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교육

조회 4284 | 2010-06-0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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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교육법으로 알려진 ‘밥상머리 교육’이 최근 들어 자녀의 신체 성장뿐 아니라 학업과 인성에도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밝혀지면서 또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절제와 배려를 가르치는 전통적 밥상머리 교육이 오늘날에도 이어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방영된 SBS 다큐스페셜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역시 가족 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대학, 하버드에서는 가족 식사가 아이들의 지적 발달과 품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를 20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컬럼비아대학교 청소년 약물중독 국립센터에서는 가족 식사와 청소년의 약물중독 사례가 반비례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역시 취임 초부터 가족 식사를 강조하며 아침 회의시간을 늦췄을 정도다. 또 일본의 미시마시 현에서는 매달 19일을 ‘가족 단란의 날’로 정해 시내 곳곳, 눈길 닿는 곳마다 가족 식사의 날이라는 입간판을 세우고, 전단지를 배포한다. 이날은 경찰이 순찰을 돌며 늦은 시간까지 회사에 남아 있는 직장인들을 퇴근시키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1.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밥상머리에서 배웠다

자녀교육에는 두 가지 큰 영역이 있다. 교과교육과 생활교육이 그것. 우리는 흔히 ‘공부보다는 인간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학과교육 못지않게 인성교육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 인성교육의 대부분은 일찍부터 가정에서 가족식사 등 일상생활을 통해 이뤄진다. 가족 식사가 일상인 가정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에 비해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고 지적 수준도 높다는 결과가 여러 연구 기관을 통해 검증되고 있다. 이것만 봐도 밥상머리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는 충분히 있다.

1 가족 식사는 아이가 처음 겪는 사회생활이다 아이들이 처음으로 ‘관계’를 배우는 자리가 바로 밥상머리다. 엄마,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언니, 형 등 가족의 서열을 가르치기 좋은 때가 바로 식사시간. 눈앞에 음식이 놓여 있더라도 어른들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든 후에 수저를 들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예절을 익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는 단순한 공경심뿐만 아니라 인내심을 키우는 것이기도 하다.

2 밥상머리에서 공동체 교육이 이뤄진다 가족 식사와 학교 급식활동은 시민 정신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음식을 함께 나누는 행위는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깨우칠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 아울러 음식이 장만되기까지 수고한 많은 사람들의 은공을 되새기는 시간이기도 하다. 학교에서의 급식활동은 차례를 기다려 배식을 받고 식후의 정리정돈 등을 통해 질서와 협동을 배우게 되고, 당번활동을 통해 책임의식을 갖게 함으로써 남을 위해 봉사하는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3 밥상머리는 정서적 안정의 시간이다 우리의 뇌는 음식을 씹을 때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의 평안을 찾아주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놀랍게도 음식을 먹을 때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무언가를 먹는 모습을 볼 때도 분비된다. 즉 가족과 함께 식사하면 자연스럽게 정서적 안정과 행복을 느낀다는 얘기. 가족 식사 붐이 일고 있는 미국에서는 가족 식사가 아이들의 품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진행돼 왔는데, 컬럼비아대학교 카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족 식사 횟수는 청소년의 흡연과 음주, 마약 경험률과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이후 일본에서도 식생활 조사의 일환으로 실시했던 그림 조사 결과 홀로 식사를 하는 아이들에게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 가운데에는 혼자 밥 먹었던 아이들이 많았고, 그중에서도 특히 저녁식사를 혼자 했던 아이들이 많았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밥상머리 교육, 이렇게 하세요!

1 부모로서의 권위 지키기 부모는 부모로서의 권위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의 권위란 힘을 행사하는 권위적인 차원이 아니라 자녀가 부모를 자발적으로 따르게 되는 영향력을 의미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예를 들어 바른 언어 사용하기, 차분하고 조용히 말하기,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기 등. 식사시간은 기본생활 습관을 익히는 데 매우 훌륭한 장소가 된다.

2 밥상 앞에 자기 자리 정하기 식사는 매번 같은 곳에서 하는 것이 기본. 돌아다니면서 먹으려는 아이의 버릇을 잡으려면 식탁이나 밥상에 앉는 가족들의 위치까지 정해두는 것이 좋다. 우리 전통 밥상 예절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아이 순으로 상석부터 앉는 것이지만 아이가 어려서 식사할 때 도움이 필요하다면 엄마나 아빠가 쉽게 도와줄 수 있도록 자리를 배치해도 된다.

