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10년 후에는 커다란 추억

조회 1997 | 2014-06-0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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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는 아이의 작은 배냇짓 하나에도 세상을 전부 가진 것처럼 행복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순간의 감동은 막연한 추억으로 남는다. 이런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면 먼 훗날에도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한 감동을 되살릴 수 있다. 아이 성장 기록의 의미와 장점, 기록의 종류 등을 알아보자.


디지털 육아일기 쓰는 부모들

세계 어디에서도 전 국민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국가가 드물 만큼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으로 불린다. 이러한 인터넷의 발전은 육아일기를 기록하는 데 가장 큰 공로자이기도 하다. 육아일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현존하는 육아일기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 약 500년 전 묵재 이문건(李文楗 1494∼1567)이 쓴 ‘양아록(養兒錄)’이다. 양아록은 출생부터 16세까지 한 아이의 성장과 교육 과정에서 경험한 일상적 내용을 기록한 육아일기다. 할아버지가 쓴 체험적 육아일기라는 것과 더불어 가부장적 권위가 하늘을 찌르던 조선 사회에서 양반 사대부가 쓴 육아일기의 존재는 극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그만큼 예로부터 자식 사랑이 컸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자식들의 탄생과 성장을 수기로 기록해왔다. 하지만 점차 산업사회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 일로 바빠지면서, 특히 집안 살림을 도맡으며 육아를 하던 아내들이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육아일기를 쓰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 하지만 아기의 성장 과정을 기록하고자 하는 욕구는 여전해 좀 더 편리하고 간편한 방법들을 추구하게 됐다. 그것이 바로 디지털과의 만남이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디지털 장비의 가격이나 사용법이 쉽지 않았고, 웹사이트라는 가상공간에 사진이나 일기를 기록한다는 불안감에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디지털 장비, 소프트웨어 등이 사용법도 쉽고 경제적 부담이 적어져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보편화하면서 디지털 육아일기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또 예전과 달리 지금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는 부모 대부분이 높은 교육을 받았으며, 자식에 대한 교육열이 높고, 한두 명의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에게 좀 더 신경을 쓸 여유가 생겼다. 그런 욕구와 디지털이 만나 아이의 성장 기록에 대한 열정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포털사이트에서도 개인의 기록을 중시하는 블로그, 카페, 미니홈피 등을 쉽게 사용하도록 프로그램화하면서 더 많은 관심과 호응을 끌어냈다. 이제 많은 부모들이 디지털에서 자신의 아이를 위한 성장 일기를 기록하며 아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우리 아기 성장 기록, 방법도 가지가지 

손으로 기록하는 ‘수기 일기’

키와 몸무게가 얼마 늘었는지, “엄마” 하고 처음 부른 날이 언제인지 등 아이의 성장을 중심으로 기록한다. 엄마의 감정 또한 틈틈이 곁들이는 것도 효과적. 아이에게 이야기하듯이 편지 형식으로 쓰는 것도 좋다. 만약 글쓰기에 자신이 없다면 좋은 글귀나 시를 덧붙인다. 임신하면 병원에서 주는 임신 다이어리나 엄마가 원하는 예쁜 노트에 하고 싶은 대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보자.

디지털에 올리는 ‘디지털 일기’

최근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육아일기 방식으로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발달과 함께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멀리 떨어진 가족, 해외에 있는 친척 혹은 불특정 다수에게 아이가 예쁘게 자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서로의 육아 노하우도 공유한다. 이러한 부모의 욕구에 맞춰 간편하게 디지털 일기를 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속속 개발되어 더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사진과 일기의 형태로, 아이와 함께 갔던 장소, 맛집, 육아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게재할 수 있다.

그림으로 꾸미는 ‘그림일기’

그림 그리기에 소질이 있다면 아이의 모습을 직접 그려서 간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만화로 캐릭터를 만들어서 사건별로 기록해두면 차후에 만화책으로 출판할 수도 있다. 그림을 그릴 때는 사실적인 것도 좋지만 아이의 특징을 잡아 재미있게 그리는 것도 좋다. 또 매일의 그림보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그려 간직하면  한 권의 훌륭한 책이 된다.

앨범으로 보관하는 ‘사진 일기’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부모가 선택하기 좋은 일기. 남기고 싶은 순간을 주제를 정해 사진을 찍어 인화하거나 웹사이트에 올려 사진과 함께 짧은 메모를 기록한다. 사진은 추억을 되새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해마다 돌아오는 아이의 생일이나 매해 같은 장소를 방문해서 커나가는 아이의 모습을 담는 등 재미있는 이벤트 아이디어를 구상해보자. 가족들과 함께, 아빠와 함께 노는 모습 등 같은 주제의 사진을 찍어서 모아두면 아이의 성장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예쁜 앨범에 주제별로 모아두면 더욱 좋다.

세월을 넘어서는 ‘타임캡슐’

아이가 성장해서 사춘기가 되거나 성년의 날, 결혼식 등 중요한 때 선물할 수 있는 타임캡슐은 한동안 유행했던 아이템. 지금도 아이의 성장 내용과 사진, 배냇저고리 등을 넣어 성장한 아이에게 줄 목적으로 많은 이들이 선호한다. 특별한 추억의 증거물을 하나씩 채워나가 육아일기와 함께 담아두면 훌륭한 기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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