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는 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인간이 가장 많이 앓는 ‘감기’의 증상과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감기를 달고 산다고 표현할 정도로 자주 감기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영유아, 어린이의 경우는 진단이 더욱 어렵다. 알레르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침, 가래, 재채기, 콧물, 복통, 구토, 설사와 피부발진 등의 증상이 감기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감기는 감염에 의한 질환이라 열이 자주 동반된다는 점에서 감별이 가능하지만, 발열이 동반되지 않는 감기의 경우 알레르기 증상과의 구 별은 쉽지 않다. 그리고 알레르기와 관련된 진찰소견과 검사도 어린 나이일수록 전형적인 형태로 나타나지 않아 알레르기의 진단은 더욱 어렵다.
1. 알레르기 진단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알레르기의 진단은 상세한 병력 , 진찰과 다양한 종류의 검사를 종합하여 내리게 된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라도 알레르기를 진단해야 하는 이유는 감기는 일과성이지만 알레르기는 진행을 통해 점차 심해지는 질환이라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를 함으로써 심한 상태로의 진행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알레르기는 단기간에 해결되는 질환이 아니고 장기간 관리해야하는 질환이어서 치료를 시작하면 오랫동안 약물을 투여해야 할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당연히 약물 오남용의 가능성이 있고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진단은 반드시 필요하다. 알레르기 진단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사나 검사들이 있다.
병력
- 비슷한 증상이 반복해 나타나는 병력: 알레르기는 과민성 질환이고 또한 표적기관이 결정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원인물질에 노출되었을 때마다 쉽게 증상이 나타나고, 또한 비슷한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따라서 표적기관이 피부라면 아토피피부염 또는 두드러기 증상이, 기관지라면 기관지천식 증상이, 코라면 비염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 가족력: 진찰과 검사를 했을 경우에도 진단을 내리기 모호한 경우에는 가족력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알레르기는 유전적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진찰
진찰은 병력으로 파악된 신체적 증상이 알레르기와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천식: 천명 (기관지가 좁아지며 들리는 호흡음)
- 알레르기 비염: 창백한 코 점막, 좁아진 비강을 넓혀서 코끝을 자주 들어 올려 생기는 코등 주름
- 알레르기 결막염: 충혈된 눈과 눈 비빔
- 피부알레르기: 가려움을 동반한 두드러기, 거칠게 일어난 피부발진 (아토피피부염)
- 아나팔락시스: 전신증상으로 모든 장기의 증상이 동시에 또는 이어가며 나타단. 특히 순환기 증상으로 실신, 빈맥과 저혈압이 관찰된다.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 및 경련과 두통도 일어난다.
혈액검사
혈액검사는 병력과 진찰 소견을 뒷받침하기 위한 진단 과정이다. 알레르기와의 관련성을 검사하는 항목과 다른 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검사항목이 포함된다.
- 면역글로불린-E 검사: 원인물질과 결합하여 이를 알레르기 증상을 유도하는 비만세포에 전달하는 면역글로불린을 측정하는 검사로서 CAP 검사, RAST 검사, MAST 검사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 전혈구 계산값(CBC): 감염 질환을 감별하는 기초적인 검사로서 모든 알레르기 진단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증상유발검사
원인물질을 직접 신체에 투여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지를 관찰하는 검사로서 진단을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검사이나, 아나필락시스가 일어날 수 있어 반드시 응급조치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의료기관에서 실시해야 한다.
- 피부반응검사: 알레르기 검사에 가장 편리하고 유용한 방법이다. 등또는 팔에 의심되는 알레르기 원인물질 용액을 한 방울씩 히고 이를 통해 바늘로 .피부반응검사 (등 부위 ) . 피부에 가벼운 상처를 만들어 원인물질이 피부조직내로 스며들게 하여 알레르기 반응을 보는 검사이다.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내는 원인물질을 묻힌 부위는 부풀어 오르고 그 정도에 따라 +1, +2, +3, +4로 판독한다. 반응정도가 +3이상, 특히 +4이면 연관성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판독하고 +1과 +2정도의 반응은 연관성에 대해 반복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직접 유발검사: 원인되는 물질을 직접 투여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지를 확인하는 검사로서 심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고, 또한 기술상 힘든 점이 많아, 경험 있는 검사자와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의료기관에서 시행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천식유발검사, 운동유발검사, 식품유발검사가 있다. 특히 식품유발검사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일어날 위험성이 높아 반드시 의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검사를 받아야 한다.
2. 아토피부염의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아토피피부염은 대표적인 피부 알레르기 질환이지만 다소 다른 면을 보이기도 한다. 다른 알레르기와 달리 생후 2개월에 일찍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두드러기나 천식, 비염처럼 증상이 부종에 의해 일어나는 것보다는 피부가 거칠게 일어나서 증상이 나타나는 차이가 있다. 경험이 있는 의사라면 피부 병변만 보고도 대부분 쉽게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질환이지만, 피부 감염이 동반되었거나 이와 유사한 피부병변을 가진 질환의 경우에는 진단이 쉽지 않아 알레르기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인 알레르기 검사는 모두 받도록 해야 하지만, 연령과 질병상태 (심한 정도 여부)에 따라 검사의 종류를 선택하고, 검사 결과를 판독해야 한다. 예컨대,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피부가 민감하여 피부반응 검사가 가짜로 양성반응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토피피부염 증상은 몹시 가려워하고 피부자극이 잦은 부위에 잘생긴다. 어린아이는 뺨과 몸통, 팔다리에 잘 생기고, 나이가 들어가며 활동이 많아지면 손목, 팔꿈치와 무릎 안쪽, 목 주위, 귀불 경계와 같이 피부가 접치는 부위로 병변이 확대된다.
전형적인 아토피피부염 소견은 급성병변과 만성병변으로 구분하고 있다. 급성병변은 피부가 거칠게 일어나서 붉은 색을 띠게 되고 몹시 가려워하는 증상을 나타낸다. 피부가 더 심하게 일어나면 이를 통해 진물이 나오기도 하며, 이러한 증상이 반복하면서 피부는 두꺼워지게 된다 . 이렇게 되면 만성병변이라 하여 치료가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