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소금, 짠돌이처럼 줄이세요

조회 2202 | 2014-07-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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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생각 없이 국에 밥을 말아 먹는 습관, 그리고 달걀에 햄이나 참치를 넣고 소금 간을 하는 조리법 등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행동이 우리 몸에 염분을 차곡차곡 쌓는다. ‘빛과 소금’이라는 말처럼 인간은 소금 없이 살 수 없다. 하지만 지나친 소금 섭취는 사람의 몸을 망친다.

고양시에 사는 정 씨는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입맛이 없어 김칫국에 밥을 말아 훌훌 먹고 출근했다. 점심에는 동료들과 함께 칼국수와 갓 버무린 배추김치를 먹었다. 저녁엔 속을 확 풀어주는 북엇국과 고등어자반에 참치달걀구이, 멸치볶음 등 밑반찬으로 차려진 웰빙 식사를 마쳤다. 정 씨가 오늘 섭취한 소금은 얼마나 될까? 조리법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김칫국에는 3.1g, 칼국수에는 7.1g, 배추김치에는 1.1g의 소금이 포함되어 있다. 저녁으로 먹은 북엇국에는 2.5g, 고등어자반에 포함된 1.9g만 따져봐도 무려 15.7g을 섭취한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소금 섭취량 5g을 3배 이상 초과했다. 물론 소금 함량이 높은 칼국수를 먹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밑반찬에서 얻는 소금의 양을 포함하면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3~16g 정도의 수준을 보인다.
소금은 우리 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금 안에 들어 있는 나트륨은 우리 몸의 혈액량을 유지시켜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영양소의 공급을 원활하게 해준다. 하지만 문제는 나트륨의 섭취가 지나칠 때 생긴다. 우리 몸에 최소로 섭취해야 하는 하루 소금의 양은 1g으로 매우 적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김치나 젓갈 등 저장 식품이 발달해 소금의 사용률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현재 소금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소금을 지나치게 먹으면 고혈압이 생기기 쉽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 그뿐만 아니라 암, 심장병, 신장병, 뇌졸중도 일으킨다. 그러므로 가족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된장찌개에 한 스푼 넣는 소금을 ‘이쯤이야’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버리고 대체할 수 있는 양념이나 음식을 찾아 건강한 식탁을 만들도록 노력해보자.

건강한 저염분 식탁, 이렇게 차리자

“국 없이 밥 못 먹어” 습관 버려라
국물이 적당히 짜다고 느껴질 정도의 간이 되면 소금의 양은 매우 많은 것이다. 탕의 경우 재료의 지방이 국물에 우러나면 짭조름한 맛을 둔화시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염도가 높지 않고는 짜다고 느끼지 못한다. 또 싱겁게 먹더라도 먹는 양이 많으면 결국 섭취하는 소금의 양은 엄청나게 많아진다. 특히 국물에 밥을 넣고 훌훌 말아 먹는 습관은 좋지 않다. 짠맛이 밥에 의해 희석되어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밥에 국물이 흡수되어 마지막 한 방울의 국물까지 모두 먹게 되기 때문이다.
소금 섭취를 줄이려면 젓가락을 애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국이나 찌개 등을 먹을 때는 될 수 있는 한 젓가락을 사용하자. 또 국그릇을 밥공기와 비슷한 크기로 바꾸는 것도 좋다.

국물은 남기고 물이나 숭늉으로 대체
어떤 사람들은 국이나 탕을 끓이는 과정에서 재료들을 푹 끓이면 국물에 각종 영양소가 우러나기 때문에 국물에 영양소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물에 칼슘이나 무기질이 우러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그 양이 미미하다. 찬 바람이 불면 몸보신을 위해 곰국을 찾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곰국이나 사골 국물 한 그릇에 들어 있는 칼슘의 양은 고작 39㎎밖에 되지 않는다. 우유 한 잔에 들어 있는 칼슘의 양이 220㎎인 것을 생각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칼슘을 섭취하고 싶다면 염분 높은 사골보다 우유 한 잔이 훨씬 효과적이다. 한 끼 정도는 국 없이 물이나 숭늉으로 대체해서 밥을 먹는 것도 소금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다.

