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가슴 멍들게 하는 무심코 하는 말

조회 2828 | 2014-06-1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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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되거나 잘못된 사고방식을 심어줄 수 있다. “엄마 지금 바쁜 거 안 보이니?”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알아!”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같은 말은 아이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떻게 작용할까? 습관적으로 쓰는 말 중에 아이에게 쓰면 안 되는 말과 그 이유를 알아봤다.

무심결에 쓰는 말 중에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상황에 관계없이 모호한 것이 특징이다. “모두 널 위해서야”라거나 “그렇게 까불다 넘어질 줄 알았어” 같은 말은 아이의 행동을 유도하거나 제지하기 위한 의도지만 아이에게는 압박감이나 빈정거림의 의미로 전달된다. 센터 젬 김소연 소장은 “자신이 말하는 의도와는 다른 효과를 일으키는 대화 방식을 역기능적 의사소통이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 말과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달라서 아이에게 혼란스러움과 불안감을 주어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끼치죠. 어린아이에게 말을 할 때는 구체적인 상황에 맞는 정확한 의도와 지시가 들어 있는 말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한다.
무심코 뱉은 말이지만 아이 가슴에 커다란 멍이 될 수 있는 잘못된 표현과 같은 상황에서 바꿔 말하기 좋은 대안 화법을 소개한다.

“엄마 지금 바쁜 거 안 보이니?”
약자인 아이가 강자인 엄마를 배려해줘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으로 부모 중심적인 말이다. 무엇보다 아이는 엄마의 상황이 어떤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런데 아이가 상황을 미리 파악해 그에 맞는 행동을 할 것을 바라는 것이다. 이는 성인에게 요구할 만한 능력의 기준을 아이에게 적용한 예다. 김소연 소장은 “많은 부모가 아이가 말을 할 줄 알게 되면 자신과 똑같이 대화가 가능하고 의도나 상황 파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엄마가 ‘지금 전화 통화 중이잖아!’라고만 이야기하면 아이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아이는 자신의 요구를 거절당함과 함께 ‘나는 상황 파악도 못하고 배려심이 없는 아이야’라고 생각해 자존감에 상처를 받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자주 들은 아이는 짐작해야 될 것이 많아 눈치를 본다. 또 예민하고 불안해져서 대인관계 맺는 것을 힘들어하고 긍정적 자아상을 갖기도 어렵다.

아이에게는 상황에 대한 설명과 아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만약 설거지하는 엄마에게 아이가 무언가를 요구한다면 “엄마가 지금은 설거지하느라 널 도와줄 수 없어. 10분 후에 설거지 끝나면 이야기하자”라고 상황과 아이에게 지시하는 바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알아”
이 말은 일관성 있는 훈육을 위해 한 번 금지된 것은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줄 때 적절하게 쓰일 수 있다. 만약 아이가 금지된 음식을 먹겠다거나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사용할 때는 감정적이지 않고 단호하게 말하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전에는 가능했던 일을 부모의 감정이나 여러 상황에 따라 안 된다고 하면 아이는 그 말을 들으면서 매우 혼란스러워한다. 특히 부모가 감정적으로 화를 내면서 소리를 치는 경우 아이는 불안감과 함께 반발심을 느끼기도 한다.
김소연 소장은 “일관적인 양육을 해온 아이에게는 ‘안 되면 안 되는 줄 알아’라는 말을 쓰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만약 이런 말을 자주 쓰는 부모라면 평소에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죠. 내 아이에게 ‘안 되면 안 되는 줄 알아’라는 말을 자주 하는 부모라면 자신이 평소 일관성 있는 육아를 해왔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조언한다.

“다 널 위해서야”
많은 부모가 아이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도록 할 때 “다 널 위해서야”라는 말을 자주 한다. 보통 아이의 건강이나 학습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데, 이런 말이 상황에 맞는 경우도 있지만 동떨어져 있을 때도 있다.
편식을 해서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거나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학습지를 시킬 경우에 이런 말을 자주 하는 부모라면 자기 체크를 해봐야 한다.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의 건강이나 미래를 위해서 시킨다고 하지만, 그 속에는 부모의 불안이나 초조, 욕심이 들어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부모의 불안이나 욕심으로 요구하는 것임에도 “너에게 좋은 거니까”라고 말하면 그에 대해 아이는 부당하고 억울한 마음이 든다. 자신은 하기 싫은데 억지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마음속에 갈등이 많아져 편안하고 행복한 기분을 느끼기 힘들다. 그로 인해 부모에 대한 반발심이 쌓이면, 반항적으로 변하거나 반대로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만약 어떤 일이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면 ‘이것이 아이에게 어떻게 좋은지’에 대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주면서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일단 엄마는 아이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 그리고 오랜 대화를 통해 조금씩 이해시키거나 간접적인 방식으로 그 일에 대한 필요성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아이가 당황하는 모습이나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한 마음에 장난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기본적으로 양쪽 부모에 대한 충성심이 있는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답이 나오지 않는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질문은 아이를 억압하고 힘들게 하는 말로 정서를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장난이거나 아이가 귀여워서 하는 말이더라도 이런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까불다가 다칠 줄 알았어”
아이에게는 어쩌다 일어난 실수인데 엄마는 그 일을 일반화해버리는 의미를 가진다. 엄마의 의도는 그렇게 뛰어다니고 장난치다가 다치니까 하지 말라는 것인데, 빈정거리듯 비꼬아서 말한다고 해서 그것이 강하게 전달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김소연 소장은 “아이는 이 말을 듣고 ‘위험하니까 뛰어다니지 말아야겠다’라기보다 ‘그래, 난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내가 항상 그렇지 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엄마의 의도를 잘 전달해 아이의 행동을 유도하고자 할 때는 무엇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한다.

