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전문가가 알려주는 ‘아기 잘 재우는 법’

조회 5981 | 2014-06-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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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수면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있다. 수면 장애를 앓는 영유아를 위해 아니 많은 부모들을 위해 ‘맞춤 수면 처방’을 해준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비싼 대가를 지불하면서까지 수면 처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아기 수면 전문가들을 만나 아기 수면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아기를 둔 엄마라면 누구나 아기의 수면 문제 때문에 고생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터넷 육아상담 사이트에는 아기의 수면에 관련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질문 밑에 끝이 없이 리플이 달린다. 아기 엄마들의 말 못할 고초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그런데 문제는 엄마들 대부분이 이를 꾹 참고 견뎌야 할 통과의례쯤으로 여긴다는 사실이다. 수면장애는 여타 질병만큼이나 심각하고 의학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 특히 영아 시기의 수면은 향후 아기의 성장과 학습 능력, 성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수면장애가 집중력, 사고력, 판단력을 저하시켜 산업 경쟁력 저하와 대형사고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감안, 이를 개인적 차원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의 문제로 다루고 있다.

병원을 찾는 엄마들은 수면장애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단지 이를 육아 상담 차원으로 여긴다. 수면과 관련된 질병은 주로 어른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유아기에 수면 문제를 바로 잡아주고 올바른 수면 훈련을 시켜야 한다. 어릴 때 형성된 수면 습관이 평생을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영아기 수면 습관이 평생 건강 좌우해

아기들의 수면 부족은 집중력 부족이나 과다행동 증후군, 학습 부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지나치게 피로를 느낀 아기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최근의 한 보고에서도 2세 된 아이들의 적정 수면 시간은 13시간 이상인데, 만약 11시간 이상을 자지 못할 경우 신경질, 분노발작, 과잉행동, 공격성을 드러내는 등 행동 이상을 보인다고 밝혀진 바 있다.

실제로 수면이 부족하면 정상적인 생리작용을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된다. 생체 리듬이 깨지므로 소화, 배변에도 영향을 미치며 체열의 순환에도 장애를 준다. 또한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므로 예민하고 폭력적인 아이가 되기 쉽고 면역 능력도 저하되어 감기 등의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최근에 실시된 동물 실험에 따르면, 강제로 잠을 못 자게 한 동물이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져 사망했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충분한 수면은 아기의 발육과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성장에 필수적인 성장 호르몬은 하루 종일 분비되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밤 12시에서 새벽 2시경에 분비된다. 대개 숙면상태인 NREM 수면에 이르러서 성장 호르몬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기 때문에 9~10시 사이에 잠이 들어서 12시경에는 숙면 상태에 접어들어야 성장 호르몬의 효능이 제대로 발휘된다. 또한 아기 역시 잠을 충분히 자야 피로가 회복된다. 수면 중에는 인체 근육과 신경 등이 휴식 상태에 들어가며 젖산 등 낮 시간 동안 축척된 각종 피로물질이 분해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기는 기초 대사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가만히 엎드려 노는 듯해도 성인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소모된다. 따라서 숙면을 통해 하루 종일 움직인 여러 근육과 정신을 쉬게 해주어야 내일의 새로운 활동에 대비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충분한 수면이 비만 체질이 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것. 최근 시행된 한 연구에서는 수면과 대사 호르몬 간의 중요한 상관관계를 발견되었다. 잠이 부족한 경우 식욕에 관련된 호르몬 분비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가령 이틀 동안 평균 4시간만 잔 사람들은 식욕 억제를 유도하는 호르몬 렙틴이 18%나 줄어든 반면, 허기를 자극하는 호르몬 그렐린은 28%나 증가했다. 따라서 수면량이 부족하면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비만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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