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세 전후가 되면 아기는 좋고 싫은 것을 분명하게 표현한다. 그래서 무조건 ‘안 해!’, ‘싫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여 부모의 속을 태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행동들은 아기가 독립적인 인격체로 자라나는 과정 중의 하나 일뿐이다. 이때 엄마는 아기를 무조건 나무라기보다는 아기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스려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1반항기’, ‘끔찍한 두 살’에 들어서다
부모는 아기가 언어적으로 엄마가 지시하는 말들을 대부분 이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싫어’, ‘안 할 거야’, ‘아니야’ 등의 부정적인 말들을 하는 것을 보면서 아직 미숙하고 위험하게 행동하는 아기의 행동을 많이 금지하고 제재하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의 아기는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자아’의 힘을 발휘하고 싶어하고, 부모의 권위와 자신의 ‘자아’를 겨루어 시험하려 드는 모험을 시도한다. 이때 많은 부모들은 아기를 예의 바르고 공손한 사회적인 인간으로 키워야 한다는 양육의 이슈를 떠올리며, 아기의 고집을 꺾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더욱이 아기가 ‘싫어’, ‘갖고 싶어’ 하면서 반항적인 행동과 강한 소유욕을 보이고, 심지어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부모를 때리는 등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라도 하면 부모는 더 강하고 위압적으로 반응을 함으로써 아기를 가르치고자 한다.
야단치기보다는 상황에 맞춰 달래고 설득해야
이러한 시기에 아기와 부모의 끝없는 대립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우선 이 시기의 아기에게 무언가 지시할 때는 아기가 그 지시를 따를 만한 상황인가를 먼저 살피는 게 중요하다. 아기가 재밌어 하는 놀잇감에 지금 막 흥미를 나타내며 놀이를 시작하려는데, “ㅇㅇ야, 손 씻자.” 하며 욕실로 데려가려 한다면, 아기는 당연히 짜증스러울 것이다. 급한 일이 아니라면 상황을 살펴 때를 기다리며 아기를 설득하는 편이 낫다.
둘째, 늘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순서를 만들어 그것을 일관적으로 지키게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것은 아기에게 즐거운 경험이어야 한다. 바깥에 나갔다 들어와 꼭 손을 씻기를 바란다면 “집에 가서 손 씻고 놀자”라고 얘기해 주며, 다른 일체의 재미난 것에 관심을 보이기 전에 손을 씻는 습관을 들이도록 행동한다. 이 시기의 인지는 일련의 행동과 사건을 엮어 머릿속에 저장하고, 그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부모는 아기가 취할 행동의 각본(script)을 부모의 필요에 따라 즉흥적으로 제공하지 말고, 일관되게 지키는 것이 좋다. 아기는 그것에서 안정감을 느낄 것이고, 자신의 행동을 미리 계획하는 인지적 자극 또한 받게 될 것이다.
셋째, 명령하듯이 말하기보다는 부드럽게 청유한다. “ㅇㅇ야, 빨리 누워 자. 왜 또 나왔어? 다 자잖아.” 하는 것보다는 “동주야, 엄마가 동주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줄게. 우리, 인형 친구들한테 잘 자라고 인사할까? 얘들아, 잘 자~”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넷째, 엄마가 하라고 하는 행동을 왜 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이 시기는 기본적인 인과 관계를 터득하는 때이므로 “하늘에 달님, 별님이 반짝거리네. 아이 깜깜해. 잘 거니까 불을 꺼야지. 동주가 꺼볼까? 아, 어두워졌다. 깜깜해. 인형도 책들도 모두 코~ 잔대. 깜깜한 밤에는 모두 눈 감고 코~자는 거란다.” 하는 식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아기는 언어적 인지적인 자극을 풍부하게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