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우울해요. 정말...
이러고 살아야 하나 싶어요. 그렇다고 딱 거절도 못했으니 할말은 없고...
제가 2008년 11월에 결혼을 했어요.
상견례 다하고 날짜 잡고 식 한달 앞둔 10월의 어느날..
시아버님이 부르시더라구요.
제가 남편이랑 10살 차이가 나는데다가 남편도 막내라서 시아버님 연세가 많으세요.
70대 중반이었으니 경제활동하기 어렵죠.
그냥 저냥 연금 받으면서 살아가신다고 듣고 있던 참이었어요.
불러서 뵈러갔는데 하시는 말씀이 매달 50만원씩 달라는 거여요.
그럼 나중에 땅팔아서 이자까지 쳐서 주겠다고...
허걱........ 황당했죠.
황당했죠. 늦은 결혼을 해서 적은 나이가 아니었던 저에게도 참 낯설었어요.
신혼집도 결혼식도 예물도 신혼여행도 정확하게 저랑 신랑이랑 반반 나누어서 했거든요.
이해는 했죠. 연로하신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경제생활을 못하시니
살아가는데 돈이 필요하신거라는 건 알겠는데 이제 결혼 앞둔 며느리한테 수금하는 마냥...
맏아들은 형편이 어려우니까 부탁하기 힘들고
맏딸은 출가외인이니까 부탁할 수 없다면서
너희는 맞벌이 하니까 여유가 있을테니 매달 50만원씩 달라고 하시는데...
피가 거꾸로 솟더라구요. 집을 사준것도 아니고 예물을 호화롭게 해준 것도 아니고
나도 집 전세구하는데 다 보탰는데 왜 내가 힘들게 번 월급의 일부를 달라는 건지...
전 시댁 도움 받을 생각도 없고 워낙 신랑집이 가난해서 그런 거 바라지도 않았는데...
결혼 한달 두고 대뜸 그러시니... 진짜 신랑한테부터 배신감 느꼈었어요.
저랑 신랑 10년 연애하고 결혼했거든요. 그런데도 그땐 이 남자가 괴물같더라구요.
그래서 신랑이랑 대판하고 결혼 못한다고 난리치고.... 정말 그때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그래도 결국 어쩔 수 없이 신랑 부모님이니까 그래 좋게 가자 싶어..
지금까지 50만원씩 드리고 있답니다. 으그...
땅이요? 알고보니 그 땅... 다 은행대출 담보 잡힌거라 팔아도 오히려 세금은 생돈 내야하더라구요.
맏아들 사업한다고 야곰야곰 땅 다 팔아서 대주다가 결국 정말 쪼금 남았는데
그 쪼그마한 구멍땅도 대출 1억 받으셨더라구요. --;
이 1억 은행빚이야기 하면서 저한테 이자로 매달 70만원 나가니 그거 좀 대달라고..
땅 팔면 갚겠다고... 하하~~~~~~~~~~ 진짜.... --;
그 70만원도 1년하다가 도저히 힘들어서 올해는 안해요.
근데... 이게 첫번째 잘못 끼운 단추더라구요. T,T
(근무중이라.. 지금 일해야하는데.. 흥분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