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독특한 행동에 담긴 비밀

조회 3611 | 2014-05-2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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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진 곳을 좋아하고, 시도 때도 없이 소리 지르고
시도 때도 없이 소리를 지르는 아이, 똑같은 그림책만 반복해서 읽거나 좁은 곳으로만 들어가는 아이의 행동은 무엇을 뜻할까? 부모가 보기에는 의미 없어 보이거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속에는 아이의 마음이나 발달상의 특징이 숨어 있다. 아이의 독특한 행동 속에 담긴 의미를 풀어 아이의 마음속으로 한 걸음 다가가보자.

시도 때도 없이 소리를 질러요
아이 자체의 특성도 있지만 양육자의 행동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거나 부정적인 행동에만 반응을 했던 경우가 많았다면 아이는 소리를 지르는 행동으로 자신의 요구 사항을 표현한다. 그리고 이런 방식이 패턴화되어 사소한 일에도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또 양육자나 주변 환경에 모델링을 한 것일 수 있다. 부모나 사람들이 어떤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소리를 지른다거나 하는 모습을 보았다면 그것을 보고 배웠을 수 있다.
이렇게 대처해요!
평소에 아이의 말을 잘 들어줬는지 되돌아보자. 아이의 사소한 말에도 즉각 반응을 해주면 아이의 거친 표현은 점차 누그러진다. 또 평소 아이에게 억눌린 분노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한국아동심리코칭센터 이정화 소장은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했을 때 소리를 지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분노가 해소되지 않는 감정이 있다면 목소리의 크기나 억양이 부드러울 수 없죠. 특히 특정 사람에게 소리를 지른다면 그 사람에게 감정이 좋지 않은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또 어떤 말이든 소리 지르듯이 큰 소리로 말하는 경우 자기 행동에 대한 자각도가 없어 자신의 목소리가 크다거나 소리를 지르는지 잘 모를 수도 있다. 이때 부모는 “크게 말하지 않아도 잘 들려. 작게 말해도 된단다”라고 자연스럽게 말해주어 아이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알도록 하면 스스로 조율하게 된다.

담요를 항상 들고 다니거나 자기 베개가 없으면 잠을 못 자요
생후 36개월이 되면 분리개별화가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독립적인 행동을 하다가 다시 연습기로 돌아오는 반복적인 과도기 행동이 나타난다. 이정화 소장은 “독립적인 존재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을 달래기 위한 중간 대상으로 담요나 인형 같은 어떤 물건에 집착하는 행동이 나타납니다. 담요나 인형, 베개는 세상에 대한 신뢰감의 부족, 독립적인 활동을 하는 동안에 느끼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도피처이자 의존 대상이 되는 거죠”라고 말한다. 아이가 지저분한 담요나 인형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보며 부모들은 위생에 대한 걱정을 하거나 아이가 너무 의존적이거나 나약한 건 않은지 염려하기도 한다. 그리고 담요를 빨아서 주려고 할 때 아이가 싫어하면 그냥 놔둬야 할지도 고민이다.
이렇게 대처해요!
아이가 물건에 집착하는 것은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그보다는 아이와 애착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잘 만들어준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와 잘 놀아주고 어린이집에 가는 등 부모와 떨어져야 할 때는 안정성을 주어 기본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해주고 충분히 칭찬을 해주어 아이의 자기 주도성이 높아지면 이런 증상은 저절로 나아진다.

인형이나 물건의 위치가 바뀌면 화를 내요
3~4세쯤 되면 아이는 물건을 사용하고 나서 있던 자리에 그대로 가져다놓는 행동을 한다. 순서화된 사고가 형성되면서 모든 물건들을 일렬로 세우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정화 소장은 “유아기의 아이는 자기의 틀이나 경험, 도식에서 많이 변형하여 생각하는 유연성을 발휘할 수 없으므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발달상의 특징일 뿐 강박적인 것은 아니죠”라고 말한다. 또 자기 방 안에 침대나 장난감 등 물건이 그 자리에 있기를 원하는 마음은 소유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내 것이고 내 영역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곳, 즉 자신의 생각의 틀 상태로 있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렇게 대처해요!
아이가 싫다고 하면 아이가 원하는 곳에 물건을 놔두도록 하고 방 구조를 바꿀 때는 미리 의논함으로써 예측하도록 해준다. 순서화된 사고를 잘하게 되면 나중에는 융통성을 발휘한다. 만약 어느 정도 자랐음에도 자기 물건의 위치를 바꾼다거나 하는 일을 싫어한다면 그것은 아이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을 싫어하는 성향일 수 있다. 단, 아이가 초등학교 이후에도 자리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다면 강박적인 증상일 수도 있다.

