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은행원의 똑똑한 은행 이용법

조회 2245 | 2010-06-1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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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1천만원이 있는데 예금 하나 들을까 해요. 금리는 얼마까지 해줄 수 있나요?
은행원 네, 고객님. 지금 저희 은행의 1년 예금 금리는 4%입니다.
고객 1천만원의 1년 만기 금리가 4%라고요? 너무 낮다!
(이쯤 되면 은행원은 우대금리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객의 반응을 살핀다. 대부분의 은행원은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은행원 음, 잠시만요. 제가 좀더 드릴 수 있는지 알아보고 올게요.
고객 ○○은행에서는 4.5% 준다던데요. 그래도 주거래은행인데 금리 좀 잘 해주세요.
은행원 예, 그러면 제가 특별히 승인을 받아서 4.6%로 해드릴게요. 지점장님 승인을 받아서 고객님에게만 특별히 드리는 금리예요.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금리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예상치 못한다. 하지만 시장에서 물건 가격을 흥정하듯 은행에서도 금리를 흥정할 수 있다는 사실. 물론 월등히 높은 금리를 주기 위해서는 지점장이나 본부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직급 낮은 은행원에게도 조금은 우대금리를 줄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엄청 큰 금액을 유치하기 위해서 어떤 경우엔 마진을 전혀 남기지 않고 금리를 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큰돈이 있어야만 흥정할 수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소액이라도 “금리를 조금만 더 주면 안 돼요?”라는 말 한마디로 0.1%라도 더 챙길 수 있으면 밑져야 본전이다. 좀더 지독한 사람은 금리를 더 달라고 졸랐을 때 은행원이 안 된다고 하면 다른 은행원에게 다시 말하고 그래도 안 된다면 다른 지점에 가서 한 번 더 해보기도 한다. 대부분은 그 과정에서 금리 흥정에 성공할 것이다.

은행도 돈이 필요하면 특판금리를 내세워 돈을 끌어 모은다. 백화점이 마진을 줄여 옷 가격을 낮게 책정해 세일을 하듯 은행도 금리 마진을 깎아 높은 금리를 한시적으로 제공해 돈을 유치하는 것. 은행 간판 앞에 붙은 “특판금리 ○○% 지급” “1년 예금 ○○%”라고 적힌 현수막이 바로 세일을 알리는 것이다.
가장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예금·적금 가입 방법은 다음과 같다. 특판금리 행사 기간을 이용하거나 금리가 높은 곳을 찾아가 금리를 더 줄 수 있는지 흥정하고 개인에게 주어진 1천만원의 세금우대 혜택을 받는다. 1천만원 한도까지 이자소득세 9.5%(보통은 15.4% 적용)가 적용되는 일반형 세금우대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혹은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 등 가족 중 생계형 비과세(이자소득이 전액 비과세되는 생계형 비과세 상품은 만 60세 이상, 장애인 등이 가입할 수 있다) 해당자가 있다면 그 사람 이름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해서 혜택을 받는다. 세금우대는 은행원이 알아서 확인해주지 않더라도 꼭 스스로 챙긴다.
예금을 중도에 해지해야 할 상황에 처했을 때는 중도 해지 시 이자 손해와 예금담보대출을 받았을 때 내야 할 이자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하면 된다. 적금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적금을 해지해서 약정이자를 못 받는 것보다 잠시 ‘예금담보대출’을 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연 이자율 6%, 만기 1년에 1천만원짜리 예금에 가입했는데,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면 중도 해지보다는 예금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게 낫다. 예금담보대출 이자 금리는 보통 예금 금리보다 1~1.5% 정도 높다. 이 경우 담보대출을 받았을 때 내게 될 두 달간의 이자는 11만6천원 정도. 중도 해지를 해서 약 50만원의 이자 수익을 손해 보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펀드도 당일 평가액 기준으로 주식형은 50%, 혼합형은 70%, 채권형은 90%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같은 대출금액이라도 금리와 대출 조건이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니 반드시 2곳 이상을 비교해보고 결정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은 대출금액의 규모가 커서 금리 1~2% 차이가 상당하다.
대출 상담을 할 때 은행에서 다른 거래를 권하기도 하는데 이는 ‘적금, 전자금융, 신용카드, 보험 등 복수 거래 3개 이상이면 몇 % 감면 가능, 5개 이상이면 몇 % 감면 가능’이라는 항목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은행원과 충분히 상담을 한 후 자신의 상황에 맞는 혜택을 이용하면 된다. 물론 예·적금 금리처럼 대출 금리도 흥정할 수 있다.