Tip 김치 담글 때는 이렇게
김치는 워낙 한국 식단에 빠지는 일이 없기 때문에 섭취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 우선 집에서 김치를 담그는 경우 먹던 것보다 조금 싱겁게 담는 것이 좋다. 갑자기 많은 양을 줄여버리면 맛이 없게 느껴지기 때문에 혀의 역치 반응을 이용해 서서히 소금을 적게 넣는 것이 좋다. 처음에만 싱겁게 느껴질 뿐 계속 먹다보면 곧 그 맛에 익숙해진다. 김치를 담글 때 10% 정도의 소금물을 만들어 그 물에 담가서 배추를 절이는 것이 좋다. 10%의 소금물을 만들려면 염도계를 사서 측정하면서 소금을 물에 녹이는 것이 쉽다. 염도계가 없다면 물 10㎖에 1,000g(5컵 정도) 정도의 소금을 넣으면 된다. 이 외에도 평소 넣는 젓갈의 양을 줄이고 생새우나 무생채, 청각, 미나리 등을 넣어 소금 농도를 낮추면서 시원한 맛을 내면 좋다.

생채소 바구니를 준비하라
상추, 양상추, 당근, 깻잎, 피망, 오이 등의 울긋불긋한 색깔의 채소를 깨끗이 씻어 밀폐 용기에 보관하자. 2~3일은 싱싱하게 먹을 수 있다. 생채소 바구니는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식사를 할 때 생채소부터 먹기 시작해 어느 정도 허기를 채우고 난 뒤 다른 음식물을 섭취하면 적게 먹어도 금세 배가 부르다. 생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섬유질이 적은 양으로도 배를 부르게 하기 때문이다. 이때 소금 섭취는 줄이면서 칼륨 섭취를 높이려면 생채소와 더불어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 좋다.

양념장 대신 김치에 싸 먹자
김치 섭취량을 줄일 수 없다면 김치는 편하게 먹되 김치 외에 추가로 섭취하는 소금을 줄여보자. 김치는 짠맛도 있지만 맵고 달콤새콤한 맛도 함께 가지고 있다. 김치를 먹을 때 생채소에 김치를 싸서 먹으면 배도 부르고 식감도 좋고, 적당한 양념장의 역할도 한다. 또 쌈을 싸서 먹을 때 쌈장 대신에 김치를 넣어서 먹는 것도 좋다. 적은 양에도 많은 소금이 들어 있는 쌈장을 먹는 것과 비교했을 때 훨씬 많은 양을 줄일 수 있다. 생채소에 김치를 넣어 먹으면 칼륨 섭취도 늘릴 수도 있다.

생선구이, 밑반찬, 불고기도 주의하라
소금을 넣어 말린 자반고등어, 멸치볶음, 말린 오징어볶음 등의 마른 반찬들은 짭조름하면서 매콤달콤한 맛을 지닌 것이 많다. 이런 반찬은 짜다고 생각하지 못하지만 건조되어 양이 준 상태에서 밥과 함께 먹으면 많은 양을 먹게 되어 결국 섭취량이 많아진다. 보통 젓갈의 염도는 7~9% 정도로 양에 비해 매우 높다. 젓갈을 소량인 20g만 먹어도 1.4~1.8g의 소금을 섭취하게 된다. 냉장고가 집집마다 보급된 요즘 굳이 마른반찬이나 생선을 절일 이유가 없다. 오히려 식재료는 항상 신선한 것을 택하는 것이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생선구이는 마트에서 소금을 뿌리지 않은 상태로 생선을 구입한 후, 먹을 때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거나 굽기 직전에 겉에만 소금을 살짝 뿌려도 충분히 맛있다. 고기도 불고기처럼 미리 간장에 재어놓는 것보다 샤브샤브로 해서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 소금 섭취량을 훨씬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저나트륨 소금으로 조리하라
소금의 주성분은 나트륨과 염소다. 우리 몸에서 고혈압을 일으키는 것은 나트륨이다. 나트륨을 빼고 염소만 있어도 짠맛은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소금 대용품으로 염화칼륨이 나왔으나 뒷맛이 씁쓸하다 하여 대중화되지 못했다. 후에 나온 저나트륨 소금은 짠맛을 유지하기 위해 황사마그네슘과 아미노산을 염화칼륨에 첨가한 것이다. 저나트륨 소금을 쓰면 음식의 짠맛은 유지하면서 나트륨 섭취는 줄이고 칼륨 섭취는 늘릴 수 있다. 단, 신장병이 있는 경우 저나트륨 소금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저염 간장, 저염 된장, 대체 소스를 활용하라
간장과 된장은 콩을 발효해 만든, 전통적으로 소금이 많은 조미료다. 간장이나 된장은 우리가 자주 먹는 된장찌개, 된장국, 각종 국과 조림 등을 요리하는 데 쓰이기 때문에 한식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럴 때는 저염 간장과 저염 된장을 활용하자. 후추, 고추, 고춧가루, 마늘, 파, 부추, 피망, 생강, 양파, 카레, 겨자, 고추냉이 등 향과 맛이 강한 양념을 사용하면 싱거운 맛에 변화를 주면서 간을 세게 하지 않아도 먹기 좋게 조리할 수 있다. 식초, 레몬즙, 유자즙을 적절하게 이용해 신맛을 강조해도 소금을 적게 쓸 수 있다.