똑같은 그림책만 계속 반복해서 읽으려고 해요
똑같은 그림책만 보려는 아이는 이미 자기가 경험한 것에서 안정감을 얻는 성향을 가졌을 수 있다. 이미 경험한 것 안에서 더 많은 것을 탐색할 수 있는 여유를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어른들이 보기에는 똑같은 그림책이지만 아이는 같은 그림책을 보더라도 볼 때마다 다른 부분을 보고 다르게 느끼기 때문에 같은 그림책만 읽는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아이는 자신의 경험에서 배우는 타입으로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대처해요!
그림책을 반복해서 보더라도 아이는 자기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그림책 말고 다른 것도 보자”고 말하는 것은 전혀 효과가 없다. 아이가 그 책의 어떤 점에 흥미와 관심을 가지는지를 알아주고 이 그림책 속 세상뿐 아니라 다른 세상도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만약 그림책 속 무당벌레를 좋아한다면 엄마는 무당벌레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어보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또 무당벌레가 나오는 다른 그림책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 외의 곤충 사진이나 그림책을 보여주며 아이의 관심 대상 범위 내에서 그 영역을 넓혀주는 활동을 해준다.

구석진 곳으로 들어가려 하거나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해요
유아기는 호기심이 증대되는 시기다. 탐색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자극이나 경험을 하려는 경향이 강해 구석지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구석진 곳을 좋아하는 아이는 거기에서 자기 안정성을 느낄 수 있다. 구석진 곳을 가장 편안한 곳으로 느끼는 것이다. 이런 아이는 조심스럽고 신중한 경우가 많으며 뭔가에 익숙해지는 것에 느릴 수 있다.
어린아이가 어디론가 올라가는 것은 탐색 욕구로 인한 경우가 많다. 보이지 않는 곳으로 도전하고 모험을 하는 행동이다. 높은 곳에 올라갔다는 유능감을 얻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서 신체 능력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높은 곳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위에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특히 성취욕이 강한 남자아이가 이런 행동을 자주 한다.
이렇게 대처해요!
아이들은 감각적이기 때문에 위험성이나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고 시도해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위험한 행동에 대해서 미리 안전 지침을 준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는 너무 높진 않은지, 바닥이 푹신한지 살펴봐야 하며 꼭 어른이 있을 때 행동해야 한다는 등의 지침을 일러준다. 유달리 활동적인 아이라면 안전시설이 잘되어 있는 놀이학교에 가서 충분히 기어 올라가거나 뛰어내리며 놀도록 해주는 것도 좋다.

한번 울면 그칠 줄을 몰라요
오래 울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경험으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언어로 자기감정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해서 우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다. 부모가 무섭다거나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울음으로 나타내는 것. 이렇듯 자신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면 화가 나거나 슬픈 등의 다양한 감정을 단순히 우는 것으로만 표현한다.
아이가 울 때 부모가 윽박지르면 아이는 더 많이 운다. 그러다가 부모가 지쳐서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면 아이의 우는 행동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이렇게 대처해요!
아이가 계속 울기만 해도 윽박지르거나 야단치지 말고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도록 해줘야 한다. “그래, 우리 ○○가 많이 속상하구나”라고 먼저 아이의 마음을 알아준 다음 아이가 마음을 표현하도록 한다. 아이가 부정적인 방법이 아닌 긍정적이고 건강한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도록 도와준다.

형이나 동생과는 잘 노는데, 또래 친구들은 멀리해요
사회적 상호작용이 잘되지 않거나 사회적 역할을 하는 기술이 부족한 아이에게 나타날 수 있다. 또래 관계에서는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협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반면에 형과는 형과 동생이라는 위계질서 안에서 그것을 따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그 관계 안에서의 행동은 더 편할 수 있다. 또 동생하고 노는 것만 좋아하는 경우는 아이가 미숙할 수 있으며, 동생과 놀 때 자신의 유능감을 느끼는 것이 이유일 수 있다.
이렇게 대처해요!
또래와 놀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 것으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회적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놀이를 할 때 협상이나 타협을 하고 새로운 것을 제안하도록 연습한다. 무엇보다 또래와 노는 상황을 만들어주어 아이가 조금씩 사회적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한다.

집에 있는 화장실이나 욕실이 아니면 씻지도 용변을 보지도 않아요
아이가 까다롭고 예민할 수 있지만, 부모가 까다롭게 키워 아이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배변 훈련을 강박적으로 시켰다거나 용변을 더러운 것으로 인식시켰을 때 아이는 용변을 자기의 건강한 생산물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수치스럽고 더러운 것으로 감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항상 깔끔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자주 말했을 때도 이런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대처해요!
부모는 먼저 더러운 것이 묻어서 씻거나 용변을 보는 일은 굉장히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이야기해준다. 부모가 먼저 공용 화장실이나 다른 사람의 집에서도 화장실에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모습을 자주 보다보면 아이는 “다른 사람들도 가네”라고 생각하며 자신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가 다른 장소에서도 손을 씻고 화장실에 가는 것을 연습하도록 한다. 만약 옷이 조금만 더러워져도 곧바로 옷을 갈아입히고 더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게 했다면 그런 행동을 지양한다. 아이가 흘리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하고 특별히 위생이 염려되지 않는다면 옷을 자주 갈아입히지 않고 그런 일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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