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위험한 장난에 대처하는 엄마의 기술

조회 3711 | 2014-07-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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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은 금물이지만 무조건 ‘안 돼’도 No!
방 안을 기어 다니며 놀 때부터 아이는 탐색을 하면서 장난이 시작된다. 손에 잡히는 대로 잡아당기고, 쓰레기통을 뒤집어엎고, 벽에 낙서를 한다. 거울에 크림을 발라놓거나 티슈를 다 뽑아놓는 등 잠깐 눈을 뗀 사이에 무슨 말썽을 부릴지 모를 지경이다. 하지만 장난도 장난 나름, 자칫 아이를 치명적인 위험으로 이끄는 장난은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아이의 위험한 장난에 대처하는 엄마의 현명한 기술은 무엇일까?

아동심리학에서 ‘장난’은 탐색 욕구에 바탕을 둔 행동으로 아이의 정신 발달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러한 장난은 호기심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데, 아이는 강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핥아보고, 쥐어보고, 던져보는 등 오감을 모두 사용해 움직인다. 동남보건대학교 보육과 김혜금 교수는 “아이는 자신의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손에 닿는 물건을 만지거나 입에 넣어 그 물체의 실체를 찾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고의성 없는 장난을 야단치면 아이의 호기심은 억압되고, 자아 개념의 발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아이의 장난, 어디까지 봐줘야 할까?
하지만 아이의 이런 호기심과 탐색 욕구를 마냥 만족시키기에는 곳곳에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 아이에겐 그저 숨바꼭질이고, 소꿉놀이고, ‘슈퍼맨’ 놀이겠지만 어른의 눈에는 행동 하나하나가, 또 눈에 보이는 것 모두가 아이를 사고로 내몰 수 있을 것만 같아 조마조마하다. 과연 아이의 장난은 어디까지 허용해줘야 할까?
아이는 호기심이 많고 위험 여부에 대한 판단력이 미숙해서 엄마의 바람처럼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는다. 엄마가 몇 번이고 주의를 준다고 해도 돌아서면 금세 잊어버리는 것이 아이의 특성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사고는 늘 생각지도 않은 데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므로 어른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혜금 교수는 “특히 생후 36개월 미만의 아이는 그 이후의 아이보다 대처 능력이나 지각 능력이 떨어져 피해가 클 뿐만 아니라 손상 부위가 넓고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성장 발단 단계에 있기 때문에 타박상, 낙상으로 인해 성장점이 다칠 수 있어 상태가 심각해지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평소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양육자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최대한 안전하게 집 안을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조언한다.
한마디로 실내외 위험 요소를 체크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 이를 기본으로 아이의 도전 정신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어느 정도의 기준을 정해놓고 허용 범위 내에서의 장난은 가능한 한 너그럽게 봐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허용 범위를 벗어나거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장난엔 단호히 대처하며 평소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안전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해 응급처치에 대한 기본 상식을 알아두는 것도 아이의 안전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하자.

