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아가들한테 홍삼 좀 먹이지 마세요!!!

조회 8052 | 2014-01-2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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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맘에 글 올립니다.

저는 한의사인데요. 홍삼에 대해 너무나 잘못 알려진 상식들이 많아서 글 올려요.

요즘 아이들을 치료하다 보면 홍삼을 먹이는 엄마들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랍니다. 너무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구요.

아기엄마들에게 아기들은 홍삼 먹이면 안된다고 잘 타이릅니다. 그래도 뭔가를 먹이고 싶다면 차라리 오미자차를 먹이시라고 권하기도 하구요.

애기 엄마들이 하는(아니 대다수의 국민들이 하는) 가장 큰 착각중에 하나는 홍삼에는 부작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만 주장하는 사실이고, 미국이나 유럽, 심지어는 중국에서도 홍삼은 부작용이 있는 약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인식이 된 가장 큰 이유는 홍삼 시장이 무지무지 크고 또한 홍삼이 몇몇 대기업의 주력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해보세요. 대기업의 가장 큰 목표가 뭘까요?

과연 '국민건강 증진'일까요? 아니면 '이윤추구'일까요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그렇다면 대기업의 입장에서 과연 홍삼을 전혀 부작용이 없고 누구나 먹어도 되는 식품으로 홍보하는게 더 많이 팔릴까요?

아니면 홍삼은 체질에 따라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체질에 따라 가려서 먹어야 된다고 홍보하는게 더 많이 팔릴까요?

역시 판단은 각자의 몫이죠.

또 이런 얘기도 합니다. 인삼과 홍삼은 다르다. 인삼은 부작용이 있지만 홍삼은 부작용이 없다.

이것은 거짓말입니다.

인삼을 쪄서 말리는 홍삼으로 만드는 이유는 과거에는 보관을 위해서였습니다. 일단 쪄서 말리면 냉장고 없던 시절에 잘 상하지 않아 장기보관이 가능했거든요.

그리고 또 한가지 이유는 쪄서 말리면 약재가 가진 강한 약성을 완화시킬수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인삼의 약성은 기운을 보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열기를 위로 치솟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홍삼으로 그 작용이 좀 완화가 되는 것입니다. 부작용이 없어지는게 아니고 좀 줄어드는 거죠.

암튼 각설하고 너무 길고 전문적으로 쓰면 글 읽기 힘들어지니 요점만 정리하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1. 인삼이든 홍삼이든 체질에 맞지 않으면 부작용이 있습니다.

2. 인삼은 기본적으로 몸이 차고 기운이 없고, 열이 가라앉는 사람에게 맞는 약입니다. 몸에 열이 많고 기운이 넘치며, 열이 위로 솟구치는 사람이 먹으면 좋을까요? 나쁠까요? 약일까요? 독일까요?

3. 애들은 기본적으로 열이 많고 기운이 넘치고, 열이 위로 솟구치는 체질입니다. 백명중에 99명은 체질이 다 이렇습니다. 몸이 차고 허약한 애들은 백명중에 한명 있을까말까입니다. 그럼 애들한테 홍삼이 독이 될까요? 약이 될까요?

4. 어른은 먹든 말든 맘대로 하세요. 어른은 막말로 부작용이 나도 자기들이 사먹는 거고 자기들이 판단해서 먹는 겁니다. 그리고 이미 성인이기 때문에 홍삼먹어서 조금 잘못되도 심각한 부작용이 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또 먹다가 몸이 안좋아지면 본인들이 안먹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가들과 어린이들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본인들의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안좋아진다 하더라고 안먹기가 힘듭니다.

5. 대기업 홍삼제품에는 방부제와 색소와 끈끈하게 만들어주는 성분과, 단맛을 내는 많은 당이 들어있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애기 단거 안먹이려고 노력하고 방부제나 인공식품 안먹이려고 원액기 사서 과일주스 직접 만들어주시는 엄마들도 많습니다. 시중에 파는 쥬스나 음료수는 당분이 많아서 잘 안먹이려 하시죠. 그런데 그것못지 않게 당분과 인공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대기업 홍삼제품은 기를 쓰고 먹이시더군요.

