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여자가 아니라 성숙한 인간으로!
“나는 남녀평등을 존중한다.” “요즘은 여자가 더 살기 좋은 세상이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는 “여자가…” “남자가…”라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이 모든 성역할의 고정관념은 아이가 어렸을 때 가정에서 듣고 자란 환경의 영향이 크다. 양성평등 교육이 필요한 때, 그 적임자는 바로 아빠다.
“남자는 울지 않는 거야.” “넌 여자아이가 왜 이렇게 뛰어다니니?” “사내 녀석이 왜 부엌에 있니?” “남자는 공부를 잘해서 성공해야지.” “여자니까 분홍색으로 사야지.”
아이를 키우면서 한 번쯤 무심코 뱉어본 적이 있는 말. 세상이 달라져서 오히려 역 차별로 여성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하는 요즘, 아직도 많은 성의식 조사는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성 고정관념이 뿌리 깊게 남아 있다. 특히 가정에서 성 고정관념이 건재하고 있는 아빠들이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다르게 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아빠의 양성평등 교육은 아빠 스스로의 의식 변화뿐만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남녀 차별과 다른 양성평등 교육
양성평등은 남녀 차별과 개념이 조금 다르다. 남녀 차별은 남자와 여자의 위치로 사회에서 부정적인 편견을 당하고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 예를 들면 학교에서 남자는 반장, 여자는 부반장, 회사에서 업무나 승진 시 남녀 차별적인 대우, 성희롱 등을 말한다. 양성평등이란 남자라는 역할, 여자의 역할을 고정해 남자가 여자의 성질을 가지고 있을 때나 여자가 남자의 성질을 가지고 있을 때 사회에서 받는 편견으로 자신의 개성을 억압당하는 경우를 막고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양성평등은 교육으로 자연스럽게 인식 전환이 가능하다. 양성평등 교육이란 양성 중 어느 특정 성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나 고정관념, 차별적인 태도를 가지지 않고, 생물학적 차이를 사회·문화적 차이로 직결시키지 않으며, 남녀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는 특성을 충분히 발휘해 자신의 자유의지로 삶을 계획하고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촉진하는 교육을 말한다.
다가오는 미래는 양성적인 인간상 즉, 남성적 성질과 여성적 성질의 조화를 이룬 인간상이 새롭게 각광받을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으며 남을 지배하기보다 대등하게 도와주고 배려해주며 책임감과 독립심, 결단력이 있고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결정짓는 사람이 새로운 지도자의 자격이 있다는 것. 이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되는 남녀평등과 양성평등 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아이의 성 고정관념은 2~3세부터
어린아이의 성에 대한 정체성은 대개 2~3세에 시작된다. 보통 자신의 성에 대한 명칭을 아는 것부터 성 정체감이 형성되는데, 이때는 자신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하고 양성을 식별하면서 주변 사물에 대한 성 유형화가 가능해지며, 남자의 일과 여자의 일을 구분하게 된다.
3~5세가 되면 “난 항상 남자로 남아 있을까?” 또는 “만약 내가 인형을 가지고 논다면 나는 여자가 될까?” 또는 “만약 내가 나무에 올라가면 남자가 될까?” 등의 질문을 한다. 4~5세가 되면 자신과 가족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거의 정확하게 맞춘다. 5세 정도에 성 정체성과 성 안정성을 이해한다.
6~7세가 되면 자신과 타인이 어느 성에 속하는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고, 보존성의 의미를 알게 되어 여성이 남성으로 바뀌는 일은 없으며 여성은 여성으로 자란다는 것을 깨닫는다. 동시에 직업, 가정에서의 역할놀이, 장난감과 관련한 성 유형화에 관심을 가지며 머리 모양이나 의상, 겉모습을 바꾸더라도 성은 변하지 않음을 이해한다. 점차 성에 근거해 정보를 분류하고 범주화하는 경향은 감소하다가 소멸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성역할에 대한 유연성이 증가하며 동시에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성역할과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사회적 고정관념을 배워나간다.