3 가족 모두 즐길 수 있는 밥상 만들기 평소보다 풍성한 식탁을 만든다. 맛있는 것을 더 많이 만들어놓으면 가족 모두 모였을 때 자칫 느낄 수 있는 부담을 덜 수 있다. 가족 모두 즐길 수 있는 일종의 파티로 활용하는 것. 식사 준비는 엄마에게 전적으로 맡기지 말고 가족 모두가 함께한다. 작은 일이라도 거들도록. 대화는 무겁지 않은 주제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성적과 같이 민감한 주제는 삼간다.

2. 우리 아이 똑똑하게 만드는 밥상머리 대화의 힘

최근 컬럼비아대학교 내 연구소인 ‘카사’에서 청소년 1천200명을 조사한 결과 가족 식사를 일주일에 5회 이상 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A학점을 2배 이상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밥상머리 대화의 주제나 대화법은 아이의 지적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탁에서는 일단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의 종류나 인터넷에서 재미있게 본 이야기 등 아무 생각 없이 꺼낼 수 있는 주제가 좋다. 이때 부모는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아이들이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오늘 학교에서 뭐가 제일 재미있었니?’ ‘친구 00하고는 잘 지내니?’등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이면 된다.

1 식탁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아이의 어휘를 풍부하게 한다 1980년대부터 아이들의 언어 습득을 연구해온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은 가족 식사를 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언어 능력이 월등히 높다는 것을 입증했다. 평소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은 140여 개의 단어를 익히는 반면 가족 식사 중 부모, 형제들과 나누는 대화에서는 1천여 개 정도의 단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고 한다. 밥상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예측불허로 주제가 평균 5~6가지나 되기 때문. 밥상머리에서는 비교, 토론, 설명, 놀리기, 장난 등 모든 종류의 언어적 대화가 이뤄진다.

2 밥상머리 대화는 아이의 지적 사고를 발달시킨다 유아기의 어휘력은 학습능력과 비례한다. 어휘력이 뛰어난 아이는 같은 책을 읽어도 이해와 흡수가 빨라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한다. 사고는 언어로 표현되고, 언어는 사고에 의해 논리적으로 발달한다는 점에서 아이는 언어를 통해 사고를 확장하고 사고의 확장을 통해 언어를 확대,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즉 밥상에서의 대화는 성장기 자녀에게 언어적 자극을 주게 되고, 이는 곧 아이들의 사고에도 영향을 미친다.

3 대화를 통해 부모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 아이는 부모의 언어습관을 모방하면서 자신의 언어를 발달시키게 되고,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남을 이해하며 올바른 감정, 생각, 경험 등을 표현하는 법을 학습하게 된다. 또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성숙하고 경험이 풍부한 부모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하면 자녀들은 문제 해결의 다양한 방법을 저절로 배우게 된다. 이때 부모는 학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마음을 읽고 자녀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밥상머리를 어지럽히는 나쁜 습관, 이것만은 바로 잡자!

1 식사 1시간 전에 TV 끄기 TV는 밥상머리 교육의 가장 큰 적이다. 아이의 나쁜 식습관을 부르는 원인이 될 뿐 아니라 TV에 정신이 팔리면 과식하기 쉽고, 이는 곧 비만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대화가 단절되어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의미도 없어진다.

2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돌아다니면서 먹지 않도록 한다 아이는 집중 시간이 짧기 때문에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한다. 그렇다고 돌아다니는 아이를 쫓아다니면서 먹이는 건 절대 금물. 우선 밥상 주변의 장난감을 모두 치워 아이의 관심이 다른 곳에 가지 못하게 하고 정해진 자리에 앉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는다. 아이용 식탁의자를 따로 마련하거나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방석을 준비하면 아이를 밥상 앞으로 부르는 데 도움이 된다.

3 어리다고 일일이 떠먹여주지 않는다 엄마가 일일이 떠먹여주는 것은 쫓아다니면서 먹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쁜 식습관을 불러오는 지름길이다. 생후 18개월이면 포크로 음식을 찍을 수 있으니 이때부터는 혼자 먹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 좋다. 아이가 도구 사용에 익숙해지기 전에는 손으로 음식을 만지거나 밥상에 음식을 흘리더라도 나무라지 말고, 혼자 음식을 집어 먹었을 때 크게 칭찬함으로써 혼자 먹는 재미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

 

 

출처 : 여성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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