안전사고 대처법, 월령별로 다르다
생후 12개월 미만 아직 무엇이 위험한지 모르고 위험에 처해도 움직임의 범위가 좁아 위험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사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사고는 아기 스스로 저지르기보다는 부모의 부주의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므로 미리 위험 요소를 제거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생후 13~24개월 호기심이 많고 주변 탐색이 활발해지며 신체 운동 기능이 향상되는 시기다. 균형이 잡히고 깡충깡충 뛸 수 있지만 신체를 조절하고 보행하는 것이 불완전한 만큼 안전사고 빈도가 급격히 늘어나므로 부모의 세심한 주의와 대처가 필요하다. 김혜금 교수는 “이 시기는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들으므로 언어적 상호작용을 통해 경고를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아직 위험 인지력과 개념이 부족하기 때문에 구체적이면서 반복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위 등 날카로운 것에 손을 대려 하면 ‘이걸 만지면 뾰족해서 피가 나고 아파, 그리고 병원에 가야 해’라며 아이가 한 행동의 결과를 설명해줘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절대 야단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아이 입장에서는 단순히 장난에 불과한데 대뜸 야단부터 치면 무엇을 잘못한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엄마가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반발심이 생길 수 있으므로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후 25~36개월 운동 기능이 발달해 높은 곳에 오르고, 달리다가도 멈출 수 있는 등 신체 조절이 어느 정도 가능한 시기다. 아직까지 주변의 위험을 알아차리고 대처하는 데는 미숙하지만, 경험상 어느 정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으므로 더 구체적으로 원인과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 설명해준다. 가령 놀이터에서 모래를 뿌리는 장난을 할 경우 “네가 이렇게 하면 주위에 있는 친구가 어떻게 될까? 모래가 눈에 들어가면 눈을 뜰 수 없고 심하면 병원에 가야 한단다. 또 모래가 머리에 묻으면 털어내기도 쉽지 않아”라며 결과를 생각하도록 하면서 그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설명한다. 이밖에 책이나 인터넷 또는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체험교육, 인형극 등을 통해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상황별 위험한 장난과 대처 방안
높은 곳에 오르거나 뛰어내리는 장난
높은 계단이나 식탁, 책상 위 등 아이는 제 키보다 높은 곳에 오르기를 좋아한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보는 것이 적당하며, 높은 곳에 오름으로써 아이 자신이 커졌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가 본격적으로 높은 곳에 오르기 시작하는 시기는 생후 12개월 이후로 다리에 힘이 생기면서부터다. 이 시기에는 계단을 올라가기는 하지만 내려오지는 못하기 때문에 굴러 떨어지기도 하고, 내려오지 못해 울기도 한다. 반면 아이가 생후 30개월 정도가 되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장난을 태연하게 시도해 엄마를 놀라게 하기 일쑤다. 엄마 눈엔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했을 때 아이는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갖는다.
☞ 이렇게 해주세요_ 아이가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는 낙상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주방의 싱크대나 놀이터의 놀이 기구, 의자 등을 밟고 올라가 창문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지는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한시도 시선을 떼지 않고 높은 곳에 아이가 올라가지 않도록 혼자 두지 않는다. 생후 30개월 이후의 아이라면 정해진 안전한 공간에서 마음껏 오르내리도록 하여 욕구를 해소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 아이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가 무언가에 부딪혀 충격을 받은 부위가 부풀어 올랐다면 얼음이나 찬물에 적신 수건으로 찜질을 하며 병원으로 간다. 만약 팔이나 다리가 부러졌다면 부목을 대고 가도록 한다.

위험한 물건을 삼키는 장난
3세 이하의 아이는 손에 잡히면 일단 입으로 가져가서 확인해보려고 하는 특성이 있다. 여러 가지 물건을 빨아보면서 물건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는 것은 아이의 발달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아이가 입에 넣어도 되는 물건과 안 되는 물건을 구분해 질식이나 중독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사전에 미리 치워두는 것이 최선이다.
☞ 이렇게 해주세요_ 지름 3.5㎝ 미만의 물건은 아이가 삼켜 질식될 위험이 있으니 주지 않는 것이 좋다. 교구나 장난감 등은 연령별 단계나 주의 사항이 있으므로 반드시 지키도록 한다. 크기가 적당한지, 모서리가 뾰족하지 않은지 반드시 확인할 것. 아이가 포크나 칫솔, 젓가락 등을 입에 물고 뛰어다니는 것도 못하게 한다. 만약 아이가 이물질을 삼켰거나 삼키려고 할 때 엄마가 놀라 소리를 지르면 이물질은 아이의 몸속으로 더 깊이 빨려 들어간다. 놀랐더라도 아이 앞에서는 침착하게 행동해야 더 큰 사고를 예비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좁은 공간에서의 장난
잘 놀던 아이가 없어져서 찾아보면 옷장이나 상자, 책상 밑에 들어가 숨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가 좁은 공간을 유난히 좋아하는 것은 엄마의 자궁에서 느꼈던 편안함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회귀 본능’의 무의식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또는 몸집이 큰 어른이 들어올 수 없는 공간으로 완벽하게 분리되어 ‘자신만의 휴식처’를 가졌다는 기분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숨바꼭질을 하다가 장롱 틈 사이, 또는 세탁기 안에 들어가거나 ‘김밥놀이’를 한다고 동생을 이불 안에 둘둘 말아 노는 등의 장난은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살펴보는 것이 좋다.
☞ 이렇게 해주세요_ 드럼 세탁기는 아이들이 어떻게 작동이 되고 빨래가 되는지 궁금해 들어갔다가 질식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세탁기를 열고 닫을 때 아이가 있는지 확인한다. 좁은 공간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아이만의 안전하고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놀이 텐트나 포장 박스를 이어 붙여 만든 종이 집을 마련하는 것이 좋은 예. 또는 집에 있는 의자를 3~4개 모아 삼각형 또는 사각형 모양으로 놓고 텐트를 치듯 그 위에 이불을 덮어도 아늑한 공간이 완성된다.