양성평등 교육, 아빠가 해야 하는 이유
아이에게 부모는 최초의 상호작용 대상이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고 동일시하며 부모의 가치관을 받아들이므로 부모는 아이의 성역할 학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가 어떻게 성 정체성을 형성하며 성역할 태도를 발달시키는지 관심을 가지고 늘 탐색해야 하며, 자신이 가진 성 고정관념이 아이에게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꼭 인식해야 한다. 아이가 부모로부터 성역할 모델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시기는 만 6세까지다.
자녀의 성역할 발달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대부분의 아버지는 아들과 딸을 구분하고 서로 다른 형태의 양육 지도를 통해 자녀의 성역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들에게는 엄격하고 비판적으로 대함으로써 도구적 성역할을 습득하게 하고, 딸에게는 관대하고 애정으로 대함으로써 표현적 성역할을 습득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양성평등 의식 조사를 보면 아이들은 가사 활동에서 성역할 고정관념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냈는데, 이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부모들의 성역할이 그대로 유아에게 모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녀가 양성평등한 성역할을 학습하도록 가정에서부터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아버지의 경우, 아들과 딸을 동일한 방식으로 양육하고 차이가 필요한 경우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합당한 근거를 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빠의 의식 변화가 먼저다.
도전! 아빠가 해주는 양성평등 교육
조기에 지속적으로 한다_ 어린아이라고 해서 성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면 오산. 아이는 오히려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뿌리 깊게 자리 잡으면 쉽게 의식 변화가 힘들다. 무심코 여자는 분홍, 남자는 파랑이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살핀다. 그러므로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말 한마디 생각 하나에도 신중에 신중을 요한다. 또한 지속적인 교육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어느 날은 괜찮다고 했다가 어느 날은 “남자는 파랑”이라고 말하는 것도 아이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아이에게 교육해야 한다.
주변 환경을 만들어준다_ 양성평등에 관한 책을 읽어주며 열심히 설명해준 다음, 실질적으로 집 안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집안일은 엄마 몫이라는 등의 태도를 보이면 아이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다. 오히려 평등한 아빠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 무심코 보는 TV 드라마, CF 등에는 성 고정관념이 들어 있는 내용이 많다. 아이에게 쉽게 노출되는 환경이 있는지 늘 살펴야 한다.
교육 자료 선정의 중요성_ 아이 그림책이라고 해서 다 좋은 책은 아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세계 명작 동화들도 공주, 왕자가 등장하면서 성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것이 의외로 많다. 아이의 그림책 하나라도 주의해서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꼭 필요한 책이라면 아이에게 어느 정도 양성평등 교육이 이뤄진 후에 보여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다양한 역할모델 제시_ 아이가 성 고정관념을 갖기 쉬운 것이 자신의 미래 직업 선택이다. 아이와 역할놀이에서 성 편견을 갖지 않도록 다양한 직업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좋으며, 이러한 직업들을 설명할 때 남자와 여자를 구분 짓지 않아야 한다. 성 고정관념을 깬 위인이나 전문가들의 자료나 책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Tip 나의 성역할 태도 점검표
성역할 태도 |
매우 찬성 |
약간 찬성 |
약간 반대 |
매우 반대 |
점수 |
1. 남자는 씩씩하고 적극적인 형이, 여자는 얌전하고 순종적인 형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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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은 여자보다 남자에게 더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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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성은 남성에게 의지하는 것이 더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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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회 활동에서 여성은 남성에게 의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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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여자가 집안일을 하는 것은 타고난 본성상 남자보다 적합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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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남편은 밖에서 일하고, 아내는 집에서 살림하는 가정이 이상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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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아내는 직업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살림에 대해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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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같은 직업이라 해도 남성은 가족 부양의 책임이 있으므로 여성보다 봉급을 많이 받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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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남녀 모두 집안일을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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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직업 선택에는 성별에 따른 제한이 없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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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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