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어린이집에 잘 적응하고 있는 걸까?

조회 5538 | 2014-05-1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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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친구들하고 노는 게 싫어!”
엄마와 집에만 있던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한동안은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고 칭얼대고 다녀온 후 피곤해하기도 할 것이다. 이는 단체 생활을 시작할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 하지만 계속 적응하지 못하거나 짜증이 많아지는 등의 행동이 나타난다면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뭔가 힘들다는 신호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 어떤 것을 체크하고 개선해줘야 할까?

지오아동청소년상담센터 이현미 소장은 “처음 어린이집에 가는 아이의 대부분은 울고 보채며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합니다. 보통 2주 정도 지나면 점점 나아지고, 늦어도 한 달 후면 적응을 하죠. 만약 한 달이 넘었는데도 엄마와 떨어지기 어렵다거나 어린이집에 다녀온 후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뭔가 힘들다는 사인을 보내는 것입니다.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체크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해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의논해보자
얼마 전까지 아침마다 아이와 전쟁을 치렀다는 은희 씨. 네 살 된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기 시작한 것이 그 이유다. 울며불며 어찌나 서럽게 울어대는지 어린이집 선생님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고.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옳았다. 얼마 전부터 “엄마, 안녕~” 하며 손을 흔들고 어린이집으로 가는 아이를 보며 한숨 돌렸다.
이현미 소장은 “엄마와 잘 떨어지고 어린이집에 적응을 했다 하더라도 문제는 있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생활과 다녀온 후 모습을 통해 어려움을 유추해볼 수 있죠. 어린이집에 잘 가는 데 다녀온 후에 공격적이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아봐야 합니다”라고 조언한다.
아이가 유난히 힘들어한다거나 짜증이 늘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의 행동이 나타난다면 ‘뭔가 무리하게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닌가?’ ‘스트레스를 받는데 어린이집에서는 표현 못하고 집에 와서 표출하는가?’라는 생각으로 선생님과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부모를 안심시키기 위해 큰 문제가 없는 경우 괜찮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우리 아이가 원래 그러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짜증이 늘고 물건을 던지기도 한다”고 솔직하게 터놓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좀 더 유심히 살펴봐주길 부탁한다. 어린이집 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가 어떤 스트레스를 받는지 엄마가 알고, 적극적으로 해결해주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Tip 엄마와 너무 잘 떨어지는 아이도 문제 있다?
월령에 따라 다르지만, 처음 어린이집에 가는 아이가 엄마와 잘 떨어지지 못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린 아이일수록 엄마와 떨어지는 데 적응하는 기간이 길게 마련인데, 대부분 한 달 안팎으로 적응한다. 그런데 아이가 적응 기간 없이 첫날부터 잘 떨어졌다면 이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현미 소장은 “어린이집에 보내는 첫날부터 엄마와 너무 잘 떨어졌다면, 엄마와의 애착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처음에는 안 떨어지려고 하는 것이 정상이죠. 아이가 처음부터 엄마와 잘 떨어져 어린이집에 갔다면 아이와의 애착에 대해 점검해봐야 합니다”라고 조언한다.

힘들어하는 아이, 이렇게 도와주세요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가 뭔가 어려움을 표현한다면, 아이를 유심히 살피고 어린이집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가 힘들어하는 원인을 파악하자. 원인에 따라 아이의 스트레스를 되도록 빨리 해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어린이집에 다녀온 아이가 유독 신경질을 내거나 짜증을 낸다면 이유가 무엇이든 엄마는 일단 충분히 수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조건 오냐오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알아줘야 하는 것. 아이가 신경질을 낼 때 “왜 자꾸 신경질이야” “너 엄마한테 한번 혼나볼래!”라고 엄하게 야단치는 것은 금물.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던지더라도 “우리 ○○가 화가 많이 났구나? 그게 잘 안 되니? 엄마랑 같이 해볼까”라며 다독이면서 감정을 받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아이가 어린이집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서 ‘왜 우리 아이만 그렇지?’라며 불안해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뭔가 잘못된 것으로 여기며 더욱 위축된다.

