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40주 동안 임신부는 체중이 평균 10~12㎏ 정도 늘어나는데 평균 이상으로 체중이 늘어나거나 너무 살이 찌지 않아 고민하는 임신부들이 있다. 임신 기간 중의 체중 관리는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순산을 돕는 지름길이다.
임신부의 급격한 체중 증가는 산모뿐 아니라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임신 기간 중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임신 초기에는 한 달에 체중이 1kg 이상 증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후 임신 8주에서 20주 사이에는 매주 0.32㎏ 정도 증가하는 것이 좋으며 임신 20주 이후에는 매주 0.45~0.5㎏ 이상 늘지 않도록 한다. 임신 후반으로 갈수록 체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이때 식사량과 운동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임신 중에 지나치게 체중이 늘어나거나 체중 증가량이 거의 없는 것이다. 특히 임신 전에 비만이었거나 임신 중 체중이 급격히 늘어난 임신부는 저체중아나 거대아를 출산할 위험이 크다. 그 외에 자궁내태아사망, 태변착색, 임신성 당뇨와 임신성 고혈압의 빈도가 증가한다.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안현영 교수는 “과체중의 임신부는 자연분만율이 낮고 출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또 거대아로 인한 난산으로 제왕절개율이 높습니다. 체중 증가량이 없는 마른 여성의 경우 저체중아와 자궁내태아사망의 위험도가 2.5배와 1.5배로 높아지며 조산, 임신성 고혈압 등의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그뿐 아니라 저체중아(자궁내 성장 제한)로 인한 태아곤란증으로 제왕절개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체중 증가에 따른 트러블
고혈압·당뇨 | 임신 중에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생기면 치료가 어려워서 위험에 빠지기 쉽다. 혈압이 높으면 태반에 영양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신체 기능이 저하되어 태아가 산소와 영양 부족으로 발육이 늦어진다. 당뇨는 임신 중에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것으로 임신 32주경에 빈번히 일어나지만 당뇨가 한두 번 나오는 것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검사 때마다 당뇨가 나오면 혈당이 높은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임신중독증 | 몸무게가 갑자기 많이 늘어나면 얼굴이나 손발에 부기가 느껴지는데 이때 임신중독증을 의심해야 한다. 임신 후기가 되면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자면 다음 날 아침에 회복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부기가 다음 날 아침까지 빠지지 않거나 부은 자리를 눌러보아 자국이 그대로 있다면 임신중독증일 확률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 가능한 한 염분 섭취량을 제한하고 비만증이 생기지 않도록 일주일마다 체중을 재도록 한다.
난산 | 난산은 비정상적이거나 느리게 진행되는 진통으로 자궁근 수축이 부적절하거나 태아의 선진부나 자세에 이상이 있을 경우, 비정상적으로 좁은 골반, 산도의 기형 때문에 나타난다. 또 비만한 산모는 자궁 근육에 지방이 쌓여 자궁의 수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난산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체중 감소에 따른 트러블
저체중아 | 산모의 체중은 태아의 체중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체중이 전혀 늘지 않은 임신부는 20㎏ 이상 증가한 임신부보다 체중이 300~400g 적은 아이를 낳게 된다. 이 밖에 저체중아의 원인으로 선천적인 것과 태아가 태반을 통해 충분한 영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 임신 개월 수에 비해 태아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둔위 분만 시 위험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제왕절개를 권하기도 한다.
조산 | 임신 20~38주에 태어나는 신생아는 체중이 적게 나가 1~1.5㎏ 미만의 미숙아가 되는 경우가 많다. 모체의 원인으로는 자궁경관 부전증, 임신중독증, 고혈압, 신장병 등의 질환이 있을 때 생기며, 태아의 경우 다태나 선천이상 등이 조산의 원인이 된다.
태아곤란증 | 태아에게 충분한 산소를 공급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을 태아곤란증이라고 하는데 임신중독증, 연장 임신, 태아 성장 장애, 산모의 저혈압, 쇼크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태아곤란증은 태아의 심장박동 수가 보통 때보다 느려지며 산소 부족으로 태아가 위험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체질량지수 28 넘지 않아야
임신할 때 정상적인 몸무게 증가는 평균 10~12㎏이지만 비만 체형과 마른 체형의 임신부의 경우 체중 증가 폭에 각각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안현영 교수는 “미국의 경우 과체중이나 비만이 18~38%에 달하기 때문에 임신 시 적정 몸무게 증가를 보이는 임신부는 30~40%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임신부의 체중 증가가 신생아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서는 임신 중 체중 증가를 단순히 ㎏으로 생각하기보다 키와의 관계를 고려한 BMI(체질량지수)로 계산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임신 시 몸무게 증가는 임신 전 BMI(체질량지수)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BMI는 자신의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키에 대한 체중지수를 말한다. 임신부의 신장이 160㎝이고 임신 전 체중이 50㎏이라면 50÷(1.6×1.6)=19.5가 된다. 이렇게 계산한 수치가 18에서 24인 사람을 표준으로 보고 17.9 이하인 사람은 마른 형, 24.1 이상인 사람은 비만형이라고 판정한다.
임신부의 경우에는 체질량지수가 28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저체중(BMI 19.8 이하)인 임신부의 체중 증가는 12.5∼18㎏이 적당하고 보통 체중의 임신부라면(BMI 19.8∼26) 11.5∼16㎏의 증가가 적당하다. 반면 과체중(BMI 26.1∼29)이라면 7∼11.5㎏, 비만(BMI 29 이상)은 7㎏ 정도의 체중 증가가 적당하다.
BMI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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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량(권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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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중(19.8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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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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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19.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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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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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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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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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29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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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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