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많은 아이 vs 겁 없는 아이 육아법

조회 7054 | 2014-05-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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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 읽기
천둥 치는 날이면 얼굴까지 이불을 뒤집어쓴 채 무섭다고 벌벌 떠는 아이가 있는 반면, 무서운 줄도 모르고 문으로 쪼르르 달려가 밖에 나가겠다고 떼쓰는 아이가 있다. 한 아이는 겁이 너무 많고, 다른 아이는 겁이 너무 없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답은 이미 아이에게 있다. 그것이 바로 아이의 마음부터 읽어야 하는 이유다.

# 다섯 살 딸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유독 아이가 어려서부터 겁이 많아 조금만 큰 소리가 나도 깜짝깜짝 놀랍니다. 어제는 천둥소리가 무섭다며 하루 종일 악을 쓰며 울어대는데, 아무리 달래도 소용없고 정말 엄마를 지치게 하더군요. 물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가 겁이 많다고는 하지만 엄마인 제가 보기에도 유난스러운 것 같아 걱정입니다. 아이가 이대로 겁쟁이로 크면 어쩌지요? 

# 저는 좋게 말해서 ‘용감한 형제’를 두고 있습니다. 실상은 엄마인 저조차 감당이 안 될 만큼 엄청난 개구쟁이들이죠. 그 또래 남자아이들이 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가끔은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사가 급한 계단을 뛰어서 내려가고, 높은 곳에서도 겁 없이 뛰어내립니다. 야단쳐도 소용없고요. 이러다 크게 다치지는 않을까 늘 조마조마합니다. 겁 없는 우리 아이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겁이 너무 많아도 너무 없어도 문제
아이가 겁을 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직접적인 위험이나 위협이 없는데도 대상의 존재 또는 상상만으로도 불안감을 느낀다. 아이는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좀 더 집중하고 조심한다. 걱정과 불안은 인격 형성에 필수적인 요소인 셈이다.
아이는 생후 6개월 무렵부터 친근한 엄마, 아빠에게 애착을 느끼는 동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낯을 가리기 시작한다. 생후 10~18개월이 되면 엄마, 아빠와 떨어질 때 분리불안을 경험한다. 4~6세가 되면 괴물이나 귀신 등 현실이 아닌 상상 속 대상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다. 하지만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두려움에 대한 적응력이 생기면서 이를 차차 극복해나간다.
하지만 모든 것은 과할 때 문제가 된다. 겁이 너무 많으면 활동 반경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바깥세상을 경계하게 돼 경험의 기회가 줄고, 당연히 그 폭도 좁아진다. 또 바깥세상을 과장하게 생각하는 등 사고의 왜곡을 가져올 수도 있다. 반면 겁이 너무 없으면 신중히 생각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 실수가 잦아진다. 다칠 가능성도 높아진다. 상황 파악 능력이 떨어져 사회성이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겁 많은 아이와 겁 없는 아이는 어떻게 돌봐야 하는 걸까?
한국아동상담센터 김성은 부소장은 그 해법을 이렇게 제시한다. “사실 겁이 많고 적음은 기질적인 문제가 커요. 근데 이 기질을 억지로 바꾸려 해선 안 돼요. 겁을 없애준다고 그런 상황에 억지로 노출시킨다거나 겁 없이 행동하는 아이를 가르치려고 야단치다 보면 오히려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거죠. 따라서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좋은 방향으로 이끌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해요.”