급여 통장을 만드는 고객은 은행에게 있어서 더없이 소중하다. 계속해서 또 다른 금융 거래를 할 잠재 가능성이 높은 고객인 것. 그래서 은행은 급여 통장 유치를 위해 높은 금리와 혜택을 제시한다. 급여 통장을 계기로 주거래은행을 만드는 것은 은행에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일. 후에 수수료와 금리 혜택도 받을 수 있고 대출 금리 협상 시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한편, 많은 사람이 입출금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면 그것이 자동으로 급여 통장이 되는 줄로 착각한다. 급여 통장을 만들 때에는 은행원에게 꼭 ‘급여 통장’이라고 말해야 한다. 그래야 적금이나 대출 금리 조정, ATM·인터텟뱅킹·텔레뱅킹의 송금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업주부라면 은행에서 급여 통장을 만든 후 계좌 개설 시 정한 날짜에 맞춰 남편의 급여 중 급여 통장 조건에 맞는 일정 금액을 자동이체하면 급여 통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많은 사람이 펀드를 고를 때 과거 수익률을 중요시 한다. 하지만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률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펀드 상품의 수익률은 은행에서 매일 게시하는 표나 판매사 홈페이지, 한국펀드평가(www.fundzone.co.kr), 제로인(www.funddoctor.co.kr) 같은 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이때 표시된 수익률이 어느 정도의 기간을 운용해서 나온 수익률인지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펀드 수익률은 ‘기간별로 자르거나’ ‘설정액 기준으로 펀드를 분류해’ 계산해놓으면 순위는 쉽게 뒤바뀔 수 있다. 그래서 펀드가 설정된 날부터 현재까지의 수익률인 누적수익률을 살펴봐야 하며 그간의 수익률이 꾸준히 안정적이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수익률이 무조건 높다고 좋은 게 아니라 꾸준하고 변동 폭이 적은 게 오히려 좋다.

지난해까지 IBK기업은행에서 근무한 박혜정씨는 자신도 입사 초기에 은행 금리를 흥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워했다고 한다. 은행에서 근무한 4년 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서민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는 그녀에게 똑똑한 은행 이용법을 좀더 들어봤다.
가입 당시의 금리가 높으면 조정할 수 있는 금리 폭도 크지만 요즘처럼 4%대이면 0.1~0.3% 수준이다. 이는 일반 고객에게 해줄 수 있는 추가 금리 수치다. 돈 많은 VIP 고객에게는 창구 직원 이상의 과정, 지점장이나 본사의 결제를 받아서라도 높은 우대금리를 주기도 한다. 부자들은 이미 은행에서 흥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의 신용도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을 강조하는 것. 또 앞으로 보너스가 나올 예정인데 그걸 금융상품에 투자할 것이라는 등 앞으로 더 활발히 금융 거래를 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른 금융기관의 이율과 비교해 흥정하는 것도 한 방법.
은행 직원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고객에게 맞는다고 생각하는 상품을 소개한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이다. 얼마나 역량 있는 직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것. 먼저 은행 직원과 친해지는 것이 좋고, 그가 추천해준 상품이라도 스스로 좋고 나쁨을 어느 정도 선별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행 직원을 무조건 맹신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재테크 초보자라면 2명 이상의 직원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서른 살로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비교적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 CMA와 펀드, 주식 직접투자, ELF(주가연계펀드), ETF(상장지수펀드), 변액보험, 연금보험, 의료비보험 등에 가입해 재테크를 하고 있다. 적금은 안정적인 투자로 방향을 바꿀 때 이용할 생각이다. 적금은 안전성을 체크해보고 제2금융권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


 
자료제공ㅣ우먼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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