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요, 예비 엄마!

조회 3067 | 2011-07-2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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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요, 예비 엄마!

“배 속 아기도 엄마의 숙면을 좋아해요”

임신을 하면 흔히 잠보가 된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물론 임신 초기에는 수면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임신 월수가 늘어나면 급격하게 나타나는 신체의 변화와 심리적 불안감으로 수면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배 속 아기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임신부의 깊은 수면을 도와주는 가족의 배려가 필요하다.

---- 잠 못 자는 임신부,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 -----

임신 중 무려 80%에 가까운 임신부가 수면장애를 경험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수면장애는 임신부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원혜성 교수는 임신 11~12주경부터 분만 후 2달까지 산모 대부분이 수면장애를 겪는다고 말한다.
“임신 초기에는 수면 시간과 낮 동안의 졸음이 증가해 총 수면 시간이 증가하는데 반해, 깊은 수면(렘수면, REM sleep)은 줄어들고 자는 동안에 깨는 횟수가 증가합니다. 효과적인 수면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임신 초기에 피로와 필요한 수면량이 증가하는 거죠. 이런 변화는 임신 중기 말까지 지속되며, 임신 후기가 되면 수면 시간이 비임신 여성과 비슷해집니다.”
임신부 수면장애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신체적 또는 여성호르몬의 변화, 즉 프로게스테론의 최면 효과 때문이라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임신을 하면 나타나는 여러 가지 신체의 변화 중 흔히 있는 입덧에서부터 허리 통증, 잦은 소변, 배와 가슴의 압박감 등이 정상적인 수면을 방해하는 것이다. 불면증 클리닉 자미원 한의원의 허정원 원장은 그런 변화가 하루 이틀 지속되다 보면 불면증이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신체적 증상을 비롯해 엄마가 된다는 사실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과 책임감, 지금껏 해오던 일들을 모두 중단하고 육아에 집중해야 한다는 상실감, 사회생활에서 내가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까지, 여러 복잡한 생각으로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지면 수면 리듬이 흔들립니다. 그로 인해 불면증으로 발전하는 거죠.”

---- 배 속 아기에게도 잠이 보약 ----

원혜성 교수는 임신 중 숙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임신 중 수면이 부족할 경우 산후우울증의 가능성이 증가하며, 이는 곧 산모의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신생아의 정서․인지․행동 발달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 말기에 피로와 수면장애가 지속되는 경우 진통 시간과 제왕절개수술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분만을 위해 입원하는 전날에 수면이 부족한 경우 진통 중 통증을 느끼는 강도가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으나 수면 부족이 조산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보고도 있어요.”
숙면을 하지 못하면 항상 피곤하고 마음이 지쳐 있다. 당연히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이 잦아지고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배 속에 있는 아기는 어떤 감정을 느낄까? 아마도 많이 불안하고 위협을 느낄 것이다. 숙면도 태교의 일부분처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엄마의 행복한 목소리를 듣고 자라는 아기는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숙면을 통한 정상적인 생활 리듬은 식욕을 유지해 정상적인 영양 공급과 호르몬 분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엄마의 정상 수면 중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태아의 성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무엇보다 그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

나도 혹시 수면장애는 아닐까?
■ 낮에 심한 졸음을 느낀다.
■ 뭘 해도 집중이 안 된다.
■ 자꾸 깜박깜박 기억력이 저하된 것 같다.
■ 잠을 자고 일어난 후에도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 아침에 일어났을 때 무기력감과 이전과는 다른 감정의 변화(우울, 초조, 불안, 짜증 등)가 있다.
■ 어깨 결림이 있거나 근육이 긴장한 듯 쑤신다.
■ 두통이 있다.
■ 자주 화가 난다.
■ 식욕이 없다.
* 수면장애가 생기면 교감신경이 흥분되는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과도한 긴장 상태가 되어 어깨 결림이나 근육의 과도한 긴장, 두통, 쉽게 흥분하고 화가 나는 등의 증상이 생긴다. 만성적인 경우엔 심한 무기력감이나 우울감, 식욕 저하, 만성피로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수면장애와 함께 신체적 또는 감정 변화가 있고, 낮 시간 활동하는 데 지장을 준다면 적절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숙면을 좌우한다! ----

수면 시간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7~8시간을 자거나 5~6시간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이상적이다. 물론 개인의 신체 리듬에 따라 하루에 3시간만 자고도 괜찮은 사람들도 있다. 이 경우 계속 그렇게 규칙적으로 잠을 자왔기 때문이다. 임신부 역시 임신을 했더라도 평소 자신의 신체 리듬에 맞게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허정원 원장은 “몇 시 몇 분에 잠들어서 몇 시 몇 분에 일어나는 식으로 너무 칼같이 지킬 필요는 없지만 대략적인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도 일종의 습관이고, 리듬이라고 봤을 때 그 습관과 리듬을 지속적으로 일정하게 지키는 것이 스스로 혼란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한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 중에서도 잠드는 시간보다 일어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몇 시에 잠들었고 몇 시간 잠을 잤느냐를 기준으로 다음 날 취침 시간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몇 시에 기상하고 몇 시간 깨어 있었나를 기준으로 취침 시간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전 8시에 기상을 했다면 그로부터 15시간 정도가 지난 오후 11시경에 졸림의 신호를 보내게끔 되어 있는 식이다. 잠을 못 잤다고 아침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하면 점점 더 일찍 자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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