엄마가 전하고자 하는 의도와 이유를 정확하게 표현한다. “○○야, 거기는 길이 미끄러우니까 뛰어다니면 다칠 수 있어. 조심해라”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만약 아이가 뛰어다니다가 넘어지더라도 “그렇게 넘어져서 아파봐야 알지”라고 말하기보다 “다치지 않았어? 얼마나 아파? 이런 데서는 뛰어다니면 넘어지니까 다음부터는 조심하자”라고 말해야 한다.

“너 그러면 군인 아저씨가 잡아간다”
부모는 공포감을 조성해 아이가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한 것이지만 아이는 이런 말을 자주 들으면 막연한 공포와 불안감이 생긴다. 부모의 진정한 권위는 압박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의 몸과 마음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런 말은 “네가 그걸 그만 했으면 좋겠다” “네가 고집부려서 엄마가 힘들다”라는 의미다. 아이가 말을 알아듣는 나이라면 그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해서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너무 어리거나 말이 통하지 않고 억지를 부린다면 아이를 제압해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엄마 말 잘 들어야 착한 아이지”
아이가 한 행동에 대해 칭찬할 때 “우리 ○○ 착하네~”라거나 “착한 아이는 엄마 말 잘 듣는 거야”라고 타이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성에 관한 판단이 들어 있는 칭찬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인성에 대한 칭찬을 자주 받은 아이는 칭찬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두려워한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예민해지면 자율성이나 자기 주도성이 약해지고 내면에서 자신에 대한 사랑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외부에 대한 칭찬이나 찬사를 원한다. 그로 인해 외부의 상황이나 사람에 맞추려는 성향이 커져 에너지 낭비가 매우 크고 대인관계도 취약해진다.

구체적인 행동에 근거한 칭찬을 해야 한다. 아이의 행동에 따라 “네가 아빠가 방 치우는 걸 도와줘서 참 기분 좋구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참 자랑스럽구나”라고 구체적인 행동에 따른 칭찬을 해주면 자존감이 높아지며 좋은 행동에 대한 강화 효과도 있다.

“너 이거 해야 장난감 사준다”
어떤 일을 하게 할 때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것은 학습 능력을 높이거나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보상을 해주는 강화물이 효과적인 것은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3학년까지인데, 그 나이에도 자기 이불을 스스로 개거나 물건을 정리하는 등 마땅히 해야 하는 생활 속의 일에는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말을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12세 이후의 아이에게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소연 소장은 “일상 속의 많은 일에 대해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무언가를 얻으면 아이는 자기 존재에 대한 수용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어떤 행동을 했을 때만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거죠. 부적절하다는 느낌이나 통제받는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의해 휘둘리며 나약하게 되거나 반대로 차갑게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아이가 학습적인 성과가 부족할 때만 사용한다. 그 외의 상황이나 나이에서는 그 일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알려주어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게 만들어야 한다.

“내가 너 위해서 얼마나 고생하는데 왜 이러니”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일을 떠넘기는 말로 아이는 부담감과 함께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며 반항심이 생기기 쉽다. 자기보다 환경이 더 좋은 경우도 많고 자신도 가정환경에 어느 정도 불만이 있는 아이의 입장에서는 부모의 문제를 자신에게 떠넘긴다는 생각이 든다. 부담을 가지는 기분을 자주 느끼면 세상을 비관적이고 회의적으로 보아 낙천적인 생각을 가지기 힘들다.

만약 부모가 힘들다면 솔직하게 말하고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 만약 퇴근 후 집에 왔는데 방이 어질러 있다면 “내가 너 위해서 직장에서 돈 버느라고 얼마나 고생하는데, 방이 왜 이렇게 엉망진창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에게 억울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럴 때는 “엄마가 방 혼자 치우기 힘든데, 우리 함께 정리하자”라고 이야기하며 일을 분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너 계속 그러면 아빠에게 이른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엄마의 권위를 아빠에게 양도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을 본인이 하지 못하거나 단도직입적인 문제 해결을 하는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아이를 겁주거나 협박하는 의도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이런 말을 자주 하는 가정의 아빠는 자애롭거나 부드럽기보다는 권위적이거나 위압적인 경우가 많다. 아이는 아빠가 올 때까지 강렬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고 엄마에게 분노감을 가진다.


엄마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면 “아빠에게 이른다”고 말하지 말고 남편이 퇴근하고 온 뒤에 아이와 함께 이야기할 것을 권유한다. 부모가 번갈아 같은 내용을 이야기해주면 효과가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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