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잘못 끼운 단추...

조회 2194 | 2011-04-2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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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오늘... 우리 신랑 전화해서 상의하자네요.
다음달부터 서울 발령나서 이제 결혼 2년 반만에 같이 사는 구나 요즘 참 기분좋게 지내거든요.
근데.... 허걱... 막내 작은 아버님이 3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데요.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아~~~~~~~~~~~ 저 정말 남편 옆에 있었으면 죽였을 거여요. T.T
제가 분명 이야기했거든요. 나한테 이제 돈 이야기 하면 끝인 줄 알라고...
근데.. 또 이야기를 한 거여요. 그것도 나쁜데 빌려줬음 하더라구요. 그래서 한판했어요.
300만원이 누구집 애 이름인 줄 아느냐...
당신 집안 사람들 내가 봉인 줄 아느냐...
우리 15개월된 딸, 집에서 내가 직접 키우며 자라는 모습 다 담아두고 싶은 사람이다...
돈 때문에 회사다니는데... 어쩜 이렇게 오빠는 나한테 잔인하느냐...
우리 딸내미 (15개월)는 장난감 블럭 하나 못 사주고 무료로 대여해주는 곳에서 보름에 한번씩 빌려다 주며...
아기 옷은 친구 딸내미 입던 옷 물려 입으며 그렇게 키우고 있다.
난 구두 밑창이 나가서 당장 구두 사야하는데 7만원이라서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이주일째 고민하고 있다...
맛있는 커피 먹고싶어도 3천원 아까워서 지하 식당에서 자판기 커피 뽑아마신다
12시 넘어 택시타고 퇴근하고 싶어도 막차 시간 맞춰서 술취한 사람들 드글거리는 지하철 탄다
그렇게 살고 있는 나한테 지금 또 시댁 식구들 돈 빌려주라고 하는 거냐고
화냈어요. --;
신랑은 미안하다고 하지만 미안하다는 게 해결은 아니쟎아요.
결국... 300만원 보냈답니다.
미친듯이 화내고 소리를 질렀지만 결국 돈은 갔어요. 아............
못 보낸다고 전화 끊고나서 도저히 또 일이 손에 안 잡히더라구요. 흐흐흐흑~ --;
남편이 또 얼마나 안절부절할까 싶어서 걱정도 되고....
결국.... 또............................. 한심한 일을 저지른거죠.
대신 정확하게 언급해두었습니다.
8월 말까지 갚기로 하고 8월 말까지 안 갚으면 시댁에 매월 50만원씩 들어가는 돈도 스톱이지만
전 시댁 더이상 왕래 안한다고 확실하게 박아두었습니다.
돈 300만원에 시댁을 버리려고요.

제가 회사 특성상 남편보다 수입이 많아요.
대신 제가 하는 일이 좀 고되고 퇴근도 많이 늦고 남편은 월급이 적은대신 퇴근이 이르고 일도 편하고요.
서울에서 전세 1억에 다세대 주택에서 신혼 시작했고 그 집에서 친정엄마가 애기 봐주시며 키우고 있어요.
아이가 유치원 들어갈때가 되면 아파트 들어가고 싶어서 정말 알뜰살뜰 살거든요.
아기 키우고 싶어서 너무 육아휴직하고 싶은데... 돈 때문에 육아휴직도 못하고 출산휴가 끝나자 마자
바로 복직했어요. 매일 아침 우는 애기 엄마한테 맡기고 울면서 출근하거든요.
그렇게 돈 모으고 있는데... 이렇게 한번씩 벗겨가면 정말 사람이 싫어져요.
맞벌이한테도 여유있게 산다고 생각하는 그런 몰지각한 시댁식구들... --;

남편한데 말했어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라고...
늙어서 고생 안하려면, 하나뿐이 없는 자식이랑 아내 고생시키지 않으려면 똑바로 정신차리라고...
나한테 이젠 다시 돈 이야기 꺼내면 당신 월급 줄테니까 그거 주라고...
이젠 다시 돈 이야기 하면 끝장일 줄 알라고.... 저도 이젠 그만 줄거여요.

넉달... 8월 31일까지 기다려볼 생각이여요.
그때 결론이 나겠죠.
돈 300만원에 시댁 식구들이랑 빠빠이~ 하느냐... 안 하느냐.....

아............ 완전 우울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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