물건을 던지는 장난
돌 이후의 아이는 호기심이 많아서 주변의 물건을 하나씩 던져보곤 한다. 장난감은 물론이고 컵, 숟가락, 놀이터 모래, 심지어 음식까지 던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장난은 보기에도 안 좋지만 단단한 물건일 경우 가까이 있는 사람이 다칠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아이에게 하나의 놀이일 수도 있지만, 아이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 짜증을 부리는 경우도 있으니 대화를 통해 행동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
☞ 이렇게 해주세요_ 놀이로 던지는 행동을 하는 시기는 생후 18개월 이전이다. 이 시기의 아이에게는 던져도 되는 것과 안 것을 명확히 구분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위험한 물건이라고 알려줬는데도 집어 던진다면 즉시 물건을 빼앗고 단호하게 위험하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가르친다. 이와 달리 감정을 표출하는 경우라면 무엇 때문에 던지는지 원인을 찾아야 한다. 분노의 표현이라면 공격적으로 물건을 던질 때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제지해야 한다. 물건을 던지는 즉시 행동을 멈추게 한 다음 “그렇게 화가 많이 났니?” 또는 “화가 나면 엄마한테 말로 해줄래?”라며 아이의 감정을 다스려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 간의 장난
아이들끼리 뛰어놀다 보면 서로 부딪치거나 바닥에 미끄러져 다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남자아이의 경우 장난감 칼 등을 휘두르다 옆의 친구를 울리기도 한다. 또한 누워 있는 동생을 밟고 지나가거나 그 위에 눕기도 하고, 사소한 장난으로 자신 또는 동생의 귀나 코를 후벼 파거나 동전, 콩 등을 넣고 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 이렇게 해주세요_ 생후 18~24개월의 아이는 장난감에 대한 소유욕이 강한 반면 친구와 나눈다는 개념이 없어서 형제나 또래 친구와 장난감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기도 한다. 친구와의 관계가 평행적이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운 특징을 파악하고 꾸준히 타협, 나눔, 절제 기술을 습득해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친구의 것을 무작정 빼앗으려 할 경우엔 “이건 친구 거야, 친구에게 허락을 받아야지” 하고 아이를 이해시킨다. 그리고 친구에게 “친구야, 이것 가지고 놀아도 될까?”라고 이야기함으로써 이러한 과정을 배우고 다칠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한다. 동생에게 하는 장난들은 그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또 그로 인해 동생이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환경 조성
아이의 숨는 장난에 대비해 세탁기나 냉장고에 미리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콘센트에 젓가락을 끼우는 장난으로 감전되지 않도록 콘센트 커버를 장착해둔다. 아이는 아무거나 입으로 가져가는 특성이 있는 만큼 사탕, 아몬드, 젤리는 물론, 단추, 동전 같은 작은 물건이 아이 손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특히 과일이나 과자와 같은 음식 모양의 자석을 냉장고에 붙여놓지 말아야 한다. 베란다나 창가에 의자, 화분 등 아이가 기어오를 만한 물건을 두지 않는 것도 잊지 말자.
집 안 다음으로 가장 많이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놀이터나 공원에서는 반드시 엄마가 곁에서 지켜보고, 평소 꾸준히 안전 수칙에 대해 설명해 안전 사항을 주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할 때 긴 끈이 있는 옷이나 가방 등은 놀이 기구나 승강기에 끼거나 걸려서 넘어질 수 있으므로 피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는 손잡이를 잘 잡게 하고 절대로 장난치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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