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야 할 질병, 무표정증후군

조회 3409 | 2014-06-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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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에 억눌린 엄마 마음, 표정도 함께 굳어간다

육아 스트레스, 남편이나 시댁과의 갈등, 직장 문제로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면 엄마는 점점 표정을 잃어간다. 재미있는 이야기에도 무덤덤하고 아이의 행동이나 말에도 무표정하게 반응한다. 문제는 엄마의 굳은 표정과 무딘 반응은 아이의 정서와 발달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 아이 발달을 위해서라도 엄마는 적극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얼굴에 환한 표정을 되찾아보자.

당신은 어떤 엄마인가? 혹시 아이와 놀이하는 것을 귀찮아하거나 아이의 요청에 마지못해 응해주고 있지 않는가? 혹시 그렇다면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자. 굳은 표정에 지친 얼굴이라면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의 여유가 없고 우울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마음샘클리닉 김은혜 원장은 “엄마의 굳은 표정은 여러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이 자유롭지 않은 데서 오는 것이죠. 무표정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아이와 상호작용을 할 에너지가 없어 아이 발달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엄마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 적극적으로 해소하여 마음의 여유를 되찾도록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엄마의 무표정에 상처 받는 아이
엄마의 표정이 없어지는 원인은 대부분 스트레스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우울해진 엄마는 표정이 없어지고 아이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적어진다. 그래서 아이가 필요한 것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발달에 필요한 정서적 자극을 주지 못한다. 아이에게 칭찬이나 격려도 해줄 여력이 없어 즐거운 일에 함께 웃고 즐거워하는 교감작용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 작은 일에도 화나 짜증을 내는 일이 잦다. 만약 아이가 컵의 물을 엎지른다면 마음의 여유가 있는 엄마는 “물 쏟았네. 함께 닦자”라고 말한다. 그런데 마음이 힘든 엄마는 “너는 왜 하는 행동마다 이 모양이야? 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어”라며 작은 일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울하고 지친 엄마에게 아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크게 눈치 보기, 포기하기, 강하게 반응하기 3가지 태도로 나타난다. 엄마가 자신의 요구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무표정한 얼굴로 무관심하면 어떤 아이는 불안한 마음에 엄마의 눈치를 살피며 엄마의 주변을 맴돌기도 한다. 또 애교를 부려 엄마의 반응을 이끌어내려고 하기도 한다. 또 다른 유형은 엄마에게서 반응을 얻어내는 것을 포기해버린다. 여러 차례 엄마를 보면서 웃고 관심을 이끌어내려는 행동을 취했는데도 원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주변으로부터 관심을 꺼버리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혼자서 잘 노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더 이상 엄마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포기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 어떤 아이는 과하게 화를 내거나 강하게 행동한다. “엄마 나 이거 먹고 싶어”라고 말할 때 별로 반응하지 않으면 엄마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TIP_ ‘무표정 가면놀이’ 실험에 대한 3개월 된 아기들의 반응
평소 아기에게 반응하는 것과는 다르게 엄마가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무표정 가면놀이’ 실험을 했다. 생후 3개월 된 아기들은 엄마의 무표정한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엄마의 관심을 끌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아기들은 제 풀에 지쳐 포기할 때까지 최소 네 가지 이상의 표정을 짓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기라도 엄마와 상호작용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가졌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그러므로 엄마는 아기를 그냥 돌보기보다는 정서적으로 상호작용하고 교감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무표정한 엄마, 자신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자
아이의 작은 행동과 말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반응을 해주는 것은 그 어떤 교육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엄마가 표정을 억지로 밝게 하고 즐거운 척 행동한다고 해서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아이는 엄마가 힘들고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금방 눈치챈다. 밝은 얼굴로 아이를 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아이를 제대로 돌보고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엄마 자신이 스스로를 챙기고 돌봐야 한다.
왜 힘든지 이유를 알고 풀어가려 노력한다_
잠이 잘 안 오거나 짜증이 늘고 신경질이 많아진 데다 가끔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때리기까지 한다면, ‘나는 왜 힘든가?’라는 질문으로 자신의 상태를 돌아봐야 한다. 그것이 남편이나 시댁과의 갈등이라면 그 부분에 대해 대화를 통해 풀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무리하게 체력을 소모하지 않는다_
스트레스를 정신적인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심신은 하나로 연결된 것으로 몸이 힘들면 마음도 함께 힘들어진다. 그러므로 일단 자신이 ‘잘 먹고, 잘 자고, 아프지 않은지’ 체크해야 한다. 짐이 부족하거나 너무 적게 먹는 경우 그 피로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김은혜 원장은 “어떤 엄마의 경우 자기 시간을 갖고 싶은 욕심에 아이가 자는 동안 인터넷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활이 지속되면 점점 피로감이 쌓이다보니 몸에 기운이 없어 우울해지기도 하죠. 사람이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적인데, 엄마가 아이에게 써야 할 에너지를 다른 곳에 쏟으면 아이에게 마음을 기울여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체력이 괴도하게 소모되는 일이 없는지 체크하고 적절하게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육아에 대해 멀리 보는 여유가 필요하다_
육아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이 힘든 엄마들이 있다. 특히 지금의 힘든 정도가 평생을 갈 것이라 여기며 불안해하거나 힘들어하는 엄마는 같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몇 배로 받는다. 아이를 키울 때는 멀리 보는 긴 안목으로 계획을 잡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생후 1년 동안, 세 살 때까지, 유치원 들어가지 전까지 등 아이의 성장 정도에 따라 대략적인 플랜을 짜보는 것이다. 만약 한 살까지는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면 ‘그 1년 동안은 내 시간을 갖기가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힘든 과정이 평생 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고 지금 상황을 확대시키지 않도록 한다.
힘들면 도움을 요청한다_
만약 지금 상황이 힘들다면 ‘왜 이런 거 가지고 힘들어해?’라고 자신의 상황을 부정하거나 회피해서는 안 된다. 일단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후에 무엇 때문에 힘든지 알아본다.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생각하고 필요하다면 주변에 도움을 받는다. 집안일이 벅차서 힘들다면 남편이나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구한다. 외출하지 못하는 데 대한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남편에게 솔직히 말하고 일주일에 2~3시간만이라도 아기를 맡기고 바람을 쐬고 오는 등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혼자 해결이 안 될 때는 상담실을 찾는다_
아침에 눈을 뜰 때 오늘 하루를 보내는 일이 끔찍하게 느껴지는가? 또 아이가 귀찮게만 느껴지고 아이와 놀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면? 과도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온 상태일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이 있는 엄마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하고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 김은혜 원장은 “자신이 무척 힘들고 우울하구나라고 느끼면 그것을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바꿔보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바뀌지 않거나 도저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를 때는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것도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한다.