참고로 모 기업 홍삼제품에는 소화를 촉진시키고 식욕을 돋게 하는 인공감미료를 넣은 제품도 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엄마들은 홍삼 먹이면 밥 잘 먹는다고 먹이시는 엄마들도 계시구요. ㅠㅠ

제가 되도록이면 귀찮아서 이런 글 쓰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왜 쓰냐구요? 아가들이 너무 안타까워서 씁니다.

오늘은 환자중에 18개월짜리 아가를 데리고 오신 엄마가 계셨어요. 아가가 자꾸 밤에 잠을 안자고 보채고 땀을 많이 흘리고 더워한다구요. 기가 허한가 해서 보약 지으러 오셨대요. ㅠㅠ

문진을 하다보니 하루에 모 대기업 홍삼을 세봉씩 꼭꼭 먹이셨대요. ㅠㅠ 아가가 홍삼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잘 먹는다구요. 그럼 달달하니 맛있으니 당연히 잘 먹죠. 그 엄마도 홍삼 이외에는 다른 음료수도 안먹이고 쥬스도 직접 만들어주고, 간식도 직접 만들어주는 그런 엄마셨어요. 너무너무 안타깝더군요.

 

안그래도 열이 많이 기운이 위로 뻗치는 아가들한테 홍삼을 그렇게 먹여댔으니 당연히 애가 덥고 잠못자고 힘들어하죠. 그리고 계속 그렇게 되면 나중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갈때쯤이면 엄청 산만해지고, 열이 많아져서 코피가 나는 경우가 많아지구요. 그리고 더 문제는 정기를 축적해서 나중에 클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줘야 될 시기에 정기를 쭉쭉 뽑아써 버리니 일찍 크지만, 성장도 일찍 끝나서 성인이 되면 오히려 키가 작아 질 수도 있습니다

근데 그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홍삼을 구입한 매장에서는 직원이 아이들 홍삼제품 먹여도 괜찮다고 했답니다. ㅠㅠ

그 직원이 의사인가요? 한의사인가요? 약사인가요? 막말로 그냥 장사하시는 분입니다. 무조건 많이 팔아야 돈 버는 장사하시는 분일 뿐이에요. 그런 사람이 뭘 알까요? 그리고 그런사람이 먹지 말라고 할거 같나요?.

 

암튼 그 엄마한테 자세히 설명해주고 약은 나중에 지으시고 일단 홍삼제품을 일절 끊고 당분간 지켜보시라고 했습니다. 대부분은 그렇게만 해도 좋아지니까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른들은 먹고 어떻게 되든 말든 맘대로 하세요. 그리고 어른들은 10명중 3~4명은 홍삼이 맞으니까 또 괜찮을수도 있어요. 근데 제발 애들은 먹이지 마세요. 대부분의 아가들은 홍삼이 안맞아요. 홍삼이 맞는 아가는 100명중에 한명 있을까말까에요. 그리고 애들은 선택권이 없잖아요. 제발 먹이지 마세요.

애들한테 홍삼 먹이는 엄마들은 자기위안일뿐이에요. 애들한테는 독약이나 다름 없는 것을 먹이면서, 나는 애를 위해서 몸에 좋은 것을 먹인다고 자위하는거죠. 차라리 암것도 먹이지 말고 밥이나 잘 먹이세요. 꼭 뭐라도 먹이고 싶다면 차라리 채소나 갈아서 먹이세요. 오미자차나 가끔 먹이세요. 제발!@ 애들은 죄가 없잖아요. ㅠㅠ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자면 애들이 열 많고 땀 많이 나는건 정상이에요. 원래 애들은 체질이 그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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