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좌절의 경험이 필요한 이유

조회 1669 | 2013-11-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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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과 좌절이 낯선 아이들…
요즘 아이들은 하나같이 넘치는 풍요 속에 자란다. 원하는 것은 다 들어주고, 갖고 싶은 것은 웬만하면 손에 쥐어주는 분위기다. 아이를 중심으로 집안 분위기가 흘러가는 것은 더 이상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장 좋은 음식은 집안의 어른이 아니라 아이 입으로 들어간다. 가족이 한데 모이는 거실은 아이 장난감이 장악한 지 오래다.
언제든지 원하는 걸 얻고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아이들은 부족함을 느낄 틈이 없다. 요즘 아이들이 거절에 익숙하지 못한 것, ‘안 돼’라는 말 한마디에 쉽게 눈물을 보이고, 작은 좌절도 견디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부족함도 경험하고 적당한 좌절과 시련도 겪어봐야 여물어지게 마련인데 애초에 그럴 기회가 별로 없으니 가벼운 꾸짖음에도 쉽게 상처받고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한다.
프랑스의 임상심리학자 디디에 플뢰(Didier Pleux)는 ‘인간의 욕구 조절과 성숙 관계’를 연구하면서 유독 21세기 아이들이 자아가 과도하게 발달한 나머지 참을성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이들의 심신이 약해지고 있다는 뉴스가 새삼스럽지 않은 것도, 청소년 폭력이나 자살이 사회문제로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도, 어린 시절 ‘올바른 좌절’을 경험해보지 못한 반증은 아닐까?

 

 

 

작은 좌절이 모여 마음 근육을 단련시킨다
앞서 언급한 심리학자 디디에 플뢰는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적당한 좌절을 주는 것’이라 했다. 아이도 분노, 짜증, 실망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실패도 경험해봐야 한다.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포기해 봐야 세상에는 즐거움, 기쁨, 행복만이 전부가 아니며, 또 세상일이 언제나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차츰 받아들이게 된다. 프랑스의 아동 정신분석가 프랑수아즈 돌토 역시 비슷한 주장을 한다. 그는 저서 <아동기의 주요 단계>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한 범위 내에서 가능한 일찍 자율을 주는 일이다. 아이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사랑받는다고 느껴야 한다. 그리고 정해진 공간 안에서 자립심을 키우며 매일매일 자신만의 세계를 탐험하고 또래 관계를 경험해야 보다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다. 소중한 아이일수록 시련을 겪게 하고, 하기 싫어하는 일을 반드시 시켜라.’ 요즘 부모라면 반드시 귀담아들어야 할 조언이다. 크고 작은 좌절을 여러 차례 경험해본다는 것은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아진다는 뜻이다. 자주 넘어져봐야 ‘마음 근육’이 탄탄하게 단련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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