아이 성장 시기별 부모와의 감정 교환 방식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해 그동안 아이와 적절한 상호작용을 하지 못했다면? 이제부터라도 스트레스를 줄여 마음의 여유를 갖고 아이와 감정을 나누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이는 성장에 따라 감정을 교류하는 방식이 달라야 한다. 시기별 특징을 알아두고, 아이와 상호작용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면 엄마와 아이 사이에 더욱 돈독한 유대감이 쌓일 것이다.

* 생후 3개월 전후
이 시기가 되면 아기는 부모의 얼굴을 식별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3개월 된 아기는 부모가 자신에게 보여주는 것을 토대로 부모의 감정을 읽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아기는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가 보이는 적극적인 반응과 관심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부모가 아이에게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으로만 반응하면 아이는 힘이 없고, 잘 놀지 못하며, 쉽게 짜증이나 화를 낸다.
아이와 함께하는 ‘따라 하기’ 감정놀이_ 평소 아이와 감정을 주고받는 놀이를 자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아이의 행동이나 말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혀를 내밀면 엄마도 혀를 내밀고 기침을 하면 엄마도 기침을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행동을 할 때는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한다는 기분으로 즐겁게 하는 것이 필수.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다시 반복하게 되고 엄마가 그것을 따라 하면 이 자체로 놀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아이가 “이거 빵빵”이라며 자동차를 가리키면 ‘웅~ 이거 빵빵’이라고 엄마도 손으로 가리키며 따라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 반응을 보이는 놀이는 아이의 행동을 발달시킴은 물론 부모와 아이 사이에 사랑이 싹트게 만들어준다.

* 6~8개월
주변의 물체와 환경, 사람들을 통해 무궁무진한 자기표현을 하는 시기. 이때의 아기들은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관심 있게 지켜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장난감이나 부모에게 흥미를 느끼고 자신에게 어떤 것을 해주기를 요구한다. 이때 부모는 아이의 반응에 긍정적으로 동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동조는 유대감을 돈독하게 해주고 아이가 풍부한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시기에는 타인에 대해 낯을 가리는데 부모가 하는 말은 잘 알아들으므로 아기가 관심 있어 하는 부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준다.
만약 아기가 처음 보는 개에게 접근할 때 엄마가 “가면 안 돼!”라고 말한다면, 아기는 엄마의 목소리나 표정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감지한다. 그리고 자신이 곰돌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엄마가 흐뭇하게 쳐다본다면 아이는 이 장난감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처럼 부모의 반응은 아이가 세상을 알아가는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이다.

* 9개월~12개월
다른 사람과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시기다. 그리고 타인이 자신의 마음을 알 것이라 생각한다. 이때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주고 알아주면 아이는 부모에게 애착을 갖는다. 애착이 건강하게 형성된 경우에는 엄마가 멀리 갔다가 다시 왔을 때 처음에는 약간 불편해하지만 이내 익숙해지면서 엄마에게 안긴다. 그런데 엄마와 아이 사이에 감정 교류가 없는 경우 아이는 부모를 본척만척하거나 찰싹 안겨서 징징거리는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둘 다 불안함에서 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엄마는 아이가 어떤 마음인지 알아주고 그 마음을 충분히 쓰다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 2~4세
이 시기의 아이는 자기주장이 강해지면서 통제하기가 힘들어진다. 이때 부모가 보이는 행동은 아이가 힘든 일이나 화가 났을 때 어떻게 감정 통제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침이 된다.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선택권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 시기에는 배려에 대한 개념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다른 친구와 갈등을 일으킬 때는 “친구가 장난감을 빼앗아가서 화가 났구나”라고 일단 감정을 이해해준 뒤에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순서와 화를 푸는 것 등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TIP_아이와 함께하는 '따라 하기' 감정놀이
평소 아이와 감정을 주고받는 놀이를 자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아이의 행동이나 말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혀를 내밀면 엄마도 혀를 내밀고, 기침을 하면 엄마도 기침을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행동을 할 때는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한다는 기분으로 즐겁게 하는 것이 필수.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다시 반복하게 되고 엄마가 그것을 따라 하면 이 자체로 놀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아이가 "이거 빵빵"이라며 자동차를 가리키면 '웅~ 이거 빵빵'이라고 엄마도 손으로 가리키며 따라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 반응을 보이는 놀이는 아이의 행동을 발달시킴은 물론 부모와 아이 사이에 사랑이 싹트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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