 해결해달라고 요구하다보니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기 힘듭니다. 친구들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보게 되어 부정적인 성향을 가지며 친구들에게 미움을 받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고자질을 그대로 방치해 그 증상이 심해지면 다른 사람의 나쁜 점을 집어내는 것이 반복되어 대인 관계와 성격 형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아이의 고자질, 어떻게 대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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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고자질에 동조하지 않는다_ 고자질을 하는 아이는 고자질을 통해 관심을 받거나 자신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 용기가 없어서 못한다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과 같다. 이때 고자질에 대해 반응을 해주면 아이는 계속해서 고자질을 한다. 박민기 원장은 “아이가 고자질할 때 그 아이나 고자질의 대상이 되는 아이를 꾸짖지 말아야 합니다. 고자질하는 아이를 꾸짖으면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해 아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고자질의 대상이 되는 아이를 야단치면 고자질하는 행동을 강화하기 때문이죠. 이때는 “네가 지금 ○○의 행동을 말해주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하거나 고자질하는 행동에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합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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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좋은 점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한다_ 아이가 어릴수록 사회적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은 마음을 고자질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때는 무조건 이르는 것은 나쁘다고 하기보다는 그 상황을 들어보고 아이가 다른 아이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만약 아이가 엄마에게 와서 “애들이 장난감 가지고 놀다가 치우지도 않고 숨바꼭질해요”라고 말하면 엄마는 “그래? 숨바꼭질이 재미있어서 깜빡했나보다. 우리○○도 아이들에게 가서 ‘나도 같이 숨바꼭질하자고 할까?’라고 말해볼래?”라고 말해준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법을 연습하면서 사회적 기술이 늘어나면 아이의 고자질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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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앞에서 험담하는 행동을 삼간다_ 아이는 어른의 행동을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가 아이 앞에서 다른 사람의 험담과 소문을 이야기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곤란하다. 물론 자신을 힘들게 하는 직장 상사나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아직 어린 아이는 그것에 대해 아무런 비판 없이 그냥 따라 한다. 박민기 원장은 “만약 부모가 타인에 대해 자주 험담을 했다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엄마가 평소에 다른 사람에 대해 나쁜 말을 했는데 그건 좋지 않은 거야. 그런데 잘 안 고쳐지네. 그래도 고치려고 노력할게”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실제로 고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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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작은 행동에도 자주 칭찬해준다_ 아이는 고자질을 통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드러내는 것이므로 다른 방식으로 자주 인정해주는 것이 좋다. 작은 일에도 자주 칭찬해주는 것이 좋으며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수용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를 재촉하기보다는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믿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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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알림과 고자질의 차이를 알려준다_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과 관계없는 것을 일러바친다. 자신에게 피해를 입혔다거나 친구가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은 선생님이나 부모에게 알리는 것이 맞지만, 그냥 다른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고 이르는 것은 고자질이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어떤 일은 알리고 어떤 일은 알리지 않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