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 발달의 첫 단추 ‘친구’

조회 2070 | 2014-05-3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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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 세상을 알게 되는데, 또래 관계인 친구는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큰 역할을 한다. 친구는 부모가 채워줄 수 없는 즐거움과 소속감을 제공해주는 존재로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친구란 어떤 의미이며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할까?

자기중심적인 유아기의 친구 관계
유아기에는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서로의 내면을 깊이 이해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친구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이 시기 아이들의 또래 관계는 보통 놀이방이나 유치원처럼 어른들이 의도한 곳을 통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이고 눈앞에 보이는 즉각적 상황에 관심이 많으므로, 이때 친구 관계에 대한 기대는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거나 단순히 함께 노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래서 매력적인 장난감이나 사탕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또래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으며, 친구에 대해 “그 애는 나하고 인형놀이를 같이 해” “그 애 집에는 파워레인저 검이 있어”라고 표현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관점과 외부의 관점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며, 아직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이러한 자기중심적인 사고는 또래와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갈등을 초래해 아이들끼리 장난감을 두고 다투고, 조금만 마음에 맞지 않으면 울거나 친구를 때리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가 자주 발생하면 어떤 부모는 문제가 반복될 것을 염려해 친구들과 놀지 못하게 막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친구들과 때로는 같이 키득거리고, 때로는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음식을 서로 차지하겠다며 다투고 싸우는 과정을 통해 서서히 갈등을 해결하고 공유하는 개념을 배워나간다. 또 이와 함께 상대방의 입장과 기분을 헤아릴 수 있는 공감 능력이 발달하는 것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의 대화는 일방통행이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반응한다기보다는 서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한다. 하지만 이 역시 대화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는 중요하다. 또래와의 놀이를 할 때도 아이의 자기중심적인 면들은 여지없이 나타나서 같이 놀던 친구가 넘어져 다쳐 울고 있는데도 제 할 일만 열중해서 하고 있다거나, 새로운 친구가 맛있는 걸 먹고 있으면 자기와 같이 놀고 있던 아이를 제쳐두고 그 아이에게 달려가는 등 어른의 눈에는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이 시기 아이들의 발달상 특성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친구와의 관계에서 항상 물건을 뺏기거나 맞기만 한다거나, 반대로 다른 아이의 물건을 뺏고 때리기만 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아이가 친사회적인 능력을 발달시키지 못할 우려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모가 적절히 개입해 친구 관계를 원만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의 발달 시기에 따른 친구의 의미
태어나서 돌까지_ 처음 태어나서부터 오로지 부모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던 아기는 6개월 이후가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반응을 보이고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관심을 표현한다. 그리고 10개월을 넘으면 주변 사람들을 알아보는데, 이때 또래 아이들을 만나면 서로 시선을 맞추고 만져보는 등의 행동을 하기도 한다. 돌 이전 아이는 또래간의 상호작용은 없지만 이 시기에 또래 아이들을 보여주는 것은 아이에게 다양한 존재에 경험을 시켜주는 일이다. 그러므로 이때는 혼자 놀거나 엄마하고만 있는 것보다는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 아이는 세상에는 엄마, 아빠처럼 큰 어른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처럼 작은 아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다양한 존재의 모습을 느끼게 된다.
돌에서 두 돌 사이_ 걸음마를 시작하는 이 시기의 아이는 스스로 걸어다니면서 세상에 대한 탐색을 시작한다. 이때 아이에게는 친구라는 존재도 하나의 탐색 대상으로, 자기와 같이 걸음마를 하는 아기들을 보면 만지고 찔러보며 호기심과 함께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아직 다른 아이와 뭔가를 주고받거나 상호작용하는 놀이는 가능하지 않지만, 이 시기의 아이는 다양한 존재를 통해 정서를 풍부하게 키워나갈 수 있는 심리적 기반을 마련한다.
만 3세 전후_ 아이들은 만 3세가 넘어가면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아이들이 한방에서 노는 것을 관찰해보면 각자의 취향에 맞춰 따로 노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3세가 넘어가면 아이의 인지 발달이 크게 이뤄지는데 이때부터 자율성과 주체성도 점점 커진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다양한 친구들과 만나는 경험은 아이의 정서와 감수성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않는다고 해서 부모가 다른 아이들과 억지로 놀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 시기는 자신이 하는 놀이에 몰입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자신을 지나치게 귀찮게 하는 아이가 옆에 있으면 오히려 친구 관계에 대한 반감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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