의사 표현을 잘 못하는 아이_ 아이가 언어 표현이 부족하거나 자기표현을 잘 못하는 경우, 친구에게 장난감을 빼앗겨도 가만히 있거나 울기만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신감이 약해서 말을 붙이지 못하고 잘 다가가지 못하거나, 어울리고자 하는 욕구는 많은데 표현 방법이 미숙해서 다른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해주세요! 아이가 자기표현을 잘하기 위해서는 언어 표현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아이가 또래에 비해서 언어 발달이 느리다면 이를 자극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언어 발달은 뇌 발달과 관련이 많다. 뇌 발달을 자극하는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 책 읽어주기, 장난감을 가지고 아이와 함께 놀기 등을 한다. 아이는 이런 경험을 통해 발달이 촉진되는 것은 물론, 기분이 좋아지며 말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이때 자유롭게 말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의 표현이나 발음이 부족하다면 조금씩 교정해주면 된다. 만약 “엄마 이거 해떠요~”라고 말하면, 엄마는 “그렇게 말하면 안 돼!”가 아니라 “아~ 장난감 가지고 놀이를 했어요?”라고 정확한 발음으로 말해주면 아이는 저절로 알게 된다. 그리고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을 엄마가 정확하게 고쳐주는 것도 필요하다. “엄마, 이거 이거”라고 말하면 “아~ 엄마에게 이거 해달라고?”라며 아이가 말하고 싶은 의도를 정확하게 표현해준다. 이현미 소장은 “아이에게 말을 할 때는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거나 길게 말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집니다. 짧은 문장으로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설명해주는 것이 효과적이죠. 그리고 아이가 어려워하는 표현을 자주 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방법을 활용하면 언어 표현을 편안하게 자극해줄 수 있죠”라고 조언한다.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내성적인 아이_ 내성적인 성향의 아이는 혼자 놀고 연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외향적인 아이보다는 다른 아이와 놀고 싶은 욕구가 크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내성적인 아이도 다른 아이들과 놀고자 하는 욕구는 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지만 차마 다가가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때 “넌 왜 다른 아이들과 못 놀아?”라거나 “거기서 혼자 놀지 말고 여기 와서 같이 놀아”라며 야단을 치거나 재촉하지 않는다. 만약 아이가 유독 내성적이라면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다른 아이와 억지로 어울리게 하지 않도록 부탁한다.
이렇게 해주세요! 내성적인 아이의 경우 외향적인 아이에 비해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데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다른 친구들에게 잘 다가서지 못한다면 기다려줘야 한다. “아이들과 장난감 놀이할래?”라고 한 번 정도는 권할 수 있지만, 아이 스스로 다가갈 수 있을 때까지 재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린이집에 같이 다니는 아이의 집에 자주 방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또래와 자주 어울리는 기회를 만들어주면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이 익숙해진다. 그리고 이런 경험이 쌓이면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힘든 것만이 아니라 재미있는 부분도 많구나’라고 생각하며 여러 사람과도 잘 어울릴 수 있게 된다. 이런 경험이 잦아지면 어린이집에 가서도 다른 아이들이 모여서 노는 데 껴보고 싶은 의지가 생긴다.
하지만 내성적인 아이의 경우 아무리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더라도 사람을 만나고 나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그래서 혼자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와서 낮잠을 더 많이 자거나 힘들어서 짜증을 낸다면 쉬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 어린이집에 다녀온 후에 학습지나 다른 교육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는 어린이집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할 경우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

또래와 어울리고자 하는 욕구가 없는 아이_ 자폐증과 같은 질병이 아니더라도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것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있다. 물론 실제로 자폐증과 정상의 경계선 상에 있는 아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경우 타인에 대해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둔 경우가 많다. 또래와 어울리고자 하는 욕구가 있지만,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하거나, 관계를 맺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해 다른 이와 어울릴 엄두를 못 내는 것이다. 집에서 혼자 놀도록 방치된 경험이 많아 누가 자신과 함께 논다는 것 자체를 잘 모르면 어린이집에서도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아야 한다는 것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이현미 소장은 “또래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책 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죠. 다른 아이들과 놀지도 않고 책만 보는 아이를 부모는 좋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만 보고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책도 보고 아이들과 뛰어놀기도 하며 조화를 이루는 것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죠”라고 말한다.
이렇게 해주세요! 엄마가 노는 방법을 몰라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아이를 혼자 방치해두었을 때 아이에게서 이런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아이가 그렇지만, 이런 경우 특히 아이와 충분히 놀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하루 노는 시간의 70~80%는 엄마가 놀아주고, 다른 아이들과 20~30% 놀도록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렇게 엄마와 노는 시간이 충분해져서 함께 노는 것에 익숙해졌을 때 점차 또래들과 노는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 좋다.

다른 아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_ 어느 어린이집 할 것 없이 기가 세고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가 있다. 또 그 아이에게 자주 장난감을 빼앗기는 아이도 있다. 보통 물건을 빼앗기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는 마음이 여리고 자기주장이 약한 편이다. 이런 아이 중에서는 집에 돌아가 엄마에게 “○○가 장난감을 빼앗아가고 괴롭혀”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아무 말도 안 하는 아이도 많다. 이런 경우 속으로 응어리지거나 스트레스가 쌓여 예민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해주세요! 만약 아이가 마음이 여리거나 내성적인 성격이라면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미리 물어보고 살펴봐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좋다. 아이가 집에 와서 다른 아이가 괴롭힌 것이 대해 말한다면 “그렇게 말없이 빼앗겼다면 너 정말 화났겠다. 그 아이는 왜 그랬을까? 그러면 안 되는데”라고 공감을 하고 마음을 알아준다. 이때 엄마가 괴롭힌 아이를 욕하거나 아이에게 “그럴 땐 그러지 말라고 말했어야지” “네가 가만히 있으니까 그 애가 그러는 거잖아”라고 도덕적인 기준에 대한 설명만 하거나 아이를 다그치며 행동을 교정해주려는 것은 금물. 아이는 엄마에게 마음을 닫고 점점 더 힘든 것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게 된다.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말하지 않고 무조건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고 한다면 선생님과 이야기를 해본다. 또래 아이들과의 갈등으로 가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하고 도와달라고 부탁을 한다.

어린이집 생활이 사회성 발달의 필수 조건은 아니다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해서 아이의 사회성이 무조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면에서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다른 아이와 무조건 자주 만난다고 해서 관계 맺는 방법을 익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함께 모여서 놀 뿐, 반드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 보내도 사회성이 발달되지 않는다면 또래 아이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함께 어울리고 관계를 맺도록 도와주면 사회성이 발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상호작용하고 어울려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특히 내성적이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힘든 아이라면 소수의 아이들과 지속적으로 만나며 관계를 맺는 방법을 알게 해주면 사회성 발달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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