Tip 외식할 때 이것만은 지켜라
외식 등 스스로 조리 과정에서 소금의 양을 조절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국물이 많은 식단인 탕 종류나 물냉면, 칼국수, 짬뽕 등은 피하거나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시킨 음식이 나왔을 때 국물이 짜면 귀찮다고 대충 먹기보다 뜨거운 물을 조금 부어 희석해서 먹는다. 이때 국물을 다 먹으면 섭취량이 같아지므로 여분의 국물은 남긴다. 설렁탕, 사골탕 등은 미리 소금을 뿌리지 말고 김치나 깍두기와 같이 먹어 혀를 만족시킨다. 사 먹는 음식은 손님을 끌기 위해 좀 더 자극적이거나 짜고 맵다. 특히 찌개 등의 국물은 얼큰하거나 진한 경우가 많다. 또 음식을 대량으로 요리하기 때문에 맛을 내기 쉬운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다. 이런 조미료들은 기본적으로 나트륨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식약청에서 발표한 <저나트륨 건강 메뉴> 3선

모듬탕수
재료_ 표고버섯 마른 것․연근․주황 파프리카․노랑 파프리카․브로콜리 20g씩, 식용유 10g, 다진마늘/ 참기름 약간씩 
소스_ 감자 녹말가루 7g, 레드와인 5g, 간장 2g, 식초․설탕 1g씩

만드는 법
① 표고버섯은 불려서 기둥을 떼고 끓는 물에 삶은 다음 물기를 제거하고 간장, 다진 마늘, 참기름으로 양념한다.
② 연근은 껍질을 벗기고 깍둑썰기 하여 식초물에 담근다.
③ 파프리카는 마름모 형태로 썰고, 브로콜리는 한입 크기의 송이로 자른다.
④ 준비한 재료에 녹말가루를 충분히 묻혀서 170℃ 정도의 식용유에서 튀겨낸다.
⑤ 레드와인, 간장, 식초, 설탕을 넣고 20분가량 끓여 졸인 다음 감자 녹말가루와 물을 섞은 물녹말로 농도를 맞추어 ④에 끼얹어 낸다.

검은콩수프
재료_ 콩․토마토 30g씩, 닭육수 70g, 큐민파우더․파슬리 말린 것 1g씩, 카옌페퍼․샤워크림 2g씩, 두유 70g, 식용유 4g, 양파 다진 것 7g, 샐러리 3g, 마늘 1g

만드는 법
① 양파, 셀러리, 마늘, 토마토를 굵게 다진다.
② 팬에 양파를 볶다가 셀러리와 마늘을 볶는다. 콩과 두유를 넣은 뒤 토마토, 육수, 큐민파우더, 파슬리, 카옌페퍼를 넣는다.
③ 볶은 재료들을 모두 믹서로 갈아 체에 거른다.
④ 체에 거른 것을 끓여주고 샤워크림으로 장식한다.

닭고기양배추쌈
재료_ 닭가슴살 70g, 무 30g, 미나리 1g, 밤 3g, 배․부추․당근 1g씩, 고춧가루․마늘 다진 것․잣 2g씩, 생강 다진 것 0.1g, 통깨 0.3g, 양배추 70g
소스
저나트륨 초간장소스_ 간장․설탕․식초 0.2g씩, 물 0.4g
저나트륨 초고추장소스_ 물․고추장 0.3g씩, 설탕․식초 0.2g

만드는 법
① 닭가슴살은 후춧가루로 양념한 뒤 팬에서 굽는다.
② 미나리, 부추, 당근은 3㎝ 길이로 썬다. 무, 배, 밤은 3㎝로 채 썬다.
③ 양배추는 잎 모양으로 떼낸 후 씻어 데치고, 구워낸 닭고기는 잘게 썬다.
④ 채소류는 모두 씻어 저나트륨 초간장소스와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린다.
⑤ 데친 양배추 잎에 닭고기와 채소 무친 것을 넣고 잘 말아준다.
⑥ 잘 말아놓은 양배추쌈을 한입 크기로 자른 후, 저나트륨 초고추장소스를 얹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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