겁 많은 아이를 위한 지도법
아이의 눈높이에서 불안을 이해해야 한다. 어른의 눈에는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대상일지라도 아이에게는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윽박지르기보다는 자신이 얼마나 불안한지 양손으로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 많이 불안하면 양팔을 넓게, 조금 불안하면 좁게 벌리도록 한다. 이렇게 불안의 정도를 표현하는 것은 아이에게 이성적 판단 능력을 키워준다. 더불어 긴장을 풀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엄마, 아빠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가 두려워하는 대상에 다가갔다가 돌아오도록 한다. 잠시 숨을 고르게 한 뒤 다시 다가가도록 한다. 이때 “참 잘했구나!” 같은 긍정적인 말로 아이를 격려해준다.
엄마가 눈에 안 보이면 울어요 | 사실 생후 24개월 이전의 아이는 엄마가 안 보이면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 당연하다. 정상 발달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신 이런 상황이 자주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엄마와 떨어져야 할 때는 아이가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엄마가 ○○ 갔다 올게”라고 설명하고 가는 것이 좋다. 특히 직장에 다니는 엄마의 경우 아침에 아이를 떼놓기 위해 금방 온다고 거짓말하고 출근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거짓말은 아이의 분리불안을 가중시키므로 피한다.
낯선 사람을 보면 자꾸 숨어요 | 아이의 낯가림은 커가면서 점차 약해지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는 이를 쉽게 극복하지 못한다. 이런 아이를 낯선 사람에게 억지로 인사시키거나 낯가림을 고쳐준다고 야단쳐서는 안 된다. 이는 아이가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뜻이니 “엄마가 옆에 있잖아. 괜찮아” 등의 말로 아이를 안심시킨다. 아이가 천천히 낯선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
동물을 너무 무서워해요 | 자기보다 덩치가 작은 강아지가 짓거나 좋아서 꼬리 치며 다가와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가 있다. 동물을 접해볼 기회가 없어서일 수도 있고, 어릴 적 동물에 물리는 등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일 수도 있다. 아이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느껴질 때 겁을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갑자기 동물에 가까이 다가가게 하거나 만지게 하는 것은 오히려 겁을 유발시킬 수 있다. 자주 동물을 볼 기회를 주면서 천천히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좋다. 동물에 대한 무서운 기억을 가진 아이라면 동물 인형으로 놀면서 두려움을 없애는 것도 방법이다.
깜깜한 곳을 싫어해요 | 사실 아이 대부분은 어두운 곳을 싫어한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아이에게 불을 끈다는 것은 부모와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이를 어둠에 적응시킨다고 억지로 그런 환경에 두어선 안 된다. 차라리 밝은 곳에서 아이와 재미있게 놀아주면서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더 낫다. 엄마와 함께 별이나 달 모양의 야광 스티커를 방에 붙이고 밤에 별이 반짝이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Tip 아이의 불안, 이렇게 극복하자!
1.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고 용감하게 행동할 경우 칭찬해준다.
2.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은 무시한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 아이는 잔소리하지 않고 지켜보다가 다녀오면 칭찬해준다.
3. 아이가 정말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
4. 아이에게 뭐가 제일 불안한지를 차근히 묻고 대화한다.
5. 부모가 불안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여주는 등 역할 모델이 된다.
6. 인내심을 갖도록 한다.

겁 없는 아이를 위한 지도법
겁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처음 보는 것은 무조건 만지고부터 보는 아이. 한마디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다. 이런 아이를 키울 때는 넘치는 호기심은 존중하되 그 경계를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 “여기서 ○○ 행동을 하면 안 돼”라고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투로 말한다. 이렇게 했는데도 잘 멈춰지지 않는다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일 가능성도 있다. 또 자폐가 있거나 지능이 낮은 경우도 그렇다. 한국아동상담센터 김성은 부소장은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한 아이는 자기가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죠.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ADHD로 진단받은 아이 중 상당수는 애착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밝혀진 만큼 아이의 집중력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부모가 충분히 사랑하고 이해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아이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면 대부분 좋아집니다”라고 조언한다.
높은 곳에 자주 올라가요 | 엄마가 잠시 한눈을 팔면 높은 곳에 올라가는 아이 때문에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아이가 이런 모험을 감행하는 것은 높은 곳에 올라가면 지금의 자신보다 더 크고 강한 존재가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역시나 안전이 걱정이다. 창문 근처에는 아이가 밟고 올라갈 만한 물건을 두지 않는 등 만약에 있을 사고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또 아이에게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충분히 주었는지 한번 생각해보도록 한다. 이런 아이의 특성을 반영해 뛰놀 수 있는 활동으로 넘치는 신체적 에너지를 발산시키도록 한다.
낯선 이에게 서슴없이 다가가요 | 아이는 부모를 잃어버릴 수 있거나 낯선 사람이 자신에게 나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사고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낯선 사람이 부르면 주저 없이 다가갈 때 붙임성이 좋다고 그냥 놔두지 말고 그때마다 주의를 줘서 사고의 위험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행동을 늘 관찰하면서 부모를 벗어나려고 할 때 그 즉시 “안 돼” “멈춰” 등의 단호한 제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부모의 위치를 늘 확인할 것도 가르쳐야 한다.
아이가 아무 데나 잘 돌아다녀요 | 낯선 곳에서도 겁 없이 돌아다니는 아이라면 넓은 운동장 등 안전한 곳에서 혼자 다니도록 두어 분리불안을 경험하도록 한다. 그러면 다음 외출 시 아이 스스로 조심한다. 아이가 4세 이전이라면 엄마가 잡으러 다니거나 주의를 줄 경우 문제 행동이 더 강화될 수 있다. 이 시기 반복적으로 지적을 받을 경우 아이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불안감을 느끼며, 자존감이 저하된다. 또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낼 수도 있다.

Tip 주의력이 없는 아이를 변화시키는 협상의 기술
1. 아이가 갖는 호기심을 존중해주어라.
2. 아이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라.
3. 쓸데없는 화를 내서도, 체벌로 위협해서도 안 된다.
4. 아이에게 규칙을 상기시켜라.
5. 아이의 탐험 욕구를 이해한다고 말함으로써 아이의 공감을 얻어라.
6. 아이가 부모의 요구 사항을 자동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들어라.
7. 치맛자락을 잡는 등 다른 선택권을 줘라.
8. 협조적인 행동을 